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어먹을 만치 눅눅하고 습한, 에어컨 없이는 절대 잠들 수 없을것만 같은 그런 밤이다.
좋아하는 티비 예능 프로도 끝나고 슬슬 내일의 출근을 위해 잠자리를 준비하고 있었다. 땀에 절은 몸을 일으켜 모기장을 치고 모기향을 피우고...
그리고 불을 끈채 자리에 누워 에어컨을 켰다 선풍기와 에어컨이 불러오는 시원하다 못해 약간은 추운 공기에 금새 이불을 찾아 덮는다.
그렇게 시원함을 느끼며 설잠이 들었을 때였다.
이불속에 있는 내 왼쪽다리에 무언가 간질간질한 느낌이 들었다 이제 막 잠이 든 찰나였기 때문에 곧 가라앉겠지 하며 느낌을 무시하고 다시 잠을 청했지만
다시 한번 뚜렷하게 무언가 다리위를 기어다니는 느낌이 났다.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은 나는 허벅지를 털며 벌떡 일어났다.
'대체 뭐지....?'
'모기장을 쳤는데 어떻게 들어온거지?'
온갖 생각이 스쳐지나갔지만 그것의 정체를 확인하기 위해 모기장을 걷고 불을 켰다.
갑자기 환해진 방에 적응하지 못하고 실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좁은 내 시야에 벽에 붙어있는 중지손가락 크기의 거뭇거뭇한 형체가 들어왔다. 바퀴벌레 같았다.
그것도 생전 처음보는 거대한 크기의 바퀴벌레다.
치밀어오르는 욕과 혐오감을 꾹 누르며 무기가 될 만한 것을 찾았다. 저 놈을 잡지 않고서는 도저히 잠을 이루지 못할것 같았다.
눈이 방안의 밝기에 익숙해질즈음 방 구석에 놓여진 적당한 크기의 상자를 집어들고 바퀴벌레를 향해 살금살금 다가갔다.
그놈은 내가 다가가는것을 아는지
정확한 타격을 위해 베개옆에 놓여있던 안경을 착용한 후 그놈을 바라본 순간 나는 얼어붙은 채 그자리에 주저 않을 수 밖에 없었다.
모르는지 처음 있던 위치에 그대로 붙어있었다. 얼른 잡고 자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시력을 회복한 내 눈에 들어온 그것의 머리 부분엔 바퀴벌레의 머리 대신에
가늘고 긴 더듬이가 달린 내 얼굴이 흉칙하게 붙어 있었다..
출처 : 루리웹 - shout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