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이후 지옥을 맛보고 있다.
곧재수생
|2015.12.03 16:42
조회 72,316 |추천 190
12월 3일 학교 다녀온뒤 집에서 누워있는데 엄마가 잠깐 집에 들리심. 부엌에서 국을 데우다가 재수관련 얘기(거의 통보)하시다가 갑자기 혼을 내셨다.
엄마: 수학, 영어 공부를 하라고 말씀하심. 그러다 갑자기 00고 1등 000 얘기. 걘 수능을 너무 잘봐서 담임선생님한테 서울대 00과 면접 안보러간다고 한댄다. (나는 왜 이 말을 내가 들어야하는지 이해가 안갔음)
같은 00중을 나왔으면서 걘 책임감이 있고 겸손함.
너는 책임감도 없고 겸손하지도 않고 열심히 안했고 그냥 멍청해 (난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생애 중 고3생활 때 공부를 나름대로 가장 열심히 했음)
나: 00중을 같이 나온거랑 무슨 상관인데?난 지금 엄마가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모르겠어
엄마: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도 모르겠지? 그러니까 서울대 교수들이 하는 말에도 '무슨 말을 하는 건지도 모르겠어요..'이랬지!!! →참고로 난 이 말을 한 적이 없음. 엄마한테 그냥 흘리듯이 그 사람들이 뭘 원하고 질문하는지 모르겠어 라고 말한적은 있음 (억장이 무너지는 충격을 받음. 난 서울대 면접을 보고 나서 한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잘만큼 트라우마가 심했기 때문에 '엄마'라는 사람이 이런 말을 할 줄은 몰랐음.)
니 아빠는 지금 부산으로 발령났고 너 아무도 강남 대성에 데려다 줄 사람 없으니까 00학원(집이랑 가까움)이나 가. (아빠는 성적 발표나고 나를 아예 무시했기 때문에 여기서도 충격을 받음. 아빠한테 너무 죄송하다. 정말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이 이후로도 난 계속 벙쩌있다가 그냥 ㄴ..나는...멍청하니까...이 말 밖에 못하고 엄만 듣지도 않고 나가심 그 뒤로 몇년만에 소리내서 울었음 서럽다 아무도 날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 나랑 같은 처지인 사람이 없기 때문이지 다른 애들 부모님들은 자녀들이 상처받지 않게 차라리 위로를 해주시는데...나는 뭘까. 쓰레기만도 못하구나 난. 죽고 싶다 하지만 죽는 게 무섭다 차라리 미련이 없으면 좋으련만...너무 괴롭다. 지금 상황에 '날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 이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이럴 땐 친구들의 위로도 통하지 않는다. 서럽다 서럽다 서럽다 미칠 것 같다
- 베플헐|2015.12.05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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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면접까지 볼 정도면 진짜 우수한 학생인데. 부모님이 너무하셨다. 왜 부모자식 간에는 상처주는 말을 저리 쉽게 하나. 자신감 잃지 말고 재수하더라도 꿋꿋히 하길 바라요.
- 베플사회인|2015.12.05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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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수능 본 지 벌써 10년 넘었네. ^^;; 나는 재수할 형편도 아니고 해서 그냥 지방대갔어. 지방대 가서도 썩 잘하지 못해서 부모님 힐책 많이 받았다. 마음 아프고 서럽고, 부모님이 "널 잘못 키웠다" 라고 하신 건 지금도 기억에 남아서 좀 쿡쿡 쑤심. 근데 대학교 다니면서 취업 먼저 한 게 잘 풀려서 강남에 있는 적당한 회사에서 과장급으로 근무하고 있어. 대기업은 아니지만, 부모님은 만족하셔서 지금은 내 자랑하고 다니시지. 부모님은 "지금"만 보신다. 과거에 잘해도 지금 못하면 속상해 하고, 과거에 못해도 지금 잘하면 괜찮아. 대학교도 지나고 보면 그냥 인생의 굴레일뿐. 사실 연고대 아니면 별로 차이 안나더라. [위로가 아니라 진짜로.] 차라리 외국어를 잘하는 게 더 도움되지. 오르막길 있으면 내리막길 있어. 힘들다고 다 던져버리지마라. 잘 풀릴 때도 온다. 지금 실패자라고 앞으로도 영원히 실패자인 건 아니다. 머리식히고 맛있는 거 먹고 좀 쉬고 다시 하면 돼. *** 아 친척들도 말이지... 좀 괴로웠다. 내 사촌동생은 좋은 학교 갔는데, 나는 지방대였으니까 비교 당해서. 근데 사촌동생은 학벌좋은 백수고, 난 취직해서 지내니까 지금은 또 바뀜.ㅋㅋㅋ '어쩜 좋니' 라는 말이 '쟨 원래 똑부러져서 그럴 줄 알았다'가 됨. .... 이렇다니까. 상황에 따라 손바닥 뒤집듯 바뀌는 의미없는 말에도 너무 상처입지마라.
- 베플지나가던|2015.12.05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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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쓰려고 로그인했네요 마음이 아파서ㅜㅜ솔직히 부모님이 밑에분 말처럼 표현을못하는거란건 오백프로아니고...원래 그러신 분 같네요 많이 힘들었죠? 자존감이 낮은게 글에서 보이는거같아요 서울대 면접 볼 정도면 글쓴부ㄴ도 어디서 안 꿀려요. 그 친구 부모님은 어떻다던데 엄만 이래서 내가 안되지 하고책임전가해버려요 뭐라고 하실때마다 딴 생각하고! 물론 속으로ㅋㅋㄱㅋ사람ㅈ마다ㅈ다르겠지만 전 이정도로 스트레스가 반은 줄더라구요. 힘내요 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