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작년에 정신병원에서 무성애자 판결 받았는데
살면서 한번도 여자한테 성적으로 끌린 적도 없고 설렌적도 없고 좋아해본 적도 없고
ㅇㄷ도 사이트 찾는 것도 귀찮고 성인인증 해가면서 까지 보고 싶지도 않고
19세 이상만 보라는데 내가 굳이 봐야하나? 하는 생각에 안 보고 있었음
그러다 형 노트북에 깔린 동영상으로 우연히 처음 접하게 됐는데
딱 보자마자 반사적으로 ㅅㅂ..이럼 그냥 욕이 나옴..
더 보고 싶다는 생각도 안 듦 재미도 없음 이런걸 왜 숨겨놓으면서까지 보는지 모르겠음
그게 작년 2월이니까 갓 17살인데 중학생도 고등학생도 아닌 애매한 나이였을 때였는데
이 경험을 다음날 친구들한테 가서 얘기하니까 친구들이 나한테 진짜 심각하게
고자냐고 묻는 거임..게이냐는 말도 듣고.
그래서 나 혼자 몇개월동안 이상하게 생각하다가 결국에 형한테 말을 했음
나 형 ㅇㄷ봤는데 아무 느낌도 안 들고 여자가 이성으로 보이지도 않는다고ㅋㅋ
근데 그걸 형이 듣자마자 얼굴에 핏기가 가시더니
벌떡 일어나서 거실에 계신 아버지한테 얘가 게이라고 전함
내가 여자가 이성으로 안 보인다고 말 하니까 게인 줄 알았나봄ㅋㅋㅋㅋ
그래서 아빠한테 사실대로 해명하고
아빠랑 형 보는 앞에서 자기위로도 했음..그러다 정신병원에 간거임..
의사선생님이 무성애자인데 여기서 치료할 수 있는게 아니라고 하시면서
트라우마 같은 어떤 사건에 의해 생긴 증상이라면 치료든 뭐든 하겠는데
성적 지향이라서 자기가 뭐 어떻게 해줄 수가 없다고 하셨음
엄마가 막 그래도 애가 아직 어려서 그런 거 아니냐, 고칠 수 있다고 들었는데? 이러면서 계속 물어보시고.. 의사 선생님은 그럴 일 없다고 하시고
무슨 불치병 걸린 줄ㅋㅋㅋ
의사 쌤이 말씀 하시길
"아들은 당연히 결혼 하기 싫을테니 요즘 시대에 그냥 독신으로 살면 되는 거고 굳이 손주가 보고 싶다면 무성애자라고 성기능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니까 결혼하고 애 낳으면 된다 뭘 그렇게 걱정하냐"
그 얘기 끝으로 병원 나오는데 집 가는 내내 엄마 아빠가 되게 심란해 하시고
형이 나 막 불쌍하게 쳐다보고 며칠동안 집안 분위기가 많이 어색했음
부모님은 병원을 나오면서부터 내 정체성에 대해 한 마디도 하지 않으셨음
그러던 중 며칠후에 야자 끝나고 나오는데 아빠가 데리러 오셔가지고
"아들,전에 병원에서 들은 얘기는 그냥 잊고 니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서 가정도 꾸리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렇다고 니가 아빠한테 등 떠밀려 결혼하는 것을 바라는 건 아니다 니가 나이가 들어도 결혼을 재촉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난 니가 결혼을 했으면 좋겠다"
이런 식으로 되게 길게 말씀하셨는데 결혼을 강요하진 않겠지만 결혼을 하면 좋겠다 는 거였음
그 다음날 부터 부모님이 서서히 평소대로 돌아오셔서 집안 분위기도 괜찮아 지고
가끔 내가 여자사람이랑 있는 것만 봐도 여자친구냐고 묻고 실망하시는 것 빼고는 예전이랑 별 다른게 없어졌음
그런데 난 애초에 무성애자 판결을 받기 전부터 사랑? 자체가 무의미하고 별로 하고 싶지도, 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내가 무성애자라는 사실이 그다지 충격적이거나 절망적이지도 않았음 오히려 좋다고 생각했음
그러다 최근에 엄마아빠한테 난 내가 무성애자가 아니었어도 독신으로 살았을거라고 했거든
그러니까 엄마아빠가 "만약 니가 이성애자고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다면 아무리 독신주의자라고 해도 그 사람과 평생을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될거다" 고 하시더라고.
근데 이 얘기 들으니까 사랑 하는 사람이란 평생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라는 것인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어떤 기분일까? 그런게 궁금해지고..
전에는 관심 없었는데 요즘 갑자기 생각을 많이 하게 됐음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내가 이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고 깨닫는 건 어떻게 아는 거냐
가슴이 두근거리고 보고 싶고 안아주고 싶고 그런거?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하는 거랑 단지 성욕이 있냐 없냐의 차이?
이성을 성적으로 좋아한다는 게 뭐 어떤건지
아니 꼭 이성뿐만아니라 동성애도..
솔직히 난 이성끼리 흥분하는 것도 ㅈㄴ신기해서
이성애나 동성애나 그냥 둘다 똑같아 보여
내 눈엔 그냥 남여가 아니라 사람들 같다..둘다 똑같은 사람ㅋㅋ
여자가 벗고 있으면 내 몸이랑 다르니까 조금 민망하긴 한데
그 것 외에는 그냥 사람 몸이라는 생각밖에 안들어서
이성이든 동성이든 그 사람을 보고 막 성적으로 욕망이 생긴다는게..
남여든 남남이든 여여든 둘이 서로에게 성적으로 끌리고 사랑을 한다는게 신기하다
내가 나중에 사랑을 할 수 있게 되면 그게 남자여도 상관이 없냐? 고 묻는다면
진짜 전혀 상관없다고 말할 거임
사랑하는 사람=평생 함께 하고 싶은 사람 이라는 기준에서 봤을 때
그게 동성이냐 이성이냐의 차이아닌가 딱히..
아 갑자기 동성애 얘기로 넘어간 것 같은데 좀 예민한 문제니까 그만할게
내가 이 글을 쓴 이유는 다른게 아니라
사랑이라는 게 뭔지 좀 더 명확하게 알고 싶어서임
친구들한테 물으면 그냥 ㅅㅅ하고 싶은 것. 이러면서 장난만 쳐서 진지하게 물으려니까 좀 그렇다.
내가 궁금한게 딱 두갠데
하나는 이성애자들은 사랑의 감정을 느낄 때
1. 이 사람이 좋다 2. 이 사람한테 성욕이 생긴다
이 둘이 모두 해당되면 사랑이라고 느끼는 것인가?야
왜냐면 나는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 여자도 있고 남자도 있고ㅋㅋ
그런데 내가 걔네한테 성욕을 느끼지 않으니까 그냥 친구인 거잖아
만약 내가 그 중에 성욕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그게 사랑이야?
그리고 두번째는 사랑하는 사람이라는게 내가 좋아하는 사람 들 중에 "제일" 좋아하는 사람을 말하는 거야?
아니면 그 사람 하나만 좋아하는 것을 사랑이라고 하는 건가?
이성 사이에서도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는데
양다리를 사랑이라고 보지 않으니까..
친구사이에서는 제일 좋아하는 친구가 있어도 다른 친구도 좋고 그렇잖아 덜 좋아하는 것 뿐이지
근데 사랑이라는 건 이 여자가 제일 좋으면 다른 여자들은 덜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아예 좋아하는게 아닌거야?
이 두개가 많이 궁금함
이건 그냥 여담인데ㅋㅋ커플들 보면 가끔 부럽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사랑하는게 부러운게 아니라 서로에게 제일 가까운 사람이 있다는게 부럽더라
내가 가족 외에 나랑 가장 가깝다고 느끼는 부랄 친구가 있는데
걔도 여친생기니까 아무래도 그 여자가 1순위더라고ㅋㅋ
헤어지면 리셋되는 사이지만 결혼을 하면 그렇지 않으니까 그게 좀 부럽긴 하다
아무 생각없이 쓴 글이라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
글이 너무 길어서 귀찮을 텐데 답해줄 수 있으면 해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