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오랜만에 너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확인조차하지 않고 받고 후회했어.전화가 온건 놀라울 것도 아니지, 같은 과라서 매일매일 부딪히는데.나도 한번쯤은 핸드폰을 들고 고민해봤거든.전화를 할까, 말까.그래도 잊혀지더라. 니 생각이 안날때가 더 많더라.만나는 남자도 생겼어.
넌 내가 그동안 만났던 사람들 중 유일하게 먼저 대쉬했던 사람인데,그에 비해서 끝은 정말 안좋았었지?넌 언제나 나의 남자관계를 의심했었고, 서운해했었고, 난 그런 너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해서 우린 결국 사사건건히 의견이 충돌했고, 사랑이 식어버렸고, 그래서 너무나 빨리 헤어져버렸어.그 이후에도 넌 잊을만하면 연락이 왔었어.난 그때 널 쳐내지 못했지. 만약 쳐냈으면 우린 지금보단 덜 구질구질하게 끝났었을까?넌 헤어지고 나서 두 달뒤에 비로소 나한테 솔직하게 말했었어.내 주변에 남자들이 싫었다고. 왜 너보다 다른 친구들한테 고민을 털어놓았어야 했느냐고.
사실 그때는 나도 몰랐어. 왜 난 너한테 내 얘기를 하지 못했었을까. 왜 너가 결코 편하지 않았을까.왜 난 너랑 나의 관계에서 언제나 겉돌았을까.
근데 이번에 남자친구를 만나면서 느껴.내가 정말 좋아한다면 겉돌 수가 없더라.1분 1초라도 더 보고싶어서 다른 남자한테 쏟을 관심, 시간따위 없더라.너는 고등학교 여자동창을 만나도, 같은 동기랑 술을 마셔도 그려려니 하는 나를 보며 내가 질투가 없나보다 생각했지만지금의 나는 지금의 남자친구가 연예인 사진을 보고있어도 괜히 질투가 나더라.너가 질투하는 모습을 보며 그 때의 나는 재미있었지만, 지금은 혹시나 남자친구나 속상해할까봐 내가 내 선에서 남자관계 정리하고 있더라.
참 신기해, 내가 이렇게 한 남자때문에 변할 수 있다는게.미안해.난 너를 내 생각보다 덜 좋아했었을 뿐이었나봐.너한테 하던 사랑한다는 말의 무게를 몰랐었나봐.내가 내 마음이 어떤지 몰라서, 어린 마음에 널 상처줬던 건가봐.
잘지내기를 바래.앞으로도 잘지내기를 바랄꺼야.물론 너가 나에게 마지막을 통보했던 방식은 너무 비굴했어.나한테 이유조차 말해주지 않고 넌 그저 연락을 끊어버렸잖아.내가 따져물은 이후에야 연락이 닿았던거고.그렇지만 넌, 내 기억속에서 나쁜 사람은 아니야.단지 나랑 안맞았을 뿐인거야.
다시는 전화하지마.다시는 나한테 보고싶다는 말, 하지마.지금 여자친구한테서 내 모습도 찾지마.비록 너때문에 많이 속상했지만, 비록 너때문에 울기도 많이 울었지만,너랑 나랑은 안돼. 그러니까 추억마저 망가뜨리지말로 풋풋한 추억으로 남아줘.다시는 날 찾지말길바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