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전공한 20대 직장인입니다.
저는 영화를 전공했지만 지금은 영화와는 상관없는 미디어아트 쪽 일을 하고 있습니다.
현실의 벽에 부딪혀 영화를 업으로 삼진 못했지만, 아직도 영화에 대한 애정이 남아
시간만 나면 혼자서 영화관에 가곤 합니다. (영화는 혼자 봐야 제맛이죠!
하지만 몇 년 전부터 꾸준히 거론되어온 영화관 매너 문제가 아직도 저를 속상하게 하네요.
작품 상영 중에 관내에서 핸드폰 보시는 분들께서
큰 스크린에서 쉴새없이 빛이 뿜어져 나오는데
핸드폰의 작은 액정이 그렇게 신경쓰이냐, 라고 종종 말씀하시는데
정말 많이 신경 쓰입니다.
스크린 불빛과 핸드폰 액정에서 나오는 불빛은 엄연히 다르고 순간적으로 눈이 갈 수 밖에 없어요.
본인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아도 영화관은 엄연히 공공장소이고,
저 뿐만이 아닌 다수의 사람들이 핸드폰 불빛으로 인해 불편함을 느낀다면
핸드폰 사용은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집에서 편히 발 뻗고 보는 게 아닌 이상 다른 사람들을 배려해야 하니까요.
판에 가끔 영화관 매너에 대한 글이 올라오면
앞에서 말하지 왜 뒤에 와서 예민하게 XX이냐고 하시는 분들도 많이들 계시는데,
관내에서는 제가 말을 하는 것도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행동이고
모르는 사람에게 싫은 소리 듣기 싫으신 것처럼 저도 모르는 분들께 싫은 소리 하기 싫습니다.
피차 기분 나쁜 일이에요.
게다가 핸드폰을 보시는 분이 저와 가까운 자리가 아닌 먼 자리에 계시다면,
저는 어떻게 그 분께 핸드폰 사용 좀 자제해달라고 말씀드려야 할까요?
뒷자리에서 제 의자를 발로 툭툭 치는 것,
백번 양보해 다리가 길어 어쩔 수 없다고 이해하고 넘길 수 있습니다.
옆자리에서 쉴새없이 비닐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내며 귤을 까먹거나 땅콩 등을 드시는 것,
많이 거슬리고 짜증나지만 뭐 영화 보시면서 입이 심심할 수 있으니 그럴 수 있다 칩시다.
관람 나이도 맞지 않는 어린 아이들을 데려오셔서 자지러지게 우는 아이 나몰라라 하고
신나게 영화 관람 하시는 것, 정말.. 화나지만.. 예 그것도 아이니까 어쩔 수 없다 칩시다..
기껏해야 두 시간.
길어봐야 세 시간 남짓.
그 짧은 시간동안 핸드폰 열어보지 않는 게 그렇게 힘든 일일까요?
오늘은 혼자 홍대 롯데시네마에서 암살을 보고 왔는데요,
저와 대각선 방향으로 좀 떨어져 앉아계셨던 여자분이
상영 내내 본인 셀카를 확대해서 여드름 지우시는 모습까지 보이더라구요.
꼭 영화 상영 중에, 관내에서 보정해야만 했던 사진인걸까요..
비단 핸드폰 뿐만 아니라 다른 좋지 않은 모습들도 매번 눈에 띄더군요.
저는 일의 특성상 야근이 많아 심야영화를 즐겨 보는데요,
술냄새 풀풀 풍기며 들어와 영화관을 모텔로 착각하고 물고빨고 쪽쪽대는 커플들부터 시작해서
술김에 그러시는진 몰라도 상영 내내 옆사람과 고성을 주고받는 등
후.. 생각만 해도 가슴 한 켠이 답답해지는 그런 분들을 매번 봅니다.
영화 한 편, 저렴한 가격 아니잖아요.
특히 저같이 박봉에 시달리는 젊은 인턴에게는 더더욱^^;
무료로 보는 영화도 아닐 뿐더러 진심으로 제 인생에 활력소가 되는 취미생활인데
의도치 않게 방해를 받게 되면 당연히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혼자 사용하는 상영관이 아니니,
조금만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고 신경쓰면 모두가 쾌적하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을텐데
간혹(이라 하기엔 빈도가 너무 잦긴 합니다^^;) 보이는 이기적인 분들 때문에
저 뿐만이 아닌 많은 사람들이 꼭 피해를 봐야 하는지 의문입니다.
조금만 더 배려해주시면 안될까요?
누군가에게는 즐거운 취미생활이고
누군가에게는 연인과 보내는 달콤한 시간이고
누군가에게는 진지한 삶의 목표일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인 장소인만큼 조금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