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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말이야

peut |2015.11.07 22:33
조회 198 |추천 1

생전 인터넷에 글써본적 없는 사람인데 며칠째 아이유 논란을 보고 드는 생각이 많아서 한번 써 본다.

 

우선 나는 아이유 덕후까진 아니더라도 팬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좋아했었어. 잔소리 때부터 노래 좋아서 즐겨 들었었고 크게 관심은 없었지만 점점 예쁘고 노래 잘하고 팬사랑 쩐다고 소리 많이 들어서 호감 가지게 됐고 좋아하는 가수 중 한 명이었어.

 

근데 나는 아이유가 지금까지 해왔다고 떠도는 컨셉보다도 너희들이 초점도 제대로 못 맞추면서 무조건 까내리는 모습이 더 소름끼쳐.

 

사실 나도 해명글 올라오기 전까지 판에서도 그렇고 학교에서 애들끼리 얘기하는데 하도 빼도박도 못할 거라는 '증거'들이 많이 보이니까 자연스럽게 그런가 보다, 태어나서 로리타라는 말 처음 들어 보지만 그게 그런 클리셰라니까 얘들은 이런 걸 어떻게 알고 있나 싶기도 하지만 진짜 아이유 취향이 그랬나 보다 하고 조금은 아이유를 다른 시선에서 봤던 것 같아.

전부터 로엔에선 사장보다도 아이유가 갑이라고 우스갯소리처럼 하는 이야기 다들 많이 들었을 테니까 아이유가 자기 의지와 반하는 일을 소속사에서 시킨다고 그대로 따랐을 리도 없고. Boo때 사진 보고 아 애초부터 이런 컨셉으로 밀어진 애구나 싶으면서 당황스럽기도 하고 뭐 하여간 여러 생각이 들더라.

 

그래 너희 말대로 로리타라는 게 정상적이지 않은 건 확실해. 자기 또래끼리 사귀고 사랑하는 게 일반적이고 보편적이니까. 또 어떤 네티즌 말처럼 더 어리고 소녀같고 풋풋한 여자를 좋아하고 몸매나 노출 같은 거랑 상관없이 그런 여성상에 성적 매력을 느끼는 게 남자의 본능일 수는 있지만 그게 과도해져서 정말 어린애들만 쫓아다니고 눈여겨보고 그러다 그게 범죄로 이어지고 그런 영역에선 비난받아야 되는 일이 맞아.

그런데 여기서 사실 아이유가 본인이 타고난 외모라든가 음색, 매력, 그런 면에서 대중들의 인기를 얻기 위해선 경험상으로도 그렇게 애기같은 순수한 모습으로 밀고 나가는 게 답이고 그게 자신의 강점이라고 느껴서 화보라든가 컨셉을 그렇게 잡은 것뿐이지 실제로 자기가 페도필리아적 취향을 가진 사람이라서 성인이 된 후부터 어린 남자애들을 좋아하거나 그런 건 절대로 아니잖아.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그 어떤 매체로도 이런 취향을 가졌다고 이야기한 적도 없을 뿐더러, 지금은 오히려 나이가 더 많은 남자와 당당히 사귀고 있는데도 이런 컨셉을 가지고 욕하는 사람들은 돌아보길 바래. 내가 대체 왜 악플을 달고 있는 건지, 아이유의 이런 컨셉부터가 윤리적으로 타도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해서인지, 아님 그냥 아이유가 싫은 건지.

 

여기까지 읽고 나면 사람들은 그래도 어이없어 하겠지. 님 이해력이 딸리냐면서, 가정폭력에 시달려온 5세 어린이 제제의 이야기를 어떻게 그렇게 저급하게 만들어 버릴 수 있는지 그걸 욕하는 거라면서.

그런데 나는 이 부분에서 가장 하고 싶은 말이 많아. 댓글들이나 인터넷 글들 보면 대부분 사람들이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라는 책 읽어보진 않았지만 가정학대 받는 어린이를 나무가 치유해 주는 이야기라던데.. 하면서 경악스럽다는 듯이 이야기하더라.

나는 이 책 어렸을 때부터 수십 번도 더 읽었어. 내가 자라오면서 책은 정말 넘칠 정도로 많이 읽었지만 이 책도 내가 정말 좋아하는 책들 중 한 권이야. 그런데 읽은 분들은 다들 알겠지만 그게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는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어린이의 가슴아픈 이야기예요! 하면 연상되는 그런 심각하고 무거운 내용이 아니야.

모든 일이 마치 <사랑손님과 어머니>의 옥희처럼 5살 제제의 시각에서 표현되기 때문에 제제는 자신이 말썽을 피워서 아버지에게 허리띠로 맞아도 그게 가정폭력이라고 인지하지도 않고, 흔한 어린아이들이 그렇듯 한바탕 울고 글로리아 누나와 밍기뉴에게 위로받은 후 다음날이면 잊어버리고 다시 새로운 놀잇감을 찾아다녀.

이 책이 만약 초등학생이 봐도 가정폭력의 세태를 고발하는 무거운 느낌의 에세이라면 아이유도 당연히 가엾은 제제를 가지고 그런 가사를 쓰지는 않았겠지. 하지만 그렇게 표면적으로 이슈가 드러나는 류의 문학이 아니라는 얘기야.

제제는 말썽꾸러기지만 귀엽고 때로는 사랑스럽고 어른스러운 면도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아이임에 틀림이 없고, 아이유 역시 어떤 독자와 다름없이 이런 모습들을 보고 허구적 인물이지만 애착을 가졌을 게 분명해.

이 부분에서 한 인터뷰에서 '섹시하다'라는 표현을 사용한 건 분명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킨 행동이야. 그렇지만 이 부분에선 아이유가 사과를 전했는데도, 너희들은 그걸로 만족하지 못했잖아. 로리타 컨셉은? 하면서.

결국 이거에 대해서 피드백이 생기면 또 저거로 넘어가고, 저거에 대해 팬들이나 나같은 사람이 반박하면 또 이거가 핵심이라며 화내고 이런 식이잖아.

 

여기까지에선 너흰 분명 그래 제제는 어리니까 그 심각성을 모르고 그게 더 비극적인 거잖아 하면서 반박하겠지.

그런데 나는 이 소설의 느낌이 전체적으로 밝고 즐겁고 어딘가 신비로운 동화같은 것이기 때문에 그걸 해석하는 데 여러 관점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아까 말했듯이 시종일관 무겁고 안타까운 사연을 담은 글 같다면 한 가지 관점밖에 있을 수가 없겠지.

하지만 아이유를 포함한 어떤 사람들은 제제의 사랑스러울 때도 있지만 어떨 땐 다소 과하다 생각되는 장난까지도 서슴치 않는 모습에 초점을 맞출 수 있는 거야.

나도 처음 읽었을 때 그런 내용이라고 생각했고. 그뿐이라고 느낀 건 아마 그때 내가 초등학교 3학년이어서일 거야.

또 밍기뉴의 입장에서 썼다는 부분에서, v라이브 방송을 보면 아이유가 밍기뉴가 (물론 제제의 상상속에서) 제제에게 뽀르뚜까 아저씨에 대해 질투같은 말을 하는 걸 보고 둘이 약간 여자아이와 남자아이 느낌이 난다 하고 말해.

분명 성인 여자와 남자아이, 또는 나와 제제, 또는 나와 나이많은 남자가 아니라 또래 여자아이와 남자아이라고.

사람들은 제제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나무가 무슨 질투냐 하는데, 여자아이더라도 충분히 귀엽게 샘을 낼 수 있지. 너희들은 어릴 때 짝사랑이랍시고 누군갈 좋아해 본 경험이 없어? 이건 충분히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거라 생각해.

그리고 밍기뉴가 나무인 만큼 밍기뉴의 목소리는 어디까지나 제제의 상상 속이기 때문에, 실제로 밍기뉴가 어떤 속성을 가진 나무냐 하는 것은 논외야. 제제가 애정을 가진 대상 중 하나일 뿐인 거지.

 

중학교 과정을 거친 사람이라면 대부분 알다시피 문학 작품을 해석하는 관점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 내재론적 관점과 외재론적 관점.

작가가 자신의 경험을 담아서 어떤 의도로 쓴 글이다 라는 면에서 해석하는 것은 외재론적 중에 표현론적 관점에 해당해. 하지만 작품 자체만을 보고, 그 외부에 존재하는 어떤 것들은 다 배제하고 해석하는 관점도 내재론적, 또는 절대론적 관점이라고 분명히 존재하고 타당하며 가능한 해석 방식이야.

총 네 가지의 이 관점들 중 어떤 것이 더 우위에 있지는 않아. 작품에 따라 적절히 절충하고 감안해서 해석하는 것이 옳은 해석이야.

그렇기 때문에 작가의 의도만 가지고 작품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은 너무 강압적이라는 거야. 더구나 바르콘셀로스 본인이 아이유 노래를 듣고 분개한 것도 아니고 출판사에서 아무리 그 작품에 애착을 가졌더라도 이것에 비난을 표한다는 것도, 이 의견을 가지고 야 출판사가 이렇대잖아 하면서 근거인양 사용하는 네티즌들도 모두 월권일 수밖에 없어.

아이유는 자기가 자기의 눈으로 읽은 (그리고 수십번 이상 읽었을 수밖에 없는)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에 대한 감상과 그것을 스물세 살 본인의 삶에 적용시킨 이야기를 가사로 쓴 것 뿐이고 너희에게 그걸 듣고 좋아하라고 강요한 적도 없어. 너희가 그 해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이 저작물을 소비하지 않으면 그만인 거야.

 

이렇게 되면 분명 너희는 난독증 있니? 동녘 비판글은 아이유가 해석한 관점이 아니라 제제한테 스타킹 신기고 핀업걸 자세 취하게 한 부분에 대한 거잖아 라며 또다시 반박하겠지. 느껴져? 얼마나 너희가 할 말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지?

문제의 그 그림은 아이유가 디자인 측에 보낸 초안에는 등장하지도 않아. 아이유 그림엔 꽃이 몇 송이 핀 구멍없는 나무의 가지 위에 졸라맨이 앉아서 아이답게 팔을 벌린 자세를 취한 부분만이 제제에 대한 그림으로 등장해.

그걸 v앱라이브방송에서 공개하면서 자신의 이런 그림을 그쪽에서 너무 잘 해주셨다고 감사하다고만 했었어.

실제로 아이유가 그런 의도였는데 표현을 못해서 그림을 전달하면서 저기 제제는 이렇게 해주세요 하고 따로 주문했는지도 모를 일이지.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근거 없는 영역일 뿐이고, 아이유는 그게 그런 의미를 가진 자세인지도 나무구멍이나 버섯이 문제가 되는지도 모르고 그저 소설에서도 자주 장난감이 되던 스타킹을 신고 또 장난스러운 모습을 한 귀여운 제제를 보고 기뻐했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봐. 물론 진짜 전자일 수도 있기야 하지만.

 

어쨌든 간에 나는 이렇게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왜곡되거나 편집된 일부분만 보고 냄비답게 화르륵 타올라서 무차별적으로 비난을 쏟아내는 사람들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는 말이야.

또 거듭 말했듯이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라는 책을 실제로 읽어보지도 않고, 제제가 어떤 느낌을 주는지, 밍기뉴와 제제의 관계가 어때 보이는지에 대해 직접 느껴 보지도 않고 그런 책이래 라는 말만 듣고 진짜 대박멍청하다 어떻게 그런 오독을 할 수 있냐 라며 아이유를 욕하는 사람들은 정말 유치하고 무식하기 짝이 없다고 느껴.

 

이쯤 돼서도 어이없어 하는 사람들은 분명 있을 거야. 그럼 이제까지의 그 클리셰들은 어떻게 설명할 건데 하고. 그건 이미 다른 글들에서 조금씩 반박이 나오고 있어. 다른 걸그룹들도 마찬가지 비슷한 컨셉을 잡고 있거나 그런 적이 있다고. 사진들도 점점 많이 보이고.

아이유가 이런 요소들을 보다 많이 넣었고 그게 인식되지 못한 채 인기를 얻고 있었다 하는 점에선 그건 아이유 탓이 아니지. 자기가 소아를 좋아해서 소아 컨셉으로 찍은 게 아니잖아. 너희들 말대로 이걸 범죄로 본다면 아이유가 잠재적 가해자라는 건데, 그럼 어린애들을 데리고 사진을 찍었겠지. 어린애들을 어떻게 하려는 포즈로. 그게 아니라 자기가 아이같이 보이는 컨셉으로 컨텐츠를 제작했고 너희는 그걸 지금까지 좋다며 국민 여동생이라며 향유해 왔다는 것은 아이유의 문제가 아닌 시대의 한 트렌드이고, 이 컨셉이 문제된다면 그걸 많이들 좋아해 줌으로써 연예인들이 그걸 통해 인기를 얻으려고 하게 한 대중의 문제인 거야.

 

또 마지막으로, 이번 일들로 인해서 지금까지 저렇게 더러운년이 아티스트인 척 행세했던 거야. 아이유 더러워! 가수도 아니야! 라는 사람들은 진짜 초점에서 완전히 벗어난 거라고 생각해.

노래나 앨범 컨셉이 어찌 됐든 논란될 요소가 없는 다른 곡들은 충분히 공감되고 가슴을 울리는 가사들로 또 좋은 멜로디로 꾸준히 사랑을 받아 왔고, 아이유가 제작에 참여한 것들이나 뛰어난 가창력으로 불렀던 노래들은 그녀가 가수로서 인정받을 만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기에 충분해. 컨셉 같은 거랑은 완전히 상관이 없는 거야. 이런 논란으로 노래 실력 같은 것까지 욕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뒤늦은 대응이라거나 생각없는 발언, 로엔트리의 치졸한 말바꾸기 같은 것은 비난받을 수밖에 없어. 하지만 아이유도 하고 싶은 말이 넘쳐나도 나처럼 장황하게 직접 발언할 경황은 없었겠지. 조금만 더 신중하게, 비난이 아닌 근거 있는 비판을 하자.

추천수1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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