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택시기사가 쓰는 진상손님 씨리즈 그 두번째.

스페이스 |2015.11.05 10:58
조회 717 |추천 2

택시기사가 쓰는 진상 승객 씨리즈 2

 

글 올리기 전에... 전 개인택시 기삽니다. 네트워크 전문가이며 프로그래머입니다. 老後를 위해서 택시기사라는 직업을 선택했고, 아직은 전산직의 현역으로 있습니다. 물론, 택시 운행은 빠지지않고 매일 하고 있습니다. 저도 개발을 하던 입장에서는 택시 승객으로 있었다가 지금은 기사로 있어보니 기사님들의 애환이 와닿기도 합니다. 전화콜은 받고있지 않으며, 카카오택시, 리모택시, 티맵택시를 수신하며, 카카오택시 기사점수 5점 만점에 4.9점짜리 기사이고, 리모택시 우수 기사 3위를 한 친절 기사라고 나름 자부하며 운행하고 있습니다. 전 여지껏 승차거부를 단 한번도 한 적이 없으며, 줄서서 손님이 오기를 기다리는 차선을 차지하는 짓도 하지않는 전형적인 길거리 배회 영업을 하는 기사라는 점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여러분들이 택시를 탓을 때 얼마나 요금이 더 나와야 ‘신고를 해볼까’ 생각을 해보실 수 있을까요? 500원? 1,000원? 2,000원?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아시겠지만, 현재 서울시의 택시요금은 시간거리 병산제로 되어있습니다. 도로에서 35초를 서있거나 15Km 미만으로 차량이 이동하면 금액이 올라갑니다. 35초마다 무조건 100원씩 올라가는거죠. 또, 서행이라고 해서 15Km/h 미만으로 차량이 이동하면 거리와 시간이 동시에 올라가게 됩니다. 그래서 꽉 막힌 도로보다 아주 천천히 움직이면 택시 요금이 더 나오게 되는 구조가 됩니다. 이 내용을 기반으로 한 이야기입니다. 강남역에서 여자 손님이 타셨습니다. 구룡사로 가자고 하시더군요. 가까운 거리고 나올 때 양재역이나 포이동쪽으로 나오면 손님들이 있는 구간이어서 기분좋게 모시고 갔습니다. 대략 요금은 5,000~5,800원 사이가 나옵니다. 양재역 사거리 구간에서 막히고 전화국 사거리에서 막히면 조금씩 더 나오게 됩니다. 다행이 전화국 사거리에서만 막히고 양재역에서는 신호 한번에 통과를 했어요. 구룡사 못미쳐 골목길로 들어가달라고 해서 들어간 후 좌회전, 우회전 여러번을 해가면서 들어갔습니다. 세우라고 하더군요. 마침 차량이 양쪽에 다 서있어서 약간 앞쪽에 정차할 수 있는 공간에 차를 세웠습니다. 그랬더니...

“어, 아저씨. 왜 200원이 더 나오죠?”

“예? 200원이요?”

“네. 평소에는 5,400원이면 오는데 오늘은 5,600원 나왔어요.”

“아. 그러시면 그냥 5,400원만 주세요. 괜찮습니다.”

“누구를 거지로 알아요?”

“예? 무슨 말씀이신지?”

“200원 때문에 그러는게 아니잖아요, 아저씨 말투가 기분이 나쁜거예요?”

내가 뭘? 200원으로 클레임을 걸리기는 처음이네...

“아니, 손님. 제가 손님이 말한대로 요금 깎아주겠다고 한건데 그리고, 승차할 때처럼 공손하게 얘기한건데 뭐가 기분이 나쁘다는 건가요? 그리고, 200원으로 이러는건 좀...”

“아저씨가 절 거지취급 하잖아요?”

“예? 후~”

더 이상 얘기하다간 큰일이 나겠습니다. 그래서 알았다, 미안하다, 그렇게 받아들인 거라면 내가 사과한다, 요금은 5,400원만 내면 되고 더 이상 문제가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내용으로 얘기를 한 후 5,600원으로 카드를 긁었습니다.

 

후~ 힘들더군요... 그로부터 약 10일후. 서울시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OOO기사님 맞으시죠?”

“네. 맞습니다. 어디시죠?
”서울시청 OOO의 OOO입니다. 몇일전 강남역에서 양재동으로 가신 손님이 민원을 제기하셔서 전화드렸습니다.“

“무슨 민원이요?”
“혹시 200원 때문에 승강이를 하셨나요?”

“예? 아우.. 미치겠네 진짜... 그래서요?”

“혹시 손님과 싸우신거 맞나요?”

“싸우긴 뭘 싸워요? 내가 사과하고 요금 깎아준다고도 했고, 그랬더니 지가 열받아서 5,600원을 카드로 내고 내려버렸죠. 싸우면 골치아픈거 나도 압니다. 전 차라리 경찰을 부르고 싶었다구요. 그래서, 제가 200원 더 받았다고 민원이 들어온 건가요?”

“네. 저도 민원처리를 하지만, 정말 답답합니다. 200원 때문에 기사님에게 전화드려보기는 처음이네요... 알겠습니다. 잘 처리하겠습니다.. 수고하시고, 안전운전하세요...”

“네.. 감사합니다..”

 

여러분, 200원이 작은 금액이라고 호도하는 것도 아니고, 많다고 민원을 제기하라는 의미도 아닙니다. 도로가 막히면 위에 얘기한 것처럼 시간 때문에 금액이 올라가게 됩니다. 근데, 그 200원 때문에 서울시에 민원을 제기해야 옳은 일일까요? 더구나 싸우다뇨? 제가 금액을 깎아준다고도 했는데 자기혼자 열받아서 난리치고 내린 것이고, 그걸로 민원이 말이나 되는지 전 아직도 이해가 안갑니다.

 

말이라는게 아 다르고 어 다르고 성조나 억양, 발음의 세기 등등을 고려해야 하겠지만, 제 입장에서는 정말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었던거죠. 물론, 당시 통화로 아무런 일 없이 종결이 되어 별일은 없었지만 정말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과연 200원이 민원을 제기할 일인지 여러분에게 다시한번 묻고 싶습니다.

추천수2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