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시간마다 깨는 아기,
우유먹는데 한시간,
우유먹고 다시 잠드는데 한시간,
우유먹이며 벌서는것 마냥 구부정한 자세로 한시간
잠투정 부리는 아기 안고 흔들어주며 한시간.
아기는 잠들었지만 아기옷 손빨래하고 삶고
젖병 삶고 매일 토자국으로 물드는 이불 손빨래,
집안청소, 시계를 보면 어느덧 오후 중반,
아차 아무것도 못먹었구나, 대충 반찬 꺼내서 수저 들려 하면
또 깨서 우는 아기 달래러 숟가락 집어던지고 달려가면
속이 불편했는지 엄마 품에 토 한사발,
온몸에서 나는 아기 토냄새, 샤워하고 싶은데
아직 칭얼거리는 아기,
재우는데 한시간. 이때다! 샤워하러 들어가면
온몸에 비누칠 다했는데 다시 자지러지게 우는 아기.
마음이 급해져 대충 물만 몇번 끼얹고 급히 나오면
팔다리는 미끌미끌, 우리애기 또 배고파요?
먹이는데 한시간,
아차! 아까 차려둔 밥!
차갑게 식어 초파리가 벌벌 기어다닌다.
입맛도 사라져 그대로 음식물쓰레기통으로.
아! 트림 안시켰다!
아기 안고 둥기둥기, 트림과 함께 엄마옷에 다시 토한사발.
대충 휴지로 닦아내고 아기부터 달랜다.
편해진 속에 만족스러운지 금방 잠들어주는 착한 아기,
어느덧 저녁.
입맛이 없어 밥생각도 없다.
오늘하루도 하고싶은것, 보고싶은것, 아무것도 못한 듯한 기분.
중간중간 짬내서 게임 한두판,
게임보단 대화가 하고파서
쓰잘데기 없는 잡담만 주구장창.
대꾸해주는 이는 아무도 없다.
그래도 '우와 나 오늘 다른사람이랑 말도했어!'
쪽잠이라도 자야할 귀한 시간이 날아갔다.
퇴근한 신랑,
정말 힘들었어 쉬고싶어 나가고싶어 햇볕쬐고싶어
밤새 아기걱정 없이 자보고싶어 대화하고싶어
그치만 당신도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데
그런 말하기 너무 미안해.
내 입에서 나오는 말은 '보고싶었어'
그래도 네가 오니 참 좋다.
별거 아닌 일상이지만 나의 오늘 하루를
누군가에게 말하고 공감받고 대화한다는게 너무 좋다.
"오늘 우리 아기가....."
하루동안 처음으로 누군가와 대화다운 대화를 한다.
신이 난다. 힘이 난다.
아! 아기목욕!
온도맞춰 물 받고 셋팅완료!
만지면 부서질거같아서 조심조심, 아기는 버둥버둥
초보엄마의 목욕타임은 언제나 긴장백배
다 시키고나니 온몸에 땀이 뻘뻘...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남편이
눈치를 보며 도와주려 하지만
어떻게 도와줘야할지 모르는듯하다. 아니야 됐어, 쉬어 여보.
배꼽소독, 장마사지, 보습.
으앙!!! 어머 왜또울지?
먹인지 두시간이 지났구나. 또 먹일 시간.
도와주겠다며 나대신 아기에게 젖병물리는 신랑
자세히 보니 꾸벅꾸벅 졸고있다.
여보 얼른자. 내가 재울게.
미안해....하며 눕자마자 잠드는 우리 남편, 당신에게도 고단한 하루. 하지만 나의 하루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늦은 밤,
본격적으로 시작된 아기의 울음
젖병도 싫다 안아줘도 싫다 악을 쓰며 울기를 한시간
혹여 잠든 남편 깰까봐
앉고 걷고 둥기둥기
출산후 아직 채 돌아오지 않은 골반과 허리가 끊어질듯 하다.
손목은 또 왜이리 아픈지.
졸며 걷고 흔들고.
어느덧 두시간째. 아기의 울음이 잦아드는듯 하다.
눈도점점 감겨 내려놓아보면 다시 응애!
새벽 두시.
나는 언제쯤 곤히 잘수 있을까
언제쯤 밖에 나갈수 있을까
나의 하루는 왜이리 길기만 할까.
예쁘게 차려입고 까페에서 커피한잔 마시며
한시간만
딱 한시간만 내시간을 보내고싶다.
우는 아기 안고 함께 울게 되는 시간.
세상 모든 아기엄마들이 함께 우는 시간.
아기가 잠들었다. 긴 잠투정은 언제나 야심한 밤에 온다.
이제 나도 자볼까하며 본 시계는 새벽 세시.
눕자마자 정신없이 잠에든다
눈만 감았다 뗀듯한데 다시 들리는 으앙!
새벽 다섯시, 또 맘마 먹을 시간.
대충 젖병 입에 꽂아넣고 꾸벅꾸벅,
삼십분후 보니 빈 젖병 빨고 있는 아가.
어머 다 토하겠네! 엄마가 미안해.....
급히 안고 트림시키기.
꺼억, 왈칵. 아, 토 닦을 정신도 없다. 해가 뜨고 있네.
눕히고 난 기절.
아, 한시간 밖에 못잤는데.
들려오는 신랑의 모닝알람소리.
하루가 끝난건지 시작된건지
알 수가 없다. 몽롱하다.
오늘도 난 세상에서 가장 못난 모습, 피곤한 얼굴
배웅조차 제대로 못해주는 추례한 와이프.
아기가 예쁘다고 힘들지 않은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