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에서 학원 강사를 하고 있는 30대입니다.
요즘 학생들의 어머님들과 상대를 하다보면 조금 황당한 요구 조건을 하시는 분들이 있으셔서 조심스럽게 글 한 번 써봅니다.
1. 가족 여행으로 결석 후 환불 요청요즘 휴가철이다보니 학원을 빠지는 아이들이 많더군요. 근데 문제는 개인 사정으로 학원을 빠지고 나서 환불을 요청한다는 겁니다. 근데 또 학원 측에서는 환불을 해 줄수 없으니 대신 보강을 해주겠다며 저한테 통보도 없이 갑자기 당일날 보강 스케쥴을 잡더군요. 학습 자료를 준비 하느라 시간적 여유가 없었는데 갑자기 보강을 하러 왔다며 아이를 제 교실로 들이미는데 좀 얄밉더라구요.
근데 이게 다른 학원에서도 흔히 있는 일인가요?
학원 입장에서는 어차피 강사가 수업 시간보다 일찍 오니까 그 시간에 가르치면 되지 라고 생각할 것이고, 어머님들 입장에서도 내돈 내고 다니는데 빠진거 보강 해주는게 당연한거 아닌가라고 생각 하실 수도 있지만, 휴가가 미리 계획에 잡혀 있으셨다면 휴원을 하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아니면 그냥 하루 수업을 빠진 만큼 손해를 보거나요.
헬스장 한달 끊어놓고 개인 사정으로 보름 안갔다고 보름치 환불 해달라고 하는 사람은 없잖아요. 단과학원 한달 끊어놓고, 일주일 빠진 후에 그거 환불해 달라는 사람도 없잖아요. 근데 그걸 하나하나 일수로 따져서 환불을 요구하는거에 대해서 문화적 충격을 받았습니다.
2. 수업에 대한 참견학부모가 학원에 보내는건 일단 학원을 믿고 보내셔야 되는데, 새로 온 강사라고 해서 수업 하나하나를 참견하려는 부모님들이 좀 계십니다. 예를 들어서 단어 시험을 봤는데 단어 시험 전에 5분 정도 외울 시간을 줬다고 해서그걸 가지고 컴플레인을 한다던지, 혹은 숙제량이 너무 많아서 컴플레인을 합니다. 그렇다고 숙제량을 제가 많이 내주는것도 아니고, 학부모님께서 일주일 치 숙제를 주말에 몰아서 시키시더군요. 그러니 제가 아이를 힘들게 아니고 어머니가 힘들게 하는거죠.그걸 학원에 전화를 해서 숙제량이 많아서 아이가 힘들어 하는데 줄여달라고 이야기 하시더라구요. 단어양도 그렇더라구요.. 많이 내주면 많다고 컴플레인, 줄여주면 적다고 컴플레인...솔직히 어머님께 전화 해서 과외를 받으시라고 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제 수업에 대한 어느정도의 피드백은 저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지 저도 개선할 점을 개선하니까요, 하지만 이건 피드백 수준이 아닌 참견 수준이더라구요.
3. 1:1 밀착 관리 요구시험 기간이 되다보면 학부모님들이 좀 예민해 지시더라구요. 요즘엔 문제 하나에 등급이 왔다갔다하니까요. 근데 간혹 좀 너무 심하다 싶은 학부모님들이 계시더라구요. 다짜고짜 전화 하셔서 "우리 아이는 1:1로 하루 최소 두시간씩 봐주세요" 제가 다니는 학원은 학생수도 많고, 학교도 20개가 넘습니다. 시험 기간도 다 다른 아이들을 겨우 꾸역꾸역 맡아서 하고 있는데, 그 와중에 1:1로 몇시간씩 봐달라고 하시더군요. 학원에 그 아이만 있는 것도 아니고, 제가 시간이 남아 도는것도 아닌데 그 아이만 1:1로 봐준다는건 사실 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아니 불가능은 아니지만 제가 출근시간을 앞당겨 아침부터 10시까지 있어야 된다는 말이죠. 정말 또다시 과외를 보내시지 왜 학원을 보내실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학원을 보내시는 학부모님 입장도 좋구요.학원에서 일하시는 강사분들 의견도 좋고 다 좋습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제가 이상한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