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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일년이야

겨울춥당 |2015.11.10 07:27
조회 330 |추천 0
시간 참 빠르다.
한달은 무슨, 하루도 버티기 힘들다 생각했는데
벌써 1년이 지난걸 세아려 겨우 아는 걸 보면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고 이기적인걸 느껴.
내 전부라고 생각했고,
너를 어떻게 잊나며 매일을 눈물 쏟았던 내가
다신 다른 사람 만나지 못할 거라 좌절했던 내가
새로운 만남에 설레하고,
낯선 사람에 손내밀며 웃는걸 보고
이 세상에 영원한 건 없단 걸 절실히 느껴.
그래서 괜시리 헛웃음이 난다.
내가 앞으로 살면서 그런 무조건적이고 가슴 떨리는 사랑을
다시 할 수 있을까.
너를 처음 만난 순간에도 그랬고, 너를 만나는 동안에도
그리고 헤어지고 1년이 지난 지금도
너는 참 좋은 사람이었다.
학벌이 뛰어난것도 아니었고, 집이 부유한 것도 아니었지만
나를 위해주는 네 마음이 예뻤고
항상 자신감 넘치는 니가 고마웠어.
그런 널 보며 내가 가진 학벌과 직업은 대단한 것이
아니란 걸 느꼈고 내가 부족한 사람이라 생각했다.
돈을 보고 능력을 보고 만난 사람이 아니었기에
니가 빚더미에 앉게 된 건 내겐 큰 시련이 아니었어.
그리고 너도 나와 같을거라 생각했지만 착각이더라.
당사자가 아니고서야 그 마음을 온전히 이해할수 없겠지만,
그래도 나는 니가 내게 물어봐주길 바랬다.
이런 상황에서도 나는 너를 변함없이 사랑한다고,
힘들겠지만 내 손을 잡아줄 수 없겠냐고 물어봐줬으면
했어. 그런데 그게 내 욕심이었어.
내 존재가 위로가 아닌 부담이 될 줄은 몰랐어.
눈물 많은 나라서, 니가 의미없이 던진 한마디에 울기도
했고 마음 아파도 했지만
그 말 뒤에 숨겨진 네 마음이 어떤지 알기에
그 순간을, 그 시간 속의 너를 비난하고 싶지 않다.
병원가는 걸 정말 싫어했던 내가
늦은 밤 혼자 눈물 삼키며 응급실에 걸어갔을때도,
여느 커플처럼 권태기를 겪으며 다시 노력해보자는
내 부탁에 한숨섞인 대답을 들었을때도
너를 원망해본 적 없어.
너는 참 지겹고 싫다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요새도 그때 우리가 헤어지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그 생각을 가끔은 해.
그렇다고 바뀔건 없을텐데 말야.
지금 느끼는 거지만 너 나 참 싫었겠다.
늦은 밤 전화해 못 헤어진다 울고,
그만 만나잔 문자에 다짜고짜 찾아가 못 헤어진다 붙잡고..
그러다가 이제 제발 그만하자는 너의 말에
가슴이 쿵 내려앉았어.
그 뒤론 문자도 전화도, 집으로 찾아가는 것도 못하겠더라.
정말 끝을 내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는게 겁이 났는지도
모르겠어.
그렇게 하루를 버티고 이틀을 버티다 보니 일년이 됐네.
그런데도 일년전이랑 다를것없이 보고싶다.
우리가 다시 만날 수 없다는 것도,
혹여나 다시 만나더라도 예전처럼 웃으며 볼 수 없다는
것도 너무 잘 알아.
내게 그렇듯이 그저 너에게도 내가, 문득 생각나는
그런 사람이었으면 해.
일년이 지나고서야 사진을 지우고 번호를 지우고..
오빠가 남겨준 생일축하메세지를 지우면서
이생각, 저생각이 너무 많았네. 복잡한 밤이다.
잘 지내? 궁금한데 물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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