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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화의 휴가

곰신 |2015.12.08 15:19
조회 2,008 |추천 0

안녕하세요. 판에 글 써보는건 처음이라 어색하네요

 

저는 스물 두살 고무신 겸 직장인 입니다.

남자친구와는 대학 교양수업에서 만나 연애를 시작해 1월 초에 1000일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성격이 많이 안 맞아 중간에 몇번 헤어지기도 했지만 잘 맞춰가며 만나고 있습니다.

 

남자친구는 작년에 입대를 해 지금은 상병입니다.

주변에선 기다리기 힘들지 않느냐고들 하지만,

저는 사실 고무신인게 힘들다고 생각해 본 적이 한번도 없다고 할 정도로 잘 지내고 있습니다.(ㅋㅋ)

요새는 군대에서 연락도 많이 할 수 있더라구요.

또 다행히 저는 서울에서 일을 하고 남자친구는 자대가 경기도라 2시간정도면 보러 갈 수 있고,

저는 '보고싶으면 보러가면 되지'라는 주의라 면회도 1,2주에 한번씩 가구요.

 

남자친구는 군인이라 돈도 별로 없을 때고,저는 직장을 다녀서 그렇게 부족하게 살진 않다보니 만날 땐 왠만하면 돈은 제가 쓰려고 합니다.

얘도 군대 가기 전엔 저한테 많이 썼고 해서 그냥 낼 수 있는 사람이 내는 게 당연한 것 같아서요.

딱히 그런걸 크게 따지지는 않습니다.

 

누가봐도 남자친구한테 잘한다 싶을 정도로 잘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나도 이만큼 해줬으니 너도 해줘'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한편으론 남자친구한테 서운한 감정이 들 때면 제가 해줬던 것들이 생각나면서

서운한 감정이 밑도 끝도 없이 커지더라구요.

 

한 예로 들면,

얼마 전 제 생일이었습니다. 애도 아니고 생일에 뭐 그리 민감한가 싶겠지만

다른 친구들한테는 몰라도 적어도 남자친구한테 만큼은 최고로 제일로 축하받고 싶은게 여자마음이 아닐까 싶네요. (저만 그런가요ㅎ)

함께 맞는 세번째 생일인데 사실 작년도 재작년도 남자친구한테 많이 서운했거든요

올해는 사이도 좋으니 즐겁게 잘 지낼 수 있겠지 싶었습니다.

 

그런데 꿈도 컸던거죠. 일단 휴가를 맞출때 부터도 삐끗댔어요

군인이라 휴가를 맘대로 나올 수 없는 건 알지만,

충분히 생일 당일에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도 생일 며칠이 지나서 휴가를 올렸다고 하더라구요.

사실 그래서 내심 (얘 성격에 안그럴 애인거 알면서도)

나한테 늦게나온다고 뻥치고 몰래 생일 당일에 나와서 놀래켜주려고 하나? 하는 생각도 컸습니다

역시나 제 기대뿐이었지만요ㅋㅋ

그래서 늦게 나온것도 서운하지만 그래..어쩔수 없는 상황때문에 늦었다 생각하자..

군대는 원래 휴가같은거 맘대로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니까 하며 스스로 위안했습니다.

 

제가 언니랑 같이사는데, 언니가 남자친구랑도 친해서

휴가나와서 이쪽에서 놀때는 저희집에서 며칠 자고가자고 했거든요

남자친구 집은 저희가 사는 곳이랑 다른지역이구요

그런데 저녁에 통화를 하는데

휴가 첫날 나와서 자기 집에가서 자겠다고 저보고 같이 자기네 집에서 자자는거에요.

(제가 원래 남자친구 군대가기 전에도 남자친구 집에서 자주 자고 그랬거든요.

집에는 항상 남자친구네 부모님이 계시고, 어머님 아버님도 절 많이 이뻐하셔서

남자친구 없이도 같이 밥 먹고 그러는 사이에요. 편하진 않지만 썩 불편하지도 않은?)

 

평소 휴가때 자기네 집에서 같이 지내면서 놀자고 했으면

그래. 나는 평소에 면회가서 많이 보면되니까

너네지역에 있으면서 너친구들(저랑도 친함)이랑 부모님 많이 보고가라고 했을텐데,

제 생일때문에 나오는거면서 (게다가 늦게 나온거면서)..

저한테 바로 와서 생일축하한다고 늦어서 미안하다구 하며 하루는 저한테 투자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하고싶은거 가고싶은데 먹고싶은거 같이 해주면서 추억 쌓았으면 했는데

자기는 휴가 나오면 자기네 지역 갈거라고 너도 내려오라고 하는게

내가 이런 때 마저도 얘한테 맞춰야 하나 싶고

서운한 감정이 너무 쌓이더라구요

 

그래서 서운하다고 남자친구에게 전화로 얘기했더니

니친구들은 휴가 첫날에 집 안가냐고 제가 정말 이해못하는 사람처럼 되려 화내더군요...

애도 아니고 집에는 휴가 하루 늦게 나온다고 하면 될걸..

저도 매일 집엔 거짓말 해가면서 남자친구 면회다니는건데

아니면 여차저차해서 여자친구 생일이니 첫날 나와서 여자친구 보고 다음날 가겠다 해도 되는거 아닌가요...?

저는 저희집에 남자 형제가 없어 모르겠지만 그게 그렇게나 중요한건가요

 

제 주변 친구들은 남자친구가 몇일 기념일이다 생일이다 크리스마스다 하며 챙겨가면서 맞춰나오려고 노력하던데

오히려 저는 남자친구 상병된기념일이다 입대1년이다 뭐다 하면서

외출때는 월차까지 써가며 만나러 다니는데

제가 그렇게 큰 걸 바란건지 싶네요

 

사실상 매일 보러다니면서 시간이며 돈이며 투자하는건 전데,

휴가때마다 오롯이 저만 만나라는 것도 아니고 생일 같은 때라도 챙김받고싶은건데

이 전 휴가때는 제가 돈 다내고 같이 제주도 여행가고

그 전 휴가때는 휴가내내 얘네 집에서 지내면서 얘친구들 같이 만나자고 해서 만나주고 그랬거든요 제 휴가까지 써가면서

그런데 이렇게 서운하게 하니 얄미워 죽겠어요

서운한 마음이 생기니 작게 서운할 일에도

괜히 얜 원래 그렇지.. 하면서 애초에 기대도 안하게 돼요

 

다른 곰신님들 조언을 듣고싶네요 ㅠㅠ

제가 이해를 못하는 건가요? 다른 분들이었어도 서운할 만한 일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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