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기 전에, 공부하기 싫고 음악이 더 하고 싶다는 아끼는 동생에게 해준 얘기할 때 생각하면서 적은 글 이여서 반말체라도 양해좀 구하겠습니다.
- 이렇게 적은 글은 동생이 저에게 말 한 것.
나는 중3 겨울방학 때 부터 몰래 음악을 취미로 하면서 고2 때 부터 내가 추구하는 장르에 맞는 장비들을 구비해서 업으로 바꾸려고 본격적으로 시작했어.
13년도면 내가 고2였네. 난 학교에선 체육시간 빼고 거의 자기만 했지.(웃음) 왜 자기만 했냐면
학교 마치고 씻고 밥먹고 10분 밍기적대는 시간 빼면 집에선 음악작업 밖에 안 했거든. 그리고 작업하면서 물을 많이 마셔서 한 두 번 화장실 갈 때 빼곤 의자에서 엉덩이 절대 안 때고 밤새 노래 듣고 가사쓰고 녹음하고 또 작업한거 모니터 하고 그랬어. 그러면 대략 저녁 8시쯤부터 아침 7시쯤? 까지 작업하고 있으면 해가 뜨고 있어.
그래서 몸이 학교 갈 때만 되면 비실비실해지고 눈도 풀리고 막 침대에 몸 던져서 이불에 잠기고 싶었어. 근데 등교시간 8시 맞추려면 베개랑 인사 할 시간도 없이 그냥 씻고 바로 학교 가야되.
-형 그래도 학교는 꼬박꼬박 잘 갔나보네요? 근데 부모님 반대는 없었어요?
부모님 반대가 없지는 않았지만 난 적은 편이였던 거 같아. 아빠는 자기가 하고 싶은거 하고 살아야 한다고 허락하셨고 엄마도 말은 '그래 해봐라' 라고 하셨는데 내가 밤 늦게 작업 하고 있으면 간간히 들어오셔서 잠 좀 자라고 지금 안 자고 학교 가서 맨날 자냐고 그렇게 말하셨어. 그러면 나는 평소면 그냥 별 말 안하고 작업 접는 척 하면서 엄마 자면 다시 하고 그랬는데, 하루는 내가 정말 기분이 안 좋았던 때가 있었거든? 그래서 그날은 헤드셋 끼고 볼륨 최대로 올려놓고 시끄러운 노래 듣고 있었어. 근데 하필 그날 엄마가 또 들어오셔서 뭐라 하시는거야. 내가 화 내는거 봤냐?
-한번도..
나는 한 손에 꼽을 정도로 '화'라는 감정을 느낀 적이 없었고, 또 엄마한테 큰 소리로 말 한적이 없었는데 그날은 나도 예민하고 피곤해서 아. 뭐 맨날 예민하고 피곤했지 여튼 언성도 높아지고
결국엔.. 너 우리집에 옷장 문 없는거 봤지
-네
그 문 없는게 다 부수고 난리 나서 없어졌어. 방에 부순거 많았는데(웃음)
그래서 나도 양 손에 피멍들고 퉁퉁붓고, 다음 날 엄마가 내 손이랑 방보고 충격먹고.
지금 생각해보면 엄마도 답답하고 다 내가 걱정되서 한 말인데 그때 난 또 잔소리 한다고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막 내가 부순건 내 방 뿐만 아니라 엄마 속도 그냥 다 부순거 같아서
참 후회 많이 하고 그랬지. 그 일 생기고 엄마랑 크게 마찰 안 빚으려고 최대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노력을 많이 했어. 근데 엄마도 나한테 일찍 좀 자라고 잔소리 같은 말씀 그 날 이후로 한 번도 안하셨어. 좀 더 자유로워진 것 같으면서 이상하게 묘한 느낌이였어.
아, 학교도 왜 안 가고 싶었겠냐 나도 그냥 자퇴하고 하루 죙일 음악하고 싶었는데, 어느순간 그냥 20살 되면 어차피 서울 가서 음악 할건데 지금 뭐 학교에서 밥먹고 친구들 보는것도 나쁘지 않고 그래서 학교는 정말 성실히 다니면서 내가 좋아서 하는 음악이니까 진짜 피곤하고 예민해도 남들 잘 때 안 자고 하고 열심히 했지. 어 맞아 애들 눈 떠있을 때 난 자고.(웃음)
그래도 나 문학이랑 외국어 잘해서 상도 많이 받고 그랬다.
백일장 그거 시쓰는거 나가면 다 장원받고 외국어랑 문학도 교과우수상 받고 그랬지(웃음)
-와..형은 공부를 안 한건 아니네요. 난 공부 전혀 하기 싫은데..
별로 안 친한 애한테 그냥 하는 말 해줄까 아니면 내 진심인 얘기를 해줄까
-음.. 둘 다?(웃음)
(웃음)그냥 하는 말은 공부하라고 해. 공부하면 그때는 모르지만 꼭 도움이 돼 공부한 만큼 정말 도움이 돼. 근데 솔직히 나는 공부를 하기 싫으면 안 하는게 사실 맞는 거 같아. 니가 흥미나 재능이 있는 쪽,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는게 맞는데. 중요한건 니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게 우선이야. 그리고 더 중요한건 그 일에 간절한 절실함이 필요해. 이건 내가 어떻게 말 해 줄 수 없어. 자기가 뼈저리게 깨우쳐야 느끼는 감정이거든.
-하고 싶은거.. 하고 싶은거.. 음악?
(웃음) 음악 하고 싶으면 음악 하는거지. 근데 또 문제가 생길 수 있는게,
예술은 정말 심오해. 예를들면..아니 현실이지 어(웃음) 예술적으로 타고난 천재성과 어설픈 재능 뭐 노력, 이 둘의 잔인한 차이를 알게 되면 좀 뭐랄까 자살하고싶지. 진짜 농담 아니고 자살(웃음)
너도 알잖아 나는 부모님이 두 분 다 성한 몸이 아니잖아. 난 사실 철 없는 척 하면서 고집 부리고 있는 거 같긴 해. 아빠 다리, 엄마 다리 휘어있는거 보면 내가 다 마음이 쓰려. 그래서 집에 그냥 앉아 있으면 그냥 내가 너무 불편해. 내가 빨리 나가서 돈 왕창 벌어서 부모님 다리 좀 편하게 해드리고 싶어. 7살 차이 나는 내 친동생 있잖아, 엄마가 나중에 동생 대학교 등록금은 나도 벌어서 보태야 한다고 막 장난처럼 말하셨는데, 다 알지 나도 농담 반 진담 반 이란 걸.
나이 드실수록 힘드신거.
근데 나 봐봐 철 없는 척 음악 한다고 서울 온 거 보면 정말 이기적이지.
-생각 많이 하셨겠네요 형..
갑자기 분위기가 다운되네(웃음) 몰라..
내가 딱 너 였을 때, 아닌가 고2 땐가 '프로'와 '아마추어'의 분명한 경계를 아는 척 자세히 알지 못해서 취미를 업으로 자연스럽게 넘길 수 있을 까 하는 투명한 미래에 대한 깊은 불안감이랑 하루죙일 질리게 듣던 노래 가사에서 영감을 받고 밑고 끝도 없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서 결국엔 지금 서울에서 나 하고 싶은거 하고 있지만. 그냥 딱 쉽게 말하면 후회 할 래 안 할래 이거야
-안 하고 싶죠. 후회는 되도록..
맞아 후회는 안 하는 게 맞는 거 같아. 그런 생각은 절대 안 들도록.
내가 정말 해주고 싶은 말은
시간? 정말 빨리가는데 인생은 한 번 뿐이야. 하고 싶은 거 다 해보고 난 눈 감을거야.
근데 또 어떻게 사람이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사냐고들 하는데, 나중에 문득 휘둘리고 뭐 주관 없고 자신없는 일 하면서 후회하는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면 난 시도때도 없이 자살하고 싶은 충동을 어떻게 이기지 못할 거 같아. 만약에 두 번 세 번 목숨이 있다고 과학적?(웃음)으로 나오면 난 지금 음악 성기까고 어떻게 빨리 큰 돈을 모을까 고민할꺼야. 부모님 다리 고칠 돈.
근데 한 번 사는거니까, 많이 이기적이더라도 나 하고 싶은 거 해서 성공한 거 꼭 보여드리게.
그러니까 너도 잘 생각 해봐. 못가봤지만 대학생활도 꽤 나쁘지 않은 거 같아.
여자애들이랑 같은 반 할 수 있잖아(웃음)
-아..형 고마워요 진짜 고마워요.
야 가자, 시간 늦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