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답답한 마음에 다수의 조언을 구하고자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됐습니다.쓰다보니 글이 많이 길어졌어요ㅜㅜ양해부탁드려요 저는 스물다섯 여자이고 저보다 세 살 많은 남자친구와 사년 가까이 연애를 해오고 있습니다.대학생때 부터 서로 만나왔고 남자친구는 대기업 건설회사에 재직중이며현재는 해외로 파견을 나간지 5개월 가까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저희는 싸움이 비교적 잦은 커플로 몇 가지 고질적인 문제와 반복되는 패턴이 있습니다.이 문제들이 해결가능한 문제이긴 한건지 갈수록 확신이 안서고 당사자이기에 보지 못하는 부분들이 분명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에 조언을 구하고 싶습니다.
1. 거짓말, 의심
남자친구는 제가 첫 연애였고 그래서인지 연애 초반부터 애정공세가 남달랐습니다.하지만 저희 역시 예외없이 연애 초반의 반짝임은 사라져갔고 남자친구도 저 이외의 다른 것들에 더 시간을 쏟고 싶어하는 등 변화가 생겨났죠. 머리로는 이해가 가면서도 이미 이전의 모습에 익숙해지고 좋았던 저는 그런 달라지는 모습이 서운했고 그런 제 서운함이 불편했던 남친은 그 때부터 거짓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야근을 한다고 우리가 못보는 것은 어쩔수 없는 일이라며 주말에도 겨우 보듯 말했습니다.그런데 알고보니 야근은 일주일에 많아봤자 세번이었고 퇴근을 한뒤 친구들과 피씨방에 가있더군요. 물론 그런 날들 역시 저에겐 시간을 맞춰가며 '지금 저녁먹으러 식당가고 있다, 오늘도 야근이다, 지금 퇴근했다, 이제 집에왔다' 식의 연락을 하루도 안빠지고 했고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됐을 땐 그런 연락들이 더 소름끼쳤습니다. 게임을 하고 친구들과 히히덕 거리며 한손으론 제게 그런 카톡을 남겼을테니까요. 자다가 늦게 일어나서 주말에도 오후 늦게 보던 사람이 실은 오전부터 피씨방에 가서 앉아 있다 자는 척 하다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이 모든 사실들을 이상한 느낌에 열어봤던 카톡을 통해 알게 됐습니다. 몰래 훔쳐본게 잘했단건 아니지만 이미 그 당시에도 3개월 가까이 속고있었던 상태였고 안봤으면 큰일날뻔 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배신감이 컸습니다. 문제는 그 뒤로도 이런 류의 거짓말들이 여러번 반복됐고 심지어는 휴가 일수와 날짜를 속여서 말하고 출근한 척하며 친구들과 놀러간 날도 있더라구요. 물론 그런 상황에서도 남친은 회사에서 바쁘게 일하고 있는데 더 이해못해준다며 뻔뻔하게 뭐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이 모든걸 친구들과 나눈 카톡과 저에게 보낸 카톡을 대조하며 알게 됐습니다. 남친은 제 눈치가 보여서 그랬다는게 이유였고 저는 그 이후부터 의심이 눈덩이 처럼 불어났습니다. 처음엔 미안하다던 사람이 시간이 갈수록 & #39;니가 눈치줘서 그런거 아니냐, 그러니까 카톡을 왜 보냐, 이제 안하는데 왜 의심하냐& #39; 식으로 되려 맞소리 치더군요.
의심병 환자가 된 제 자신을 느낍니다. 저도 모르게 속으면 안된다는 강박에 모든 상황에 예민하게 반응하게 됩니다. 남친입장에선 제가 뒤끝이 심한 여자로 보이겠죠. 이제 정말 똑같은 실수를 안한다는 가정하에 제가 남친이라도 이런 저를 보면 답답하겠죠 저같아도 그럴 것 같습니다. 정말 한번 깨진 신뢰를 붙이기 어렵다는 말을 절절히 느끼고 있습니다. 남친은 그래도 다시 잘 해보기로 했고 나도 이제 안하면 너도 깨끗히 잊고 이러면 안된다고 말합니다. 저도 머리로는 백번 천번 동감하고 하루에도 수백번씩 다짐합니다.하지만 정말 말처럼 쉬운게 아니고 또 어느새 의심하게 됩니다. 내가 또 바보같이 속고 있어서 모르는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반복된 거짓말 사건 이후로 남친이 친구만나는걸 더 싫어하게 됐습니다. 얼굴도 서로 다 아는 사람들인데 그 사람들도 남친이 날 속이고 그러는거 모두 다 알고 심지어 이렇게 둘러대서 속여라 나는 이렇게 말했다 식의 조언도 서로 나누더군요. 나를 얼마나 우습게 봤길래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친구를 보러간다고 하니 예전보다 더 싫습니다. 남친은 또 눈치를 보고 그 과정에 스트레스를 받아 어느순간 터지고 그 싸우는 과정에서 막말을 하는 식이 저희 다툼의 패턴입니다.
2. 다툼의 과정, 막말과 욕.
저렇게 싸우게 되면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습니다. 어느순간부터 욕을 하더라구요. 처음엔 독백?식으로 시발하는 정도였습니다. 너무 충격이었고 그 사람도 처음엔 자기가 해놓고 놀라서 미안하다고 빌더니 나중엔 너한테 한 욕이 아니라 나혼자 한 욕이라는 식으로 변명을 했습니다. 좀 더 시간이 지나서는 니가 빡치게 해서 그런거라는 식으로 나오네요. 물론 시간이 지나면 미안하다고 다시는 안하겠다고는 하구요. 그러다 제가 이렇게 글을 올리기로 마음먹게 된 일이 어제 벌어졌습니다. 그날도 비슷한 패턴으로 다툼까지 가게 됐는데 '시발년아' 라고 말하고 끊어 버리더군요. 기가막혔습니다 정말. 시발이나 시발년이나 도찐개찐 같지만 확실히 다르더군요. 아 물론 핵심적인? 욕들이 저 정도고 헤어지자는 말은 물론 '또라이야, 정신병자같아, 병신같네, 개x같은 소리하고 있네' 등등의 막말은 기본입니다. 다음날인 오늘은 자기가 왜그런지 모르겠다며 너무 힘든데 스트레스 쌓인게 그렇게 터진거 같다고 미안하답니다 그런 자기가 너무 창피하답니다. 자기는 제가 아닌 다른 사람은 생각한 적도 없다며 잘 만나고 싶은데 마음과 다르게 이렇게 됐다며 사과를 합니다. 스스로 원래 본성이 악한 사람이 아닌데 제가 자길 자꾸 자극시켜 그렇답니다. 한번도 이랬던 적이 없으니 제가 ~하면 혹은 ~하지 않으면 자기도 그럴리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남친의 대안이 옳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화가나서 화를 내고 다툼이 생기는데 그런다고 저런 행동을 하는건 아니니까요. 하지만 남친의 대안은 늘 똑같습니다. 안싸우면 된다 이겁니다.
3. 환경
-가정환경
남친과 저는 기본적으로 자라온 환경이 많이 다릅니다. 남친 아버지의 문제로 어머님 혼자 남친과 여동생 둘을 힘들게 키우셨습니다. 아버님에 대해서 들은 얘기는 여자문제와 가정폭력은 물론 생활비를 몇번 주지 않았을 정도로 가정에 소홀하셨고 어머님 명의를 몰래 가져가 대출을 받아 어머님은 자기도 모르는 새에 신용불량이 되셨습니다. 공장에서 일하시며 두 자녀 모두 부족하게나마 뒷바라지하셨고 그 빚도 다 갚으신지 얼마 안됐습니다. 오빠는 성실하고 공부를 잘했기에 서울로 대학을 오게 됐고 대학을 다니는 동안도 거의 혼자 힘으로 생계를 유지해야 했기에 일찍이 대출이며 알바며 힘들게 대학을 졸업했습니다. 다행히 취업도 잘돼서 남부럽지 않은 직장을 가지게 된 상황입니다. 남친 대학생때 부모님은 이혼하셨고 지금은 아버지와 아무런 교류가 없는 상황이며 어머님은 새로 만난 분과 사실혼 관계를 시작하신지 얼마 안된걸로 알고 있습니다.
반면 저는 비교적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어머니는 교사생활을 하고 계시고 아버지는 입시학원을 운영하시며 사업을 하셨기에 풍족하진 않아도 부족하게 자라지 않았습니다. 대학교 학비 다 지원해주셨고 쉴 때면 여행도 자주 보내 주셨습니다. 자식된 입장에서 소외감이들 정도로 두분 사이 아주 좋으시고 그야말로 평범한 가정입니다. 제가 굳이 이런 각자의 환경을 구구절절 읊은 이유는 이러한 서로 다른 환경이 지금의 저희 문제와 연관되어 있을 수도 있단 생각에서 입니다. 마냥 어린 나이도 아니기에 결혼을 아예 생각하지 않을 수도 없는데 솔직히 조건의 차이는 저희집도 대단한 집은 아니기에 별 문제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노후대비 확실히 된 상황이고 남친 집 어려운거 뻔히 알기에 결혼해서 좀 더 경제적으로 신경쓰고 부담해야할 부분이 있다는 것도 괜찮았습니다. 때문에 제가 여기서 말하는 환경의 차이는 물질적인 차이보다는 성격이나 가치관에 있어서 문제를 초래하지 않았을까 하는 우려에서 언급한 것입니다. 남친의 싸울 때 드러나는 폭력성이 아버님을 닮은 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제가 너무 이기적으로 생각해서 괜히 끼워맞추는 식으로 비약하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남친이 그런 환경을 택한것도 아닌데 괜히 낙인찍는것 같아 그런 생각이 들때면 미안한 마음이 큽니다.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 열심히 잘 일궈온 남친이 자랑스럽고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 우려가 사실이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동시에 들기에 이 고민을 계속 안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내가 너 보다 힘들다, 내가 너보다 더 바쁘다, 그러니 너가 날 더 이해해줘야 한다, 난 너처럼 집 잘 살아서 해외여행 다닐 돈도 없고 학자금도 갚은지 얼마 안됐고 아직도 대출빚도 갚고 있다, 넌 맨날 놀고 난 일하잖아 너가 날 위해 하는게 뭐있냐 나만 노력한다' 라는 남친의 말이 그런 어려운 환경에 대한 피해의식인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대화와 상관도 없는 돈 얘기를 왜 자꾸 꺼내는지 제 입장에선 이해도 안가고 자기연민이 지나친건 아닌가 싶다가도 정말 내가 이해심이 평균보다 부족해서 이러나 싶기도 합니다. 남친의 직장으로 생각지도 않았던 장거리 연애를 하게 됐고 솔직히 힘들때가 많습니다. 아무리 연락을 잘해줘도 혼자 잘 지내는것도 하루 이틀이지 문득 외롭고 지칠때가 많습니다. 그래도 이 사람 하나 좋아서 참고 잘 하고 싶은 마음이 큰데 넌 날 위해 한게 뭐있냐느니 그건 당연한거고 내 주위 다 그런다느니 그게 뭐가 대단한 일이냐느니 이런 말 들을 때면 난 뭘 위해 이 개고생을 하나 솔직히 억울한 마음이 듭니다.
-직장 및 친구
친구를 만나느게 싫어진 이유에 위에서 말한 거짓말도 한 몫하지만 또 하나의 이유가 있습니다. 주되게 만나는 친구들이 몇 안되고 학창시절부터 이어온 오래된 친구들이며 몇 명 빼고는 대부분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근데 단톡방에서 지들끼리 강남오피얘기하고 난리가 났더라구요. 실제로 드나드는 오빠들이 대부분이었고 남친은 그에 받아 쳐주는 거라며 똑같이 말하고 히히덕거리고 있었습니다. 남친이 근무하는 지역이 동남아권이라서 유흥이 심할 정도로 대놓고 발달한 지역입니다. 그 나라로 간다고 하니 친구들은 다들 부럽다느니 천국가는거라는니 말하고 있고, 남친은 너네도 와서 같이 놀자며 섹스하러 가자, 여긴 세명이서 해도 20만원이다 이런 말을 나눈 대화를 본적이 있습니다. 남친은 저 만날때부터 그런 남자들 문화 경멸하고 돈 아깝다는 식의 말을 줄곧 하며 자긴 그러지 않은게 자기가 가지는 자긍심? 뭐 이런식으로 말해왔습니다. 근데 그 글을 본 뒤로는 과연 이 더러운 물에서 너만 깨끗한 존재일까, 너만 예외일까 라는 생각이 떠나질 않습니다. 남친은 말만 그런거라며 남자들 문화가 원래 다 그런거라고 하더군요. 거기서 자기만 고결한 척하면 병신된다고 그냥 말로만 받아 쳐주는거지 한번도 그런 곳에 드나든 적 없다고요. 네, 또 믿고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 역시 또 하나의 의심 창구가 되버렸죠. 회사동기랑 술마시러 시내 나간다고 하면 여자끼고 노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부터 듭니다. 실제로 건설회사인지라 아주 가관입니다. 처자식있는 상사들이 버젓이 프로필사진 가족사진으로 걸어놓고 정작 사원들끼리 하는 대화에선 여자끼고 노는 사진 자랑처럼 단톡에 올리고, 거긴 질렸으니 다른데 가자느니 이런 얘길 나누는 회사문화입니다. 남친은 남자 다 똑같다며 자기가 당연한 선을 지키는 거지만 아주 특별한 경우라고 말합니다. 니주위 남자도 다 똑같을거라며 저를 세상물정 모르는 어린애 취급합니다.
4년간의 연애를 글로 옮긴다는 것 자체가 무리인 것 알기에 저희가 주되게 부딪히는 문제들 위주로 적어봤습니다. 줄인다고 줄였는데도 길이가 상당하네요ㅜㅜ쓰다보니 신뢰가 깨진게 가장 근본적인 문제라고 느껴집니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엄두가 안나고 이게 손 대면 해결되고 나아질 문제인지도 가늠이 가지 않습니다. 최대한 객관적인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특히 남자분들과 연륜있으신 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싶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