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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남자 정말 있는 건가요..?

펭귄 |2015.09.12 16:23
조회 777 |추천 0

안녕하세요. 판에 글을 올리는 것은 처음인데, 혼자 간직하고 있기는 너무나 답답하고 우울해져서 조금이라도 풀고자 여기에 글 남겨요.
이젠 정말 놓아주려구요. 자작 아니니 자작이라고 생각되시는 분은 나가셔도 좋아요.

 

저는 거의 100일 남짓한 짧은 연애만 해왔어요.그 이유가 사람을 100퍼센트 믿지를 않으니 마음이 그렇게까지는 깊어지지 않았던 거 같아요.
제가 이렇게 불신하게 된 이유는 고 3때, 아버지 노트북으로 인터넷 강의를 듣다가 녹음파일 하나를 발견했어요.
궁금한 마음에 재생을 해 본 결과 '자기야, 사랑해. 죽을때까지 나 버리지마' 이런 애교 섞인 젊은 여자의 목소리와 아빠의 목소리가 흘러나왔어요. 네 맞아요. 아빠가 바람을 피신 거더라구요..
그 당시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눈물이 마구 나오더군요. 그래서 일단 학교를 나왔는데, 너무 충격이였는지 숨이 잘 안 쉬어지는 거예요.
이 사실을 알아버린 게 너무 충격이어서 혼자 감당할 수가 없었어요. 말하자니 동생은 어린 나이에 저보다도 더 충격을 받을 게 뻔했고, 엄마도 아빠가 첫사랑이었고, 마음도 정말 여리셔서
엄마가 슬퍼하시는 게 너무 싫었어요. 근데 도저히 혼자 감당이 안 되서 친척언니에게 전화해서 이 사실을 털어놓았죠. 언니는 당황해서 아무말도 하지 못했지만 저는 그냥 이야기를 들어줬다는 것
자체만으로 부담을 덜은 거 같아서 단 1%라도 위로가 됬죠. 다시 마음을 잡고 공부하려 했지만, 그 여자의 자기야 라는 그 음성이 너무 생생하게 머릿속에서 울리는 거예요. 심지어 잘 때조차도요.
그 때부터 맨날 울다가 4시쯤에 겨우 잠이 들곤 했어요. 너무 끔찍했거든요. 엄마는 아침에 일어나 며칠 연속으로 눈이 부어 쌍꺼풀이 없어진 제 모습을 보고 '공부하느라 많이 힘들구나. 엄마는 결과가 어떻게 나와도 딸을 응원한다.' 오히려 저를 위로해주셨죠. 얼마나 마음이 찢어지던지.. 어쨋든 그 일이 있은 후로 저는 이제 결혼은 물론 연애도 못하겠구나.. 이런 생각을 했어요.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배신 당했는데 또 그런 상처를 받을까 너무 두려웠거든요. 그 후로 연애를 했지만 그렇게 좋아한다는 마음이 들지 않았어요. 그래서 오래 가지 못했죠.

 

그런데 5월 3일. 한 남자를 만났는데, 첫 눈에 반했다는 거예요. 그 사람 말로는 제게서 빛이 났대요. 몇 번 만나 얘기를 해 본 결과, 집안 배경도 비슷하고, 성격도 비슷한 거 같아 호감을 가지게 됬고 사귀게 되었죠. 그 사람은 공부만 한 저와 다르게 미용을 해서 일찍부터 사회를 경험하다 보니 눈치가 빨랐어요. 그래서 저에게 한 번은 '우리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한다. 마음의 문을 열어달라.' 특히 마음의 문을 열어달라고 자주 말했어요. 저도 노력하는데, 그 사람이 너무 힘들어하는 거 같아 어렵게 아빠 얘기를 했어요. 근데 자기는 절대 배신할 일 없다면서 자기를 믿어달라고 했죠. 그리고 제가 결혼할 여자라면서 집에 데려가 부모님도 만나뵙고 오고, 부모님도 저에게 잘해주시며 마음에 들어 하셨어요. 점점 닫혀 있던 제 마음이 열리기 시작했죠. 정말 이 사람이랑 결혼해야겠구나.
저는 이번 방학에 7월은 취미 생활을 하려고 댄스학원, 8월은 교환학생을 준비하려 토플 학원을 다녔어요. 어렸을때부터 춤을 배워와서 어느순간 취미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해소 수단이 되어 있더라고요. 학기 중엔 삼전공으로, 하고 싶어도 맨날 동영상으로만 안무 영상을 보던 저에게 방학은 기회였어요. 그런데 그 사람은 댄스학원 다니는 자체를 싫어하는거예요. 원래 집착과 소유욕이 심했는데, 댄스 학원을 다닌다니까 남자랑 뭐가 생길 수 있다고 너무 싫어하는 거예요. 하지만 전 제 상황을 설명하며 설득을 시켰죠. 그 이가 너무 마음에 안 들어할 때는 빠지고 화를 풀어준 적도 있어요. 알바비로 큰 맘 먹고 등록한건데, 2만원을 버리며 빠지고 그 사람을 달래줬는데도 자기보다 춤이 더 우선적으로 느껴진다고 했어요. 저한텐 정말 그 빠진게 큰 거 였거든요.
토플 학원을 다닌다고 했을때도, 자기는 교환학생가는 거 자체가 싫대요. 6개월 떨어져 있는 걸 상상을 못하겠대요. 제 옆에서 실제 유학생활하면서 잘 사귀는 커플도 봤고, 스카이프랑 메신저가 있으니 얼굴도 보고 연락도 할 수 있다고 했죠. 이걸 이해해줬다고 말하는 게 맞지는 모르겠지만 어쨋든 그 사람 입장에선 이해를 했대요. 토플 학원 다녀보시면 알겠지만, 스터디에 정말 인간이 할 수 없는 양의 숙제를 내주잖아요... 진짜 고 3때보다 할 게 더 많아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ㅎ
힘들었어요. 저의 이 힘든 게 전화 통화할때마다 나타났나봐요. 맨날 힘 없는 목소리로 통화를 해서 자기도 힘이 빠진대요. 그래서 그 후로 정말 걸을 힘조차 없는데도 힘있는 목소리로 전화를 받으려고 노력했죠. 근데 한 번은 정말 펑펑 울고 싶을 정도로너무 힘들어서 저도 모르게 힘 없는 목소리가 나왔나봐요. 근데 그 사람이 세상 공부는 너 혼자 다 하냐는 식으로 말하더군요. 힘든 일 있으면 공유하면서 슬픔을 나누고 싶다 이러던 사람인데 그 말을 들으니 힘들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죠. 그래서 그 날 혼자 펑펑 울다 잠이 든 기억이 나네요.
물론 헤어지고 나서 그 때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다시 회상해보니, 그 사람이 얼마나 혼자 기다리는 동안 애타고 외로웠을까, 자기도 힘든 거 말하고 싶었을텐데 내 눈치 본다고 말 못하고 혼자 얼마나 끙끙 앓았을까 이런 생각을 하니 마음이 아팠어요.
제 상처때문에 그 사람에게 너무 못해준 거 같아서 미련과 후회가 많이 남았었죠.

 

제가 방학 기간일 동안 그 사람은 7월 말 쯤에 개강을 해서 대전으로 내려갔어요. 오빠는 미용 쪽으로 나갈 거니 주말에 미용실에서 일을 할 거라고 저에게 통보를 했죠. 저는 개강하면 주말 밖에 못보는데, 그래도 오빠도 오빠 개발 하면서 나 만나는 거니 평일에 일찍 끝나면 한두시간 보더라도 제가 대전에 내려가거나 오빠가 올라오기로 했죠. 오히려 저는 이 결정이 좀 좋았어요. 방학기간에 저는 할 거 하면서 오빠를 만났는데, 그 사람은 오직 연애에만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었거든요. 근데 이렇게 되면 서로 발전하면서 만나는 거니 오히려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더 좋았죠. 근데 점점 말투와 행동 하나하나가 연애 초반이랑 너무 다른 게 느껴지는 거예요. 학교에서도 쉬는 시간에 꼬박꼬박 연락했는데, 그 연락도 줄어들고, 일 끝나고도 형식적인 얘기, 애정표현도 많이 줄어들었고
장문의 카톡을 남기고, 휴일에 어디 놀러가자 이런 카톡에도 그냥 정말 형식적인 얘기, 자기 얘기만 했어요. 그래서 전 일하느라 힘들어서 그런가보다 하고 대전에 내려가서 간식이랑 정성어린 편지를 써서 그 사람 집에 놓고 왔어요. 그리고 어느순간부터 제가 그 사람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았죠. 연락이 잘 안되도 힘들고 지쳐서 그런가보다 이해해줬죠. 근데 일에 집중하고 싶다고 헤어지고 각자의 커리에 개발에 집중하다가 결혼하자고 했어요. 가끔 연락하고 싶을 땐 연락해도 된다고 하고요. 저는 정말 기다릴 수 있었어요.
2년. 길지만 짧을 거 같았거든요. 근데 그 날 그 사람의 친구 생일 파티가 있었죠. 원래 저랑 그 사람 커플 사진이 카톡 배경이었는데, 친구 생일 파티 사진으로 바뀌었더라고요. 친구 생일이어서 배경 바꿨다고 미리 말했으니 섭섭했지만 참았죠.
근데 새벽 1시가 되도록 연락이 없는 거예요. 저는 걱정이 되어서 전화를 했죠. 근데 수신 거부가 되는 거예요. 연락이 안 되니까 무슨 일 있나 더 걱정이 되서 계속 전화했는데 10번 정도 수신거부 당한 거 같아요. 근데 아무일도 없다는 듯이 '나 이제 집가욤' 이렇게 카톡이 온 거예요. 저는 정말 어이가 없어서 전화 했더니 술 많이 먹어서 그랬다고 그렇게 변명을 하더군요. 그 다음 날 그 사람 카톡 프사가 어떤 여자 사진으로 바뀌었어요. 누구냐니까 그냥 인터넷 사진이래요. 그걸 보고 제 친구가 그 사진 구글링으로 검색을 해봤더니 인터넷 사진이 아닌거예요. 그래서 또 제가 말했더니 인터넷 사진이 아니라고 말하는 거예요. 그래서 뭐냐고 했더니 얼버무리다가 저렇게 해 놓으면 다른 여자들이 집적 못한다고 해놓은 거래요. 제 사진으로 했어도 되었을 텐데 말이죠..

 

헤어지기 며칠 전 대전으로 또 내려갔어요. 너무 보고 싶었거든요. 그 때 마법 2일째라 배가 진짜 아프고, 원래 배 아플 때 진짜 기어다닐 정도로 아픈데, 너무 보고 싶은 마음에 약 3개 먹고 갔어요.
만날 생각에 너무 설레고 좋았죠. 터미널에 딱 도착을 했는데, 저는 그 사람 보자 저도 모르게 함박웃음이 나오더라고요. 반면 그 사람은 썩소만 지었어요. 너무나도 변해버린 모습에 투덜댔죠.
집 근처가서 얘기하다가 원래 안하는데 그 사람 핸드폰을 검사했죠. 근데 님어떤 여자랑 한 카톡에 만나자. 영상통화하자 이런 말을 했더군요. 저는 너무 속상해서 또 울었죠. 그 사람은
미안하다고 몇 번이나 사과를 했죠. 근데 결정적인 건 제가 집으로 돌아갈 때의 터미널에서 였어요. 학교 선배를 만났는데, 제 손을 확 빼더라고요. 그래서 왜 빼냐고 울먹이며 말하니까 인사하려고 한거래요. 다른 손으로도 충분히 인사할 수 있는데 말이죠. 지금 보니 그 바람핀 애가 cc였어요. 그 날 밤 저는 차였죠. 너무 속상해서 그 프사 여자를 페북으로 검색했더니 그 사람이랑 같은 학교, 같은 과인데 저랑 동갑이더라고요. 충동적인 마음에 페북 친구 걸었다 3분도 안 되서 풀었는데, 바로 전화가 오더라고요. 안 받으니까 내 여자 건들지말라고... 그렇게 카톡이 오더군요. 그 때 이 사람의 본성을 알았죠. 그 사람도 전 여친이 바람펴서 헤어진 경우라 똑같은 상처가 있고 그게 얼마나 아픈지 알기에 그럴거라곤 상상도 못했죠. 원래 할 일 하다 추석 때 커플링도 맞추고 부모님께 인사드리기도 했거든요.  저도 그 사람 부모님에게 줄 선물도 준비했었는데, 이렇게 더럽게 끝이 났어요. 지금도 가끔 보고 싶고, 돌아오면 좋겠다는 미친 생각도 가끔 들지만 이제는 정말 놓아주어야죠.. 타이밍이 맞지 않았던 건가봐요. 제가 100일보다 조금 더 일찍 마음의 문이 열렸다면 서로 더 신뢰하는 관계가 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이 일을 겪고, 저는 정말로 좋은 사람이 있는 건지 의문이 들어요. 친구들이 그 garbage 같은 사람보다 너를 더 존중하고 사랑해줄 좋은 사람 얼마든지 많다고 말해요.
하지만 저는 잘 모르겠어요. 연애가 무섭기도 하고요.. 어쨋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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