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예비 시누이의 개념없음에 대해 글을 올린 적이 있어요.
잠시 요약해서 말하자면 본인밖에 몰라 동생과 어머니를 하인처럼 대해요.
어지간하면 같은 여자에 어린 아기들(두돌, 한돌 다가옴) 연년생으로 낳아 키우느라
힘들겠지 하고 싶은데 도저히 봐줄 수가 없어서요.
그런데 문제는... 예비 시누이가 아니더라구요.
예비 시누이 뿐만 아니라 예비신랑과 예비 시어머니...그들이 더 문제더라고요.
주위에서 아무리 뭐라해도 둘만 굳건하면 된다는데 신랑될 사람이 제 편이 아니니 이 결혼을 할 필요가 없다 싶네요.
과거는 제쳐두고 이번 사태만 적어볼게요.
저희는 식은 올리지 않았지만 같이 살고 있어요.
예랑은 전셋집이고 저는 월세로 살고 있었는데 월세 아껴서 결혼비용에라도 보태는게 이득이라는 시댁의 설득에 어차피 결혼할거니까, 하며 정리하고 들어와 함께 살아요.
저희집에서도 알고요.
다가오는 추석. 예랑한테 누나가 연락을 했답니다.
"나 추석에 니네집 갈거야"
항상 이런식입니다. 가족끼리 이런 말이 뭐가 나쁘다고 그러냐 하는 분도 계실지 모르지만 다른사람 의견, 상황 묻지도 않습니다. 난 할거야, 너도 그리 알고 하라는대로 해.
그러면 예랑과 예비 시모는 꼼짝도 못하고 하는 식.
저희집 20분 거리에 시부모님들 사십니다. 즉, 누나의 친정집이죠.
또 멀지 않은 곳에 누나의 시댁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도 동생집에 오겠다는 건 자기 마음대로 하기 편한 곳이니까요.
저랑 연애하는 동안에도 보면 남친이 누나랑 매형 해드린다고 장보고 요리하고 눈치보고 자리 피해주고... 여기가 남친집인지 누나집인지 모르겠었습니다.
혼자 사는 남동생 집에서 산후조리도 하고 시부모님 오셔서 제 남친은 자리 피하고.
에어컨 없어 불편하다고 짜증내고 갔답니다. 오면 불편하다고 난리면서 고향 올 일 있으면 꼭 남친 집에 와서 뭉개려고 듭니다...
올해는 안 그럴 줄 알았습니다. 적어도 이젠 제가 함께 사니까요. 그런데 누나가 그러더랍니다.
"내가 니 여친 보면 안돼? 걔는 나 평생 안보고 살거래? 왜 나를 못오게 하는데?" 라고요.
솔직히 오는 거 싫습니다. 그렇다고 오지 말라고 한 적도 없고 다만 가려는데 괜찮냐 정도는 말하는 게 예의 아니냐가 제 주장이었고 예랑은 누나가 원래 그런 스타일이 아니다, 불편하면 저 친정 가 있는 동안에 누나 와 있으라고 한다는 겁니다. 마주치지 않으면 되는 거 아니냐고.
여기서 화나는 게 제가 이상한건가요?
그 문제로 싸우다 예전에 누나 문제들까지 나오고 결국 큰 싸움이 되었습니다.
저는 이렇게 누나한테 끌려다닐거면서 나랑 결혼은 왜 하려는거냐고 헤어지자고 했습니다.
그러자 뭐든 할테니 헤어지지만 말자고 했고 그럼 누나한테 제대로 거절하라고 하니 못하더군요.
그냥 미안하다고만. 울기만 하더군요.
그땐 정말 화가 나서 그럼 내가 해? 니 누나한테 내가 말하냐고? 했더니 자기가 원하면 그렇게 하라더군요...;;
네, 그래서 더이상 동생한테 이기적으로 굴지 말라고 카톡을 보냈습니다.
그랬더니 물론 또 난리가 났지요.
너 내 동생이랑 결혼하면 형님 동서 사인데 얼마나 어려운 사인줄 아냐, 너 이거 되게 나잇값 못하고 예의없는 짓이다, 니가 우리 가족에 대해 뭘 아냐, 내동생이랑 엄마가 너한테 힘들다고 하소연이라도 했냐, 지금까지 내동생 안그랬는데 너 만나고 나한테 속상하게 군다. 목소리 들어보니 니 성격 알겠다 우리 가족이랑은 완전 다르다.
저도 화난 참이라 말했습니다. 다르다는 거 안다. 그래서 다투고 조율하지만 안되고 있고 결국 안되면 헤어질거다, 나잇값 예의 그런 것도 상대를 봐가면서 지키는 거다
한시간 정도 통화를 하면서 알게된 건 크게 오해했던 부분 하나는 풀렸는데 그건 절대적으로 남친이 말을 잘못 전했던 거였습니다. 그래서 저만 이상한 사람이 된 게 아니라 누나도 이상한 사람이 되어 억울해하고 있던 거였구요. 그 부분에 대해선 억울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렇게 오해한 건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누나...
사과 받아들일게요, 그리고 인생 선배로써 말해주는 건데 그렇게 살면 안돼요. 내 동생을 만나든 안 만나든 성인이니까 둘이 해결할 문제지만 무례하게 살아서 득이 될 건 없고....갑자기 제가 다 잘못한게 되더라고요. 마치 내가 윗사람이니까 넘어가 주지만 너 개념없다... 솔직히 남친을 죽이고 싶었습니다. 누나고 저고 오해를 바로잡을 기회가 수도 없이 있었는데 자기는 빠져서 누나랑 여친 싸울까 눈치만 보고 있는 남자.
화해하고 감정을 풀고 전화를 끊었다기 보다 문제가 남친에게 있으니 저도 더는 누나에게 말해봐야 소용없고 누나도 그리 생각했는지 더이상 막말은 없었습니다. 그래도 일단 감정은...기분은 최악이었죠.
그런데...다음날 남친이 밝아진 얼굴로 와서 누나랑 통화했다고 말하더군요.
그래서 잘 통화했어? 하니 응, 내가 다 사과했어 그러는겁니다.
뭘? 그랬더니 자기가 무례하게 군것도 사과하고 누나 그런말 듣게 한것도 사과하고.
이순간 남친에게 정떨어 진 거.
뭐가 잘못된건지, 제가 왜 이러는지 남친...전혀 이해를 못하네요.
너도 사과했잖아, 랍니다.
이렇게 결혼해봐야 처음부터 예의없던 동서, 시부모님 귀에도 전후사정 하나 없이 남친 잘못 하나 없이 저만 나쁜사람으로 살아야겠죠.
그런데 그렇게 살 생각하니 진짜 억울해 미칠 것 같아서 결혼 안하려고요.
남편될 사람도 내 편이 아닌데 아예 시집살이를 각오하고 뛰어 드는거 아닌 것 같아서요.
달게 받아들일 마음도 없구요.
제가 한 바보짓은 남친 말만 믿고 누나한테 카톡 보낸거.
평생 반성하면서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대신 말하는 짓 따위 다신 안하고 살려구요.
너무 화나고 답답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