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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겁다는 아내. 제가 아내입니다..

|2015.09.01 23:52
조회 69,606 |추천 13

제가 그 아내예요...
점심쯤 링크하나 보내준 남편의 카톡에 어리둥절했지만 댓글에 달린 댓글까지 읽어보면서 몇시간을 울었는지 모르겠어요

몇년의 결혼생활동안 제가 봐도 전 참 바보였어요. 그래도 위독해지시기 전까지 딸처럼 날 아껴준 아버님께 보답하고자, 친정엄마 없이 큰 나를 무시하는 시어머니께 보란듯이, 나 하나 믿고 의지했던 제작년 돌아가신 아빠 생각에,
참고 또 참고
돌려서도 얘기하고 화도 내보았지만
별 소용없으니 또 참았던 제가 미련했네요.


남편은 사업(이라는 명목하에)때문에 일주일에 대여섯번은 늘 술을 마시고 늦게 들어오기 바빴고,
그저 이쁘게 착하게 자라주는 아이들 생각에 여지껏 견디다 문득, 나의 존재에 대해 회의감이 들더라구요.


시어머니와 시누이야 늘 자기 아들, 자기오빠만한 남자가 없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고
통하지 않는 말 늘어놓자니 내가 귀머거리가 되고, 벙어리가 되자고..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앞으로도 몇십년 더 이렇게 살 생각을 하니 참 잘못되도 너무 잘못 돌아왔다는 생각에, 나 없이도 살 수 있을꺼란 남편의 말에, 딴엔 큰 결심으로 별거 얘기를 꺼냈습니다.


내가 행복해야 우리 아이들도 행복할꺼 같아서요


그리고.. 오빠 보고있어요?
태어나서 모르는 사람에게 이렇게 많은 욕을 들을 줄은 몰랐다고 하셨죠.
전 태어나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나를 위로해줄줄은 몰랐어요.
여행이라고 해봐야 시어머니가 함께한 여행 2번이 다였고 외식은 늘 당신은 배불렀겠지만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를 식사였어요, 저에겐.
오빠에게 위로받고 싶은 순간, 힘들고 지쳐 기대고 싶던 때, 오빠는 늘 제게 등을 돌리고 있었어요.
많은걸 바란건 아닌데..
엊그제 제가 별거 얘기하니까 사고싶은거 사라고 돈 주셨죠? 그런 사람이예요 오빤.
그러면서 피해자인듯 자신을 한껏 포장한글에 너무 많은 욕을 들으니 당황하셨나봐요.
이제는 그동안 나를 힘들게했던 것들을 잠시 내려놓고 숨 쉬며 여유있게 나를 돌아보고 싶어요.


이름도 모르는 분들이 제가 말하지않은 제 마음 알아주고 얼마나 힘들었겠냐 해주는 한 마디에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예요.. 감사합니다..

추천수13
반대수299
베플어휴|2015.09.02 02:16
글 읽어보면 처음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아내를 신경 안 썼네. 뭐, 아버님이 편찮으셔서 정신없어 몰랐다 사업하느라 몰랐다 내 앞에서 안 그러셔서 몰랐다. 이런 인간 붙잡고 참 오래도 버텼네 아내분. 지금까지 귀 막고 눈 감고 있더니 이제서야 아차 싶니?
베플박수남|2015.09.02 00:02
[지금껏 살아온 인생이 자기인생인데 왜갑자기 그러는지.. 힘들면 그때그때 제게 털어놓지] ---> 이 말에서 그동안 아내가 얼마나 힘들고 외로웠을지 보이네요. 님의 글만 봐도 아내분이 얼마나 헌신적이고 상처를 많이 받았을지가 보이는데 힘들다는 얘기를 안하면 남편이란 사람이 그걸 모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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