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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학이나 자퇴. 옳은걸까요? 혼자 고민하는게 너무 힘듭니다..

 

저는 올해 전문대 실내디자인과에 입학한 스무살 학생입니다.

매일매일 과제에 치여살고 전시준비에 밤을 새면서 고민했던 문제였고

고민을 털어놓을 시간 조차 부족해 전시만 끝나기를 기다리다가 이제야 쓰네요..

 

두서없이 글을 쓸 것 같은데 참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어렸을 때 부터 뭐 하나 뛰어난 것이 없었습니다.

주변에 꿈 하나를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거나,

어떤 분야에 특별한 재능이 있는 친구들이 너무 부러웠습니다.

나도 뭐 '하나'라도 가지고 있는 것이 있다면, 이렇게 생활하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라는?ㅎㅎ

 

그래도 그런친구들보다는 저와 같은 친구들이 더 많았으니까.

그 때는 그게 당연한건 줄 알았으니까. 혼자서 괜찮다며, 일단 공부나 하자며,

제 자신을 달랬었어요.

 

고등학교 내내 공부는 나름 열심히 했는데,, 제가 설마 전문대를 갈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이 학교도 추합으로 붙어서 감지덕지하며 들어왔다는..ㅎㅎ)

어쨌든 결과적으로 저는 전문대 실내디자인과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실내디자인과는 제가 가고싶어서 선택한 과였어요.

 건축이나 실내디자인쪽으로 직업을 가진 제 모습을 상상하면 음.. 꽤 멋있었어요.

 

과대를 해볼까 장학금도 노려볼까 라는 생각을 하며 당찬 포부를 가지고 입학을 했지요

 

정말, 생각과는 전혀 다른 과였어요.

하지만 당황할 틈도 없이 과제를 쏟아부어주시는 교수님들..

그래도 다행인건 전문대라 미술 전공을 하던 친구들 보다는 저같은 성적을 맞춰오거나

잘 몰랐던 친구들이 더 많았던 터라 기초부터 잘 알려주셔서 버틸 수는 있었어요.

 

그 때는 힘들어도 휴학생각은 안했었어요.

저에게 휴학은 사치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음 성적도 꽤 좋았어요. 학점 4점 초반대에 우리 과 팔구십명중에 9등을 했어요.

(전문대라 성적 따기 쉽다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저는 전혀 제가 공부했던

분야가 아니라 제 성적에 굉장히 놀랬답니다ㅜㅜ)

장학금을 조금이라도 받을 줄 알았는데  학교가 짠건지 제가 장학금 받을 정도로

잘한게 아닌건지 장학금은 5등부터 받을 수 있다네요.

 

무튼 아쉬운 마음에 2학기땐 장학금을 노려보자! 라는 각오를 했죠.

하지만 어떤 한 과목이 휴학까지 생각하게 만들줄은 몰랐네요 ㅎㅎ

그 과목은 

첫 주부터 컨셉을 발표하는 ppt 발표가 있었고, 좋은 성적을 받았습니다.

발표 평 중 한번은 교수님께서 3학년 발표를 보는 줄 알았다고 칭찬도 많이 해주셨죠.

하지만 작업을 하는 후반부에서 저는 한계를 맞이했어요.

 손재주가 매우 안좋은 저는 무엇을 만들고,붙이고,그리고에 대한

감각이 매우 떨어져요. 그냥 그 쪽에 흥미가 없어요.

애초부터 이런 걸 하는 줄 알았다면 입학하지도 않았을 거에요.

정말로 이건 제 적성에 맞지 않아요.

그래서 후반에 갈 수록 제 자리는 구석으로 가게 돼요.

제 작품이 교수님 눈에 띄고 싶지 않아서요

이런 생각이 자꾸드니까 자퇴 생각이 자연스럽게 나오게 되더라고요.

 

근데 또 과제는 또 주시는 대로 착실히 다 해갑니다.

나름 좋은 성적을 받은 이유가 밀리지 않은 과제와 출석 덕이겠죠.

과제를 다 해가는건 결코 재밌어서가 아니에요.

'해야 하는 것' 이니까. 이게 강박같이 자리잡아있어요.

뭐든 도움이 되는게 있으면 하고 보는 거요.

고등학생때도 그래서 쓸데없는 과학송 유씨씨에도 참여하고,, 봉사활동 시간도 채우고

이과라서 과학 동아리도 친구랑 만들어보고. 지금은 예체능과에 와서 다 부질없는 짓이 되고 말았지만요.

 

이야기가 샜네요....  본론으로 다시 돌아가서 말하면

전 과제를 안할 수가 없는 성격을 가졌다고나 하면 이해하실까요.

재미는 더럽게 없지만, 해야하는 것이니까요..

 

이게 너무 지치더라고요. 차라리 하기 싫다고 과제를 안해오거나

가기 싫다고 학교 안가는 친구들의 배짱이 부러울 정도로요.

 

이러니까 미치는 거에요 ㅎㅎ 성적은 나름 잘 나오지만, 견디고 있는거죠

2학기도 아마 잘 나올거에요. 하지만 이게 마냥 좋지만은 않네요..

음 혹시나 장학금을 받게된다하면 생각이 좀 달라질까요..

 

 

과제를 하면서 집가는 버스 안에서 문득 든 생각이

이 길이 맞는건가. 재미없는 이 수업들을 나는 이게 뭐라고

매주 과제하나 빼먹지 않고 밤을 새가며 착실하게 해가는 건가.

자퇴하면 이 성적도 다 부질없는 것일 텐데,

고등학교때 내가 했던 일들도 부질없는게 반이 넘는데,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이런 생각이 막 들 때 쯤 페북에서 어떤 강사?분이

휴학은 꼭 해봐야하는 제도라며 말하시는 걸 보고

 

아, 계획을 철저하게 짜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틈틈이 생각을 해봤어요,

10개월동안 알바를 하고 남은 2개월동안 자유여행을 다닐까. 라는 생각도 했지만

아까 말했듯, 그 여행은 저에게 사치이고 미안함이더라구요.

 

이 얘기까지 해야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또 산으로 갈텐데.. 얘기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이런 얘기도 제가 휴학이나 자퇴를 고민하는 이유 중 하나이니까요.

 

저는 남부럽지 않게 살았던 집안이였어요. 그 지역에서 가장 좋은 주상복합에 살고 있었구요.

고1때 아빠가 돌아가시기 전까지만 해도 모자랄 것도 걱정할 것도 없었지요.

 

돈에 대한 개념이 많이 없었어요.

아빠가 돌아가시고 난 후 이사를 가는 이유가 

'셋 이 살기에는 집이 넓어서'라는 엄마의 말씀을 곧이 곧대로 믿었으니까요.

 

엄마도 그 때는 부모로서의 자존심이 있으셨던것 같아요.

철없던 열일곱 시절  돈을 많이 쓰고 돌아와 혼났던 날에는 우리집이 어려우면 얼마나 어려운지

알려달라며, 나는 가족도 아니냐며 떼를 쓰고,,

나는 우리가 얼마나 힘든지 알지 못해서 그랬던 거라며 혼자 또 합리화를 했지요.

 

지금 생각하면 그래요. 힘든걸 알았지만, 모른 척 하고 부정하고 싶었던 것같아요. 그 상황을.

 

스무살이 되서 알려주시던 날, 옛날에는 왜 안알려줬냐는 제 말에

엄마도 창피했다는 말을 들은 날은. 엄마가 앞에 계시는 데도 창피한 줄 모르고

펑펑 울었네요.

 

지금은 정확히 압니다. 그래서 휴학없이 취업을 빨리 하려고 했던 거에요.

 

그런데 이 상황에 제가 휴학을 생각하고 있네요..참.. 정확히 말하면 자퇴이겠죠.

 

음 이제 제가 과제를하며 집을 가며 생각 했던 걸 말해볼까요..

우선 앞서 말했든 여행은 안될거 같아요.. 무지 가고싶지만, 뼈빠지게 고생하시는 엄마한테

너무 미안해서요..

그래서 제가 생각한건,,별건 아니에요.

일단 시급많이 쳐주는 관공서 알바를 신청했어요.

그건 보통 2월까지만 하니까 그걸로 돈을 많이 벌어 놓아요.

그리고 제가 동물을 무지~~좋아하는데요. 특히 강아지나 고양이요.

그런데 집에선 또 무지~~반대를 하시거든요. 그래서 시급이 좀 적더라도

우선 애견카페나 동물병원같은  곳에 알바를 하는 거에요.돈은 벌어야 하니까~장기적으로요!

주변엔 애견카페가 한군데 밖에 없고 여긴 안될 것 같아서 멀더라도 구해볼 생각이에요.

그렇게 1년동안 해본 후 다시 디자인과에 가야할지 아님 그 길을 계속 걸을 지 결정하려구요.

틈틈히 디자인관련 컴퓨터프로그래밍은 공부해둬야겠죠. 혹시 다시 디자인 길을 걸을 수 도 있으니까요..

 

이게 제가 생각한건데.. 정말 별거 아니죠.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좋아하는 건 이것밖에 생각이 안나네요..

 

집안 사정에 휴학은 꿈도 꿔보지 못했는데. 이 길을 걸어도 될지. 정말 고민이 되네요.

혼자서 이렇게 복잡한 생각을 하는 것도 혼자라 너무 힘들어요. 

집안사정까지 다 생각하려면 안하고 제가 빨리 좋은 곳에 취직하는게 맞겠지만,

 

문득 이렇게 살기 싫다는 생각이 자꾸 드네요..

부모님께 너무너무 죄송함과, 혹시 내가 포기가 너무 빠른건 아닐 까 하는 마음에 고민이 자꾸 됩니다.

 

아이구.. 시간이 꽤 많이 지났네요. 쓰는 도중 엄마가 들어오셔서 다른 화면 틀고,,그러다보니 흐름이 자꾸 깨져서 같은 얘기만 반복한 느낌이 드네요..ㅎㅎ

 

후련하네요. 어디서 얘기한 적이 없는 말이라서요.

 

그럼 긴 글 읽어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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