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수능이 끝나고 가장 하고 싶었던 건 우리 학교를 털털 털어대는 거였음.
그걸 여태까지 까먹고 있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글을 써봄.
먼저 우리 학교는 인문계임.
과거 전성기 때는 서울대도 몇 명씩 보내고 했다지만 그건 정말 말 그대로 전성기임.
그래도 sky가 한 학년에 서너명은 나오는 정도의 학교라고만 알아두면 될 것 같음.
글쓴이는 일학년 때 '고등학교'라는 것에 적응하느라 바빠 차마 주변을 살피지 못했음.
그런데 이학년이 되고 나서부터 우리 학교가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함.
우리 학교는 기본적으로 남녀 분반임.
제 2 외국어 시간에야 남자애들 얼굴을 한 번 볼까 말까임.
문제는 그것도 고3 올라와서의 일이라는 거지.
그러니까 우리 학교는 애초에 남녀의 교류가 별로 없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사귀는 애들은 깨소금이 투두두두두둑 털어지고, 짝사랑하는 애들은 열정적이지 짝이 없지만.)
그런데 아마 그게 문제인 것 같기도 함.
우리 학년은 남자와 여자 사이의 골이 상당히 깊음.
고1 때는 이렇지 않았는데, 고 3쯤 되고 나니 우리 학년 여자애들은 같은 학년 남자애들이라면 학을 뗌. 과감히 추측하건대, 아마 남자 쪽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함.
그러거나 말거나 어쩌겠음.
솔직히 글쓴이는 뒤늦게 정신 차리고 공부한 편이라, 이런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음.
교실 안에서 분홍색 안개가 넘실거리는 건 상상만 해도 질색인지라.
하지만 감정의 골이 너무 깊었는지 고3 때 대형사건이 터졌음.
그리고 그 골의 희생자는 6반 여자애들이었음.
우리 학교는 여학생 반이 5층이었고, 남학생 반이 4층이었음.
그런데 6반 같은 경우는 5층에 다 수용하지 못해 4층으로 떨어진 경우였음.
말하자면 태평양 위에 우두커니 떠 다니는 외딴 섬이나 다를 바 없었던 거임.
문제는 이 6반 여자애들 반에 붙어있는 5반 남자애들인데, 이 미친 놈들이 6반 여자애들 성희롱을 달고 살았음.
그런데 이 강아지와 쓰레기를 적절이 혼합해놓은 것들이 ㅅㅂ 영악하기는 조카 영악했음.
혼자서는 절대로 하지 않음.
꼭 떼로 우르르 몰려와서
"섹x, 섹x!"
외치고 우르르 도망감.
그래서 6반 여자애들은 당해놓고도 누가 말했는지를 모름.
소름끼치는 사례를 들자면 어떤 여자애가 자기 신발장에서 신발을 꺼내고 있을 때였음.
귓가에서,
"섹x~"
이렇게 바람 넣듯이 속삭였다는 거 아님.
그 여자애는 너무 놀란 나머지 다리에 힘이 풀려서 주저앉았다고 함.
먹고 싶다고 낄낄거리기도 했음.
그래놓고 막상 궁지에 몰리면 중의적 표현이라느니 지랄을 떨어댔음.
내 이슬 같은 친구도 당함. (너무 예뻐서 차마 질투도 나지 않는 데다, 성격도 순하고 착해서 여자애들이 오히려 보호하는 존재임.) 죽일 놈. 그 말을 들으면서 목에 달린 아담스 애플을 상큼하게 뜯어버리고 싶었음.
그런데 학교 측 대응이 더 어이가 없었음.
그 반 담임 선생님이 난리가 나서 5반을 거의 부숴놓을 듯한 기세였다고 함.
그러자 우리 후추 같은 학년 부장 (옆에만 있어도 담배 냄새 때문에 코가 가려움)이 엿같은 제지를 했음.
5반 그 멍멍이 똥 같은 새끼들을 불러내가지고는 하는 말이 이거였음.
"니들도 귀찮은 거 싫지? 나도 싫으니까 대충 사과하자."
솔직히 정확하게는 기억이 안 남.
다만 이런 류로 말했다는 건 확실함.
더 소름끼치는 게 이 강아지가 우리 앞에서는 남자애들 아주 크게 혼을 낼 거라고, 가만 두지 않을 거라고 했었음.
다 퇴학시킬 거라고.
특히 우리반 와서 그랬음.
그래서 우리반은 거의 축제 분위기였지.
'5반 강아지들아, 엿 먹어라!'에 더불어 '6반아, 우리가 다 말해뒀어!' 뭐 그런 게 적절히 혼합된 광란의 분위기였음.
그런데 이렇게 우리 통수를 어루만져주고 가시니 어이가 가출하지 않고 버티겠음?
난 이 인간을 원래부터 좋아하지 않았지만,
이 일 이후부터는 혐오하게 됐음.
이 사람에 대한 일화는 상당하니, 나중에 천천히 풀어보도록 함.
아무튼 사건으로 다시 돌아가자면,
5반 이 강아지들은 더 난리가 났음.
누가 말했냐부터 시작해서 광견병 걸린 개처럼 6반에 와서 짖어대기 일쑤였음.
특히 내 대뇌를 뜨끈하게 덥혀주었던 건, 그 강아지들이 이 드립을 쳤던 거임.
"우린 예쁜 애들한테만 성희롱을 했는데, 못생긴 것들이 지랄한다."
입을 찢어버리고 싶었음.
이 강아지들은 말하자면 우리가 그 난리를 치는 게 그저 '열폭'에 불과하다는 반응이었기 때문이지.
단지 너희들이 '범죄자'이기 때문에 우리가 난리를 친 것을 생각하지 못하고.
아마 졸업앨범이 나오면 수많은 5반 사진만 뜯겨서 소각장에 버려질 거라고 예상해 봄.
어쨌든 학교 측도 쉬쉬하는 반응이라서 이렇게 사건이 스러지는 듯 했음.
하지만 그 때 '학교폭력실태조사'라는 산뜻하기 짝이 없는 기간이 돌아온 거임!
아마 고삼 여자애들 중에서 여기에 5반을 신고하지 않은 반은 별로 없을 거임.
신고가 백 통 가까이 되었을 거라고 감히 예상해봄.
이걸 신고하고 나서 얼마 후에 우리 학교 전담 경찰이 방송도 했음.
자세하게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대충 이런 류였음.
'5반 학생들이 한 행위는 명백하게 범죄행위이다. 이건 학교 내에서만 해결될 것이 아니라 경찰 조사로 넘어가야 하는 사안이다. 5반 남자애들은 기다리고 있어라.'
그걸 들으면서 여자애들은 아주 환호성을 지르고, 춤을 추고, 손뼉도 치고 난리가 아니었음.
듣자하니 5반 멍멍이들도 그 때쯤에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안절부절 못 했다고 함.
글쓴이는 개인적으로 이 인간들의 인생에서 빨간줄이 하나 스트레이트하게 그였으면 좋겠다고 소망했음.
그도 아니면 징계이든가.
Aㅏ... 하지만 우린 엿같은 학교를 너무 만만히 본 거임.
껄껄껄.
이번에는 우리 학교 선생님들이 난리가 난 거임.
특히 후추 같은 학년 부장을 비롯하여 남자 선생님들이 난리가 났음.
그들의 입장은 대략 이랬음.
"다 끝난 일을 너네들이 왜 복잡하게 만드냐!"
허리를 뒤로 접어버리고 싶었음. 안이 아니라 바깥쪽으로. ㅅㅂ
그래, 이 정도면 학교의 명예가 걸려 있으니까 어쩔 수 없다고 치자.
그런데 이 강아지들이 오히려 6반 여자애들을 닥달했다는 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난 시발 진짜 이 거지같은 학년 부장을 진짜...
그 때가 시험기간이었는데, 학생부에서 6반 반장과 부반장을 수도 없이 불렀음.
피해자들의 이름이 뭐냐,
당한 애들은 누구냐,
확실한 애들 이름 말해봐라.
뭐 이렇게 당연한 절차가 지나갔다는 건 이해함.
그런데 6반 반장과 부반장들을 5반 가해자 멍멍이들과 함께 기다리게 하지를 않나,
처음에는 가해자들 모두한테 사과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가 후에는 몇명밖에 사과 못한다고 하질 않나, (우린 사과가 문제가 아니라고요.)
증거 드립을 날리지 않나,
피해자들 이름을 알아오겠다고 하니 왜 진즉에 안 알아왔냐고 화를 내질 않나,
왜 지나갈 사건을 이렇게 키워가지고 선생님들 귀찮게 하냐고 화를 내질 않나.
성기 같은 일들이 파도처럼 6반 반장과 부반장들을 덮쳤음.
그것도 시험기간에 말임.
멘탈이 닳은 모 부반장은 펑펑 울기도 일쑤였음.
우리 사회의 일면을 본 것 같아서 굉장히 뭣 같은 일화임.
결국 피해자들도 시험기간에 경찰서를 들락날락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이 사건을 덮자고 해서,
5반 강아지들 몇명한테 인사를 받고 이 사건은 마무리 됨.
그런데 그 새끼들은 작은 징계 하나 받지 않았음.
개같은 학교. 시발.
다음 글은 후추 같은 학년 부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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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이 글이 남녀 편가르기 같이 되는 것 같아서 몇 자 덧붙여봄.
우리 학교가 유난히 남자와 여자의 갈등이 컸고,
5반의 이 멍멍이들이 거기에 아주 큰 불씨를 터뜨렸다는 건 확실함.
다만 우리 학교에도 멀쩡한 몇명 남자애들은 있었음.
한 반에 서른 명이라고 치면 한 일곱여덟은 멀쩡하고, 성실한 애들일 거임.
사실 문과 1,2등은 모두 남자이기도 했고.
또 일곱여덟은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쓰레기라고 보면,
나머지는 그냥 철이 덜 든, 흐름에 따라 살아가는 애들이라고 봄.
그런 애들 중에서도 막판에 철 들어서 성실하게 살아가는 경우도 있었음.
5반에서도 이 일에 끼어들지 않았음에도 한 대 묶이는 애들도 분명히 있을 거임.
내가 이렇게 장황하게 덧붙이는 건 내가 하고 싶은 논점이 흐려질까봐 그러는 거임.
나는 나머지 성실하고, 자기 할 일 하면서, 굳건히 살아가는 남자애들을 하나로 욕하고 싶진 않음.
오히려 이렇게 말하고 싶음.
5반 몇몇의 강아지들, 니들은 범죄자였다는 걸.
나는 지금 우리 학교 남자애들 전체를 욕하는 게 아니라,
바로 그 범죄자같은 니 새끼들을 욕하는 거라는 걸 꼭 알아줬음 좋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