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까먹음ㅋㅋㅋㅋㅋㅋ
내친구 학원 숙제 안해가서 쌤이 폰압수하고 보충 네시간 남겼다고 함....ㄷㄷㄷㄷ
좀 화내긴 했지만 기분이 넘 몽실몽실해섴ㅋㅋ 그냥넘어감ㅋㅋㅋㅋ
봐준 사람들 모두 땡큐♥♥
설레서 죽을 것 같은데 김칫국인지 한번만 봐줘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때는 크리스마스였음.
일단 날짜부터 겁나 도키도키한 필이 나는데 나는 일단 솔로임. 주륵. 솔로임.
그래서 이브날에 가족들이랑 화목하게 보내고 크리스마스 날에는 내 친구를 만나기로 했음.
남자앤데 사심 1도 없는 그냥 여자같은 느낌드는.... 뭔지 알쥐?
아무튼 걔도 나도 진짜 사나이 포스 풍기면서 으랴으랴 노는 타입이라 추레함의 끝판왕을 보여주기로 함. 그래서 후드입고 그냥 블랙진입고 막하고 나감.
일곱시에 만나서 저녁먹고 놀기로 했는데 만나는 장소가 정류장임. 거기서 할일 없어서 한 오분? 정도 일찍 나왔는데 일곱시가 다 되는데 이시끼가 오다가 자빠졌는지 코빼기도 안비춤.
크리스마스때 참고로 엄동설한이었음. 우리 지역만 그랬나? 몰라 암튼 장갑이 있긴 있는데 폰이 안 눌러져서 장갑 벗고 손이 꽁꽁 얼어가는 처량한 신세였음.
근데 이런 내 심정을 아나몰라 이자식은 진짜 자빠졌는지 문자 씹고 전화 씹고 카톡 씹고 질겅질겅 지 혼자 다 씹어드심. 그
래도 혹시 얘가 올까 싶어 걍 맹하게 기다리고 있었는데
어?
갑자기 손이 따뜻해짐.
아니 따뜻해졌다기 보다는 차가운 느낌이 없어짐.
알고보니 손이 얼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각이 사라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계보니까 한시간 지나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시끼 진짜 어떻게 죽여버릴까 궁시렁궁시렁 대다가 급 누구한테 연락해야겠다, 생각이 듬.
왜 그렇게 오래 기다리다 그런 생각을 했는지 참 나레기. 뇌까지 얼었었나봄.
근데 마침 어머! 이 등신의 베프가 내 오랜 짝사랑인거임.
솔직히 진짜 1도 안 친해서 카톡은 무슨 일상적인 대화조차 희귀한 이 상황에서 뙇!! 연락한 구실이 생긴 거잖슴.
와씨 손떨려서 죽을 것 같긴 하지만 무슨 상관이오. 겁나 소심소심하게 선톡을 날림. 혹시 oo이랑 연락 되냐고.
(짝남을 A라고 할껭)
A는 내 카톡을 진짜 십초?도 안되서 보더니 잠시 있다가 안된다고 함. 그리고 왜 물어보냐고 함. 나는 얘랑 만나기로 했는데 지금 없다고 추워 죽겠다고 대답함.
이런 식으로 나의 어마어마한 오타의 향연(feat.얼은 손)과 함께 결론이 어찌어찌 남. 나는 크리스마스에 혼자 얼어죽을 지경에 있고 얘는 나를 씹고 있음.
A가 자기도 심심한데 나올까? 라고 함. 와 나 순간적으로 네!!!!!!! 나와주십시오!!!!!!!1 소리지를 뻔...했지만 날씨가 어지간히 추워야지? 됐다고 너 춥다고 오지말라고 함.
나한테 저녁먹었녜. 안먹었다고 했더니 막 뒤집어지면서 그럼 이새끼는 니랑 저녁약속 잡아놓고 애 굶기고 있는 거냐고 막 흥분해섴ㅋㅋㅋㅋ oo이 욕을 날림.
그러더니 조금 가라앉고 자기 나올테니까 장소 부르라고 함. 내가 괜찮다고 하니까 그래도 니 밥은 먹여야된...다고OH OH 은혜로운 A님 OH OH
실제 A가 한 카톡: 됬어 나 니한테 감/-**(내이름) 밥은 먹여야지
어머나 세상에 할렐루야
이제는 약속을 강아지 줘버린 내 친구자식이 사랑스러워지기 시작함.
일케 약속을 잡고 기다리고 있는데 저기 멀리서 A가 나타남.
어머나 세상에 근데 평소에 늘 맨투맨 후드만 고집하던 캐쥬얼이라고 쓰고 대충이라고 읽는ㅋㅋㅋㅋㅋㅋㅋ 패션의 소유자가 난방에 니트를 걸치고 온거임.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광대가 폭발하려는 걸 겨우 붙잡고 오는 걸 보고 있는데오갓 세상에 나 지금 추레한데?!
여러분들 이래서 집밖에 나갈때는 편의점을 간다 해도 꾸며야 된다고 하는 것인가 봅니다쒵
얘는 깔끔하게 평소같지 않은 차림으로 강림하셨는데 나는 복학한 백수언니.jpg
아무튼 뭐 멋졌음. 내가 부끄러운 것도 부끄러운 거지만 일단 너무 멋졌음. 여기서 나 보러 나오느라 꾸몄다....고 하면 파워 김칫국드링킹 포스가 흐를 것 같으므로 그냥 진행할께.
일단 나를 보고 한번 인상쓴다음 잔소리를 마구마구 늘어놓음. 이 날씨에 이게 뭐하는 거냐는둥, 막 감기 걸리면 어쩌냐는둥, 얘가 뭐냐고 이렇게 기다리냐는둥....근데 그래도 일단 나는 에베레스트를 양 볼에 달고 흐뭇하게 듣고 있었음. 뭐 얘가 하는 말인데 뭔들 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렇게 끝나고 걔가 뭐라고 먹자며 빙 둘러봄. 자 여기서 말할 사실이 있는데 우리 동네는 거지임. 그 흔한 커피숍도 파리바게트 하나밖에 없음. 크리스마스인데 거리가 정적에 휩싸였다면 충분한 설명이 되지 않음? ㅋ
진짜 여기에 파리바게트 옆에 편의점 위에 조그마한 상가 건너편에 맥도날드 하나..... 핡 써내려가니까 더 비참해지네ㅋㅋㅋㅋㅋㅋㅋ그래 이런 동네임.
얘도 당연히 알지, 몇년을 살았는데. 노답인 상황을 보면서 나한테 빵은 싫지? 그럼.
물론 나 주제에 더운 밥 찬밥 따지면 안되지만 느글거리는 속에 빵을 투입하면 위장이 대디를 출 것 같아서 끄덕거림.
그러니까 A가 내 후드를 뙇! 잡고 그럼 맥도날드나 가자. 그러고 나를 데려감.혹시 저 맥도날드는 천국의 다른 용어인가요? 지금 왜 대천사가 나를 이끄는 느낌이 드는지?ㅋ
행복하게 주문을 하고 얘도 뭘 시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나한테 밥 먹었다고 니 먹는 거 걍 보겠다고함.
물론 이것도 '밥 먹었는데 내 찡찡거림때문에 영하의 날씨를 무릅쓰고 옴....' 이라고 좋게 해석 가능하지만 우선은 미안해져서 의기소침한채로 계산하고 앉음. 계산은 얘가 하겠다는 걸 말려서 내가 함.
그냥 사달라고 하고 보답한다는 거 핑계로 다음 약속 잡을 걸 그랬나아 나레기
뭐 거두절미하고... 그렇게 음식을 받아서 앉음. 그리고 나는 A가 내 앞에서! 말도 못해본 내 일방향적 짝사랑이 크리스마스에! 나랑! 있다는 사실 때문에 제대로 먹지도 못....했을리가. 우물우물 소 빙의해서 잘 먹음. ㅋ
그리고 긴장이 풀리니까 방언도 터진건지 내 친구(약속을 강아지 드리고 이 아름다운 상황을 만드는 데 기여한) 욕을 엄청 함. 밉다고, 나 추워 죽는 줄 알았다고,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여기서 A가 한번 더 내 심장을 패대기침. 말하는 내내 나 보면서 조금씩 웃었는데 뭔가 귀엽다는 식으로 피식거림. 와씨 나 체할뻔. 이분은 셀렘의 교과서이신지요? 한번 웃을때마다 심장이 내려앉음. 아마 발바닥까지 여행했다가 왔을꺼임.
이렇게 뷰티풀한 대화가(사실은 내 일방적 말들이) 오고가며 야속하게 내 음식은 점점 사라짐. 쳇. 다 먹고 일어서려고 하는데 얘가 내 식판? 쟁반? 대신 놓고온다며 들고감.
오~~ 매너남~~
그래 이 매너남은 한번 더 심장을 때림. 참 이날 고생했다 내 심장.
근데 이때 딱 문자가 온거임. 친구자식이면 죽일까? 빙긋 웃으면서 봤는데 어머니.
엄마: 딸 오는길에 우유
ㅋㅋㅋㅋㅋㅋㅋㅋ엄맠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와중에 심부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ㅠㅠㅠㅠㅠ나 얘랑 집 같은방향이어서 같이 갈 수 있었는데ㅠㅠㅠㅠㅠㅠ 우유때문에 헤어져야 하는군요ㅠㅠㅠㅠㅠㅠㅠ
나한테 와서 가자고 했는데 내가 우유 사야된다고 먼저 가라고 함. 마트 멈. 짱짱 멈. 게다가 집 반대방향.
근데 이분이 누구십니까. A가 누구십니까. 하ㅠㅠㅠ 같이 가겠다고 함.
ㅇㅇ 그래서 어두운 밤길을 건너 마트로 쫄레쫄레 가는데 또 엄청 웃음. 네 엄마는 이런 상황에 심부름을 시키시냐고.
나도 참 궁금하단다.
우유를 사가지고 오는데 나한테 바람직한? 전형적인? 아 뭐라고 했지 뭐 그런 딸내미라고 하면서 또 웃는데 와나ㅎㅎㅎㅎㅎㅎ 사망
글케 집에 감. 가는 길에 침묵. 솔직히 얘랑 나랑 안친함. 친구였다가 조금씩 츤데레 삘나는 행동에 와우! 이렇게 진행되는 게 아니라 그냥 혼자 지켜보다가 와우! 된 짝사랑임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진짜 공통된 친구? 뭐, 시간? 이 암것도 없어서 나 혼자 무슨 말하고 싶어서 안절부절하면서 감.
근데 A가 먼저 말을 꺼냄. 우리가 11월달 중순에 수련회를 갖다왔거든? 막 거기서 남자애들 진실게임 했다고 함. 다 좋아하는 애? 말했다고 함. 그담에 엄청 뜸들임.
왜!!!!!! 왜 말을 못해!!!!!! 진행을 왜 안해!!!!!!!
계속 혼자 명상하시는지 가만히 있는 A한테 우리도 했다고 함. 그리고 하나 더 덧붙임. 나는 말한 적이 없는데 애들은 다 눈치챘다고 은근슬쩍 자폭함.
미어캣마냥ㅋㅋㅋㅋㅋㅋ미어캣마냥 A가 고개를 뙇! 들고 누구냐고 함.
어머나 미친말을 하고 싶었는데ㅠㅠㅠ 솔직히 얘 여친있다는 소문있고 뭐 매너 좋다는 건 다 알고 있어서 그냥 나도 자기 아는 애? 로 대한 게 아니었을까, 그런 배은망덕한 생각이 솟아남.
그래서 나도 얼버무림. 걔도 말안함. 분위기 급속히 다운.
나: 에이, 그냥.... 뭐 있어.
A: 어. ...나도 뭐 있어.
이렇게 됨. ㅋ 아 이 분위기 뭔데!!!!!!!!!!!!!!!!!
이러고 집감. 또 친히 데려다주심.
..........왜이렇게 결말이 똥같짘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 그냥 말할걸그랬나?ㅠㅠㅠㅠㅠ
내가 좋아하는거 티 내려면 겁나 내거든? 그래서 솔직히 내고싶고 막 대놓고 썸 타고싶고 방학 삼일 남은 주제에 이러고 있는게 바보같고 그렇긴 한데 얘 심리를 모르겠음 ㅠㅠㅠ
들이대면 얘는 걍 날 친구로 대한건데 부담스러워 하지 않을까?ㅠㅠㅠㅠ
결론은 나 이날 설렌거 정상임? 매너좋은 애들은 일상적으로 이런 행동들을 함? 나 얘한테 무슨 의미인 것 같음?
그리고 혹시 판별 가능하다면 이거 그린라잍 축이라도 낌?솔직히 레드라이트만 아니면 뭔들ㅋㅋㅋㅋㅋㅋㅋㅋ 옐로여도 만족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이런 경험 많은 분들아! 나 조언 좀 해줘요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