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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남편

인생이란 |2015.08.03 15:28
조회 1,318 |추천 0
안녕하세요.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던 고민을 이렇게 판에서 하게 될 줄은 몰랐네요.우선 제 이야기는 돈 + 시댁 + 부부관계 와 관련이 있으며 마음 따뜻한 위로와 현명한 분들의 고견을 얻고자 쓰게 되었습니다. 심리상담을 한다는 마음으로 글 써내려가겠습니다. 

저는 30대 중반의 여자이고 연애 약 2년 후 결혼한 지는 3년차에 접어들었고 아이는 없습니다.  석사 유학 후 취직을 하고 자리를 잡았을 무렵 지인의 건너 건너 소개를 받아 지금의 남편을 만나게 되었고 늦은 나이에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꽤나 달달한 연애를 하고 나이가 나이인 만큼 저희 집에서는 결혼의 압박이 시작되었습니다. 지금 만나는 남자를 부모님께 소개를 해주던지 선을 보라는 흔한 압박이요.  

성격 상 숨기는 건 못 해서 당시의 남친 (현 남편) 에게 말하였고 자기와 교재 중인데 선을 보는 건 싫다하여 저희 부모님께 인사를 드렸고 부모님께서는 매우 마음에 들어하셨습니다. 자연스레 저도 현재 시부모님이 되신 분들께 인사를 드렸고 결혼 이야기가 나왔을 무렵 새벽에 난데없이 헤어지자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너무나 황당하여 밤새 잠을 못 자고 헤어지더라도 뺨이라도 몇 대 때리려고 만났는데 남편이 울면서 말하더군요. 너 우리 아버지가 무슨 일 하시는 지도 모르지 않냐. 우리 부모님 사이가 좋아보이던? 으로 시작하여 가정사를 털어놓더군요. IMF때 아버님 사업이 부도가 나서 집안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졌고 그런데 한 순간의 실패로 아버님은 집에서 술만 드시고 부모님 사이는 더 안 좋아지셔서 몇 년 전 이혼하셨다. 현재 아버지는 귀농하셔서 친할머님과 살고 계시고 자기는 어머님과 남동생과 살고 있다고요.

그래서 결론은 난 가진 게 아무것도 없다. 고등학교 때도 흔한 학원 하나 못 다니고 반장임에도 불구하고 급식수레를 끌며 급식을 먹어가며 학교를 다녔다고요. 가장 친한 친구에게도 털어놓은 적이 없다며 우는 그 사람이 안스러워 저도 펑펑 울었습니다.

근데 가진 게 없다 하였을 때 저는 오히려 잘 됐다고 했습니다. 저도 직장생활하며 벌어놓은 돈을 유학 가는 데 다 썼고 아버지의 지원도 있었던 터라 결혼한다고 부모님께 더 이상 손 벌릴 생각이 없었고 둘 다 젊고 나름 고소득자라는 생각에 그런 건 나에게 문제되지는 않는다 하였죠. 저는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생기는 거라 생각을 했고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전혀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순진했네요. ㅎㅎㅎ 

혹시나 싶어 그 날 밤 통화하며 물었습니다. 혹시 빚은 없는 거지? 있다더군요. 저는 신용카드도 안 쓰고 남에게 빚 지는 걸 싫어하는 성격이라 충격이었지만 빚이 2-3천이라고 하였고 집안의 생활비 및 이것 저것 써서 그렇다 하길래 난 없이 시작하는 건 할 수 있지만 빚을 갖고 시작하는 건 아닌 것 같다. 라고 하였고 그건 해결하고 우리 시작하겠다고 하더군요. 상견례를 하고 결혼식 날짜를 잡고 저는 부모님께는 시아버님의 사업이 부도가 났었어서 경제적인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점만 말씀 드리고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능력 있는 젊은 사람들이니 알아서 잘 살라며 걱정은 크게 안 하셨죠.

제가 부모님께 더 자세히 말씀 드릴 수 없던 이유는 당시 저희 아버지가 암투병 중이셔서 무엇보다 큰 딸인 저라도 결혼을 시키고 싶어하셨기에 더 이상 걱정을 끼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결혼 날짜를 잡고 식장을 잡고 아버지의 병은 크게 안 좋아지고 급기야 제 결혼식에는 가발을 쓰고 마약성 진통제 패치를 붙이시고 저와 손을 잡고 겨우 겨우 절뚝 거리지 않으려고 애 쓰시며 신부입장을 하고서 결혼식은 무사히 치뤘습니다. 아직도 결혼식 사진 속의 아버지는 가발 때문에 낯 섭니다. 이 때 아버지는 이미 척추와 뇌까지 암세포가 퍼진 암 말기셨구요. 

없이 시작하여 오피스텔에서 월세로 시작을 하였지만 전혀 불만은 없었고, 집안일 작은 것 하나 할 줄 모르는 신랑과 여느 신혼부부들 처럼 많이도 싸워가며 하지만 또 달달하게도 신혼을 보내는 것도 잠시, 결혼식 후 4개월이 지나 아버지는 돌아가셨습니다. 삼일장을 치루고 제 직업특성 상 하루 쉬지도 못 하고 바로 직장에 복귀하고 결국은 쓰러질 것처럼 힘들어서 한 달간 병가를 내고 집에 있는데 쉼 없이 툭하면 눈물이 흐르고 하루종일 집에서 잠만 자는데도 감기몸살이 오더니 3주가 지나도 안 떨어지고 급기야 입술은 다 터져서 낫지도 않더군요. 우울증이 심하게 왔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결혼한 지 약 반 년도 안 되어 남편과 관계를 거의 하지 않게 되어 의심 아닌 의심을 하게 되었고 마음을 잘 숨기지 못 하는 저는 남편에게 오피스와이프가 있는 것 같다는 비아냥거림을 시작하게 되었고 심각하게 이야기를 털어놓더군요. 본인이 스트레스 때문에 그런지 전혀 생각이 안 난다고요. 심리적인 이유 같다고요. 

실은 결혼 전 빚을 갚아준다고 약속한 시아버님은 그 돈을 사기를 당하여 1년 째 곧 곧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한다고. 저한테는 분명 결혼 전에 아버님이 갚아줬다고 했거든요. 그러면서 개인신용정보 같은 사이트에 들어가서 보여주는 데 갚지 못 한 빚 때문에 카드론까지 써서 오피스텔 보증금을 제외하고도 빚이 약 4천 가까이 되더군요. 눈 앞이 깜깜하고 눈물부터 흘렀고 나를 속였다는 배신감과 막막함에 어찌할 바를 몰랐던 것 같습니다. 저는 평생 빚이란 걸 져본 적이 없어서 더 무서웠던 것 같습니다.

결국 다혈질인 저는 너희 집안 사람 모두가 나에게 사기를 친거다 그리고 나는 더 이상 너를 못 믿겠다 하며 이혼을 요구했고 그 와중에 친정어머니 생각이 먼저 나더군요. 강한 어머니였더라면 친정어머니에게 고민을 털어놓았을 수도 있었겠지만 아버지 돌아가신 지 반년도 안 된 상태였고 눈물 많고 마음 약한 어머니에게도 차마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이 가족 모두에게 화가 난 부분은 결혼 전에도 생활비를 모두 대고 있던 호구인 남편이 이 문제로 힘들어하는 것을 모두 아는 가족들이 경제활동을 하면서도 1년간 이자조차 내주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노모라던지 시동생이 능력이 없으면 모를까요. 시어머니도 50대 후반이며 일을 하고 계셨고 결혼 전에도 시동생은 실질적으로 남편보다 수입이 더 좋지만 생활비는 한 푼 안 보태고 남편 혼자 다 감당해왔더군요. 남편은 내가 모르는 사정이 있다고 하지만 자기가 자라면서 특혜를 받아서 그랬다지만 제가 봤을 때는 대학원도 공대라 월급 받으며 다녔고 무슨 특혜를 받았다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도대체가. 

여하튼 결혼 전부터 1년여간 나를 속인 가족 모두에게 화가 났고 그보다도 이게 과연 사실인지를 알고자 시어머니께 전화를 했습니다. 저는 이게 사실이라면 저에게 사과라도 할 줄 알았습니다. 근데 하시는 말씀이 나는 아들 돈 한 푼 쓴 적 없다. 아들 돈으로 커피 한 잔 안 사마셨다. 카드만 썼다. ㅋㅋㅋ 이게 말입니까 요새 애들 말하는 방구입니까? ㅋㅋㅋㅋㅋ 그 빚은 남편 먹을 것 사놓는 걸로 생긴 빚이랍니다. 저는 아닌 걸로 알고 있습니다. 같이 쓴 생활비로 알고 있는데 아버님이 못 해주시면 이자라도 내주시던지 도련님이 돈을 안 버는 것도 아니고 성의라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왜 모든 짐을 남편에게만 얹는지 이해가 안 간다니까 안 그래도 그 문제로 시동생과 몇 번 싸웠다면서 하지만 본인은 아들 돈은 한 푼도 안 썼답니다. 말이 더이상 통하지 않겠다 싶어 네 어머님 그럼 제가 잘못 알고 전화 드린 것 같네요. 죄송합니다. 알겠습니다. 하고 끊었는데 ㅋㅋㅋㅋ 

바로 어머님은 신랑에게 울면서 전화를 해서 제가 몰아세웠다는 둥 저를 이상한 여자로 만들고는 급기야 울면서 전화를 하다 쓰러져서 응급실로 가셨다고 시이모님이 신랑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깨어나질 않는다고요. 차로 5시간은 걸리는 지방이라고 해서 신랑이 가지는 못 하였습니다. 

다음 날 깨어나셨다는 얘기를 듣고 상황파악을 하기 위해 괜찮으시냐 전화를 드렸더니 싸늘하게 받으시며 저혈압으로 쓰러졌는데 쇼크사였다. 니가 바라는 대로 내가 죽었어야 했는데 하반신 마비가 와서 장애인이 될 뻔 했고 폐까지 전이가 되어서 쇼크사였다고 반복하시더군요. 어이가 없어서 왜 쇼크사인가요? 그리고 쇼크사는 죽는 겁니다 어머님. 폐에 뭐가 전이 됐다는 말씀이시냐니까 모르겠답니다. 의사가 그랬답니다. 그냥 저만 사람 죽일 뻔한 사람으로 만들고 싶은 거죠. 신랑한테 도대체 어머님 무슨 병인거냐? 자신도 모르겠답니다. 황당했겠죠. 이 때도 저는 정신을 못 차리고 어안이 벙벙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매일을 싸워대다가 너무 억울해서 신랑한테 이혼하던가 아니면 나는 어머님에게 마음이 풀릴 때까지 뵙지 않겠다. 나를 사람 죽일 여자로 몰고 가고 어른이면서 너와 내 사이를 이렇게 더 안 좋게 하려고 작정하시는 게 난 어처구니가 없다. 어머님이 정말 나 때문에 어머님 말씀대로 쇼크사에 하반신마비에 폐전이 라는 의사 소견이 적힌 진단서를 나에게 가져오면 나는 당장 어머님께 달려가서 사과 드리겠지만 그게 아닌 이상 나에게 며느리 노릇도 바라지 마라. 하였습니다. 그깟 돈 4억도 아니고 몇 천 때문에 이혼 얘기를 하냐고도 했다더군요.  그깟 돈이면 본인이 갚아주지 왜.  

결혼 전에도 사실 어머님 때문에 파혼하려 했었습니다. 어차피 다 우리 돈으로 하는 건데 한복을 빌리려고 했는데 굳이 한복은 해입어야 한다며 저에게 전화하셔서는 남편에게 말하지 말라며 당신이 좋은 가게 안다고 그리로 가자고. 저는 며칠을 밤 새가며 검색해서 동대문에 좋은 가게를 알아냈는데 그런 시장에서 하는 한복은 '시골그지할머니' 같은 옷이나 만든다며 당신이 아는 가게로 가자고 고집을 피우시더군요. 당연히 남편에게 다 일렀죠. 근데 그래놓고 내가 찾은 한복집에서 한 한복이 이상하면 얼마나 트집 잡힐까 싶어서 그냥 어머님이 안다는 집으로 가자니까 또 고집을 피우시며 굳이 제가 찾은 가게로 가자해서 한복집에 갔습니다. 다 고르고 우리가 계산을 하려는데 사장님이 얼마입니다. 라고 말씀 하시자마자 저희 친정엄마도 계신 곳에서 "우리 언니는 이런 데서 안 했어." 하시더군요. ㅎㅎㅎ 어떻게 사돈 될 우리엄마 앞에서 그런 생각 없는 말씀을 하시는 지 너무 이해 안 되고 마치 우리 엄마를 무시한 듯한 느낌이 들어 아주 불쾌했고 남편을 쥐 잡듯이 잡고 이 때는 남편도 어머님께 많이 화를 낸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 뿐인가요. 결혼 얘기 나오고 어머님 생신 날 바쁜데도 불구하고 평일 낮에 잠깐 시간을 내어,떡케익과 선물을 사들고 찾아뵈었는데 저에게 50번도 더 한 말씀, 남자 잘 만났다. 한 번 들으면 기분 좋죠. 그 말을 50번도 넘게 하는데 나는 무슨 병신인가 싶더군요.  이 외에도 연애 할 때에도 항상 남편에게 전화를 하고 결혼 후에는 항상 제 앞에서 시아버님에 관해 쌍욕도 서슴치 않고 당신의 언니들, 즉 시이모님들이 시어머니 노릇하는 것을 흉보며 당신은 그러지 않는다고 만날 때마다 말씀 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시어머님이 좋은 분이라는 생각보다는 남 흉 보는 걸 즐기고 남을 깍아내리면서 당신을 스스로 치켜세우는 인격에 대해 다시 한 번 알게 되었죠. 

여튼 그 후로 저는 하루에도 몇 번씩 이 일 (응급실) 만 떠오르고 항상 할 말은 다 하고 살아왔기에 억울하고 따져대지를 못 하니 홧병이 났던 것 같습니다. 신랑과는 당연히 사이가 더 좋아지지도 않고 집안일로 싸울 때도 사사건건 이 일이 생각나고 너무 힘들었습니다. 같이 2주간 여행을 다녀와도 딱히 좋아지는 건 없고 겉으로 봤을 때는 남들 보기에 문제 없어 보이지만 속은 썩어있는 듯한. 

그 일이 있은지 약 18개월이란 시간이 흘렀고 시댁과 왕래는 전혀 없다가 얼마 전 남편이 시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문상을 간다기에 다른 건 몰라도 조사는 가야할 것 같아 먼저 나도 가겠다고 하고 가서 시아버님도 오랜만에 뵙고 인사드리고 결국 시동생도 와서 어색하지만 같이 장례식장에서 식사하고 왔습니다. 물론 어느 누구도 남편의 빚에 대해서는 한 마디 말도 없었고 오히려 남편에게 이자 내줄 여유도 없다는 시동생은 내년에 결혼을 할 계획이라더군요. 이 날부터 저는 또 스트레스 입니다. 

우리 결혼식 때와 마찬가지로 남들에게는 아무 문제 없는 가족인 양 시부모님들은 연기를 하시겠죠. 저 또한 동참하길 바라실테고요. 하지만 저는 저에게 아무 사과조차 없는 시가족들을 위해서 사기극에 동참하고 싶지도 않고 마주칠 준비가 안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남편의 체면도 생각해야하나 싶고 고민입니다. 

평생을 치열하게 너무 열심히 사시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저에게는 너무나 큰 허망함이 온 것 같습니다. 인생 살아서 뭐하나. 열심히 살아서 뭐하나. 게다가 내가 아무리 열심히 일해서 돈 벌어봤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것만 같아 모든 일에 의욕이 안 서고 이렇게 살아서 뭐 하나 싶고 누구를 만나기도 싫고 결국은 일도 그만 두고 약 한 달간 혼자 여행도 다녀왔는데 이 여행을 통해 무언가 남편과의 애틋함도 생기려나 싶었지만 그 때 뿐이었던 것 같습니다. 

늘 칼퇴에 주말에도 휴가기간에도 집에만 있는 남편이지만 저희 부부는 거의 1년간 부부관계도 전혀 없을 뿐더러 문제는 이 상황의 심각성을 남편은 전혀 모르는 것 같습니다. 싸우는 횟수가 현저하게 줄어드는 몇 달 전부터 남편은 요즘만 같다면 좋다는 걸 보면요. 하지만 저에게는 늘 우리 부부는 문제가 있는 부부라고 각인이 되어있습니다.  

남편이 싫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빚에 대한 사실을 털어놓으며 저에게 미안하다 사과하며 큰소리 뻥뻥치며 적극적으로 해결하겠다던 모습은 2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아서 신뢰감은 무너져가고 제가 말한대로 니가 어쩔거냐 돈은 줄 사람이 안 주면 그만인거다 라는 말대로 흘러가는 지금 현 시점이 답답하기만 합니다. 빚 문제에 대해 말을 어렵게 꺼내면 늘 생각 중이랍니다. 얼어죽을 생각만 근 2년째. 

한창 싸울 때는 독한 말도 서슴치 않고 했습니다. 제가 원래 말을 돌려서 하지 못 하고 아주 화가 난 상태였어서 내가 너희 가족을 이해하려고 내가 사랑해서 택한 남자의 어머니니까 하고 생각했었지만 이제 너는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여자의 아들일 뿐이라고도 말했었습니다. 나는 아무때고 불현듯 그 사건이 떠오를테고 내가 갑자기 신경질적이게 되거나 너에게 짜증을 내면 너는 그냥 죄인이니 다 받아줘야하는 거라고. 물론 알았다고 했으니 지금껏 살고 있고요. 

하루에도 몇 번씩 이게 무슨 의미 있는 사이일까라는 생각에 이혼을 생각합니다. 하지만 늘 아버지의 부재에 아직 미혼인 두 동생의 혼사에 흠이 될까봐 걱정하는 마음 여린 엄마가 가장 먼저 걸립니다. 남 의식하지 않는 성격을 가진 저만 생각한다면 벌써 이혼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이 사람과 연을 끊으면 하루에도 몇 번씩 떠올라지는 시어머님 생각이 더 이상 나지 않을 테니까요. 사람을 미워한다는 것이 참 괴롭습니다.

평소 무뚝뚝하고 살갑지 않았지만 인생에 있어 큰 일은 아빠에게 늘 조언을 구했는데 아빠의 부재에 또 한번 눈물이 나고 앞으로 내 인생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의문입니다.  

그리고 또 중요한 것은 저는 부유하지는 않았지만 단 한 번도 경제적인 어려움은 없는 환경에서 자라왔고 남들 부럽게 화목하지는 않았어도 나름 평범한 집안에서 자라와서, 같이 만든 자식 이름으로 된 빚에 나몰라라 하고 돈 3천이 없어서 서로 미루는 이해 안 되는 가족이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물론 이 빚은 여지껏 이자만 매 달 빠져나가고 있으며 단 한 푼도 갚지 못 한채 빚으로 남아있습니다. 아마도 무의식 중에 이런 가족과 엮였다는 것 자체가 내 인생은 이제 끝났다 망했다 라는 생각을 하는 것도 같습니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은 결혼하고 제가 번 돈과 친정엄마에게 빌린 돈으로 아파트로 이사하였고 친정엄마에게 은행 이자만큼 남편이 매 달 드리고 있습니다.  

도대체가 이 집안의 빚은 해결이 안 될 것 같아 그냥 포기하고 우리가 갚아나가자고 몇 번이나 설득했음에도 자기가 한 말이 있고 트집 잡히기가 싫은 건지 자기네 빚을 내가 갚게 하기는 싫다며 절대 그러지 않을 거라고 언젠가 곧 아버님에게 받겠답니다. 전 사실 이것도 웃깁니다. 엄연히 남편과 시어머님 그리고 시동생이 쓴 생활비인데 왜 아버님이 갚아야합니까? 물론 아들 결혼하는데 아무것도 못 해주니 이거라도 해서 아버지노릇 하겠다고 하신 말씀이라지만 무슨 고집인지 모르겠습니다.  

20대에는 혼자 두 달간 여행도 가고 아는 이 하나 없는 외국에 취직해서 몇 년간 일도 하고,갑자기 하고픈 공부가 생겨서 잘 하고 있는 일 다 그만두고 20대 후반에 유학도 다녀온 용감했던 저였지만, 그 자신감과 당돌함이 도대체 다 어디갔는지 모르겠습니다. 판단력이 너무 흐려져서 내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할 지, 당장 내년 시동생 결혼식은 어떻게 해결해야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긴 글이라 읽어주실 분이 과연 계실지 모르겠지만,계신다면 미리 감사합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 했던 제 아픔, 고민, 상처..이렇게라도 쓰고 나니 벌써 치유가 되어가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드네요.  

돈, 시댁과의 갈등, 여자로써의 너무 자존심 상하는 부부관계...너무 어렵습니다. 심리치료도 생각 중입니다. 물론 제가 먼저 들이댄 적도 없지만 솔직히 자존심 때문에 생기는 오기인지 복수심리인지 기회가 생긴다면 바람 피고 싶습니다. 이런 저의 생각때문에 저는 더 심각하다고 느끼는지도 모릅니다. 

불면증이 생겨 잠도 한숨 못 자고 쓴 글이라 횡설수설할 것 같습니다.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단 한 마디의 조언도 가슴 깊이 새겨듣겠습니다.지금 마음이 많이 힘든 상태라 악플은 자제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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