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매일 눈팅만 하다 처음으로 글 써봅니다.
결혼 9개월차, 제가 35 남편 37, 아직 아이는 없습니다.
제목 그대로 시댁 스트레스 때문에 미쳐버리겠습니다. 하소연 할 곳이 없어서 여러분의 조언, 의견 들어보고자 이곳에 글 올립니다..
우선 시댁에 대해서 말씀 드리자면..
남편은 누나 둘에 아들이 귀한 집의 4대 독자입니다. 소개팅으로 만났고, 개성 넘치고 말도 잘 통하고 위트 넘치는 모습에 반하여 1년 반 정도 연애하고 결혼했는데요..
누나 둘에 4대 독자인게 마음에 걸려 연애하는 동안 불안하다는 얘기를 종종 하곤 했었어요.. 워낙 가족 얘기를 잘 안하는 성격에다가 가족들이랑 별로 안 친하고 다들 자기한테 별 관심 없다며 불안해 할때마다 안심시켜주곤 했습니다. 순진하게 너무 믿었던거죠..
결혼 전 처음으로 인사 드리러 갔을 때 저한테 제일 먼저 하신 말씀이 '키가 작다'였습니다. 당신 아들도 작은데 저까지 작으면 2세가 얼마나 작겠냐며.... -_- 그러곤 너무 말라서 어디 아이나 잘 낳을 수 있겠냐고 하시고.. 직업에 대해 말씀드리자 별 대단한 직업도 아니라며 깎아내리셨고.. 제사 지낼 수 있냐, 나중에 우리 모시고 살거냐.. 등등 아무튼 첫 만남부터 정말 멘탈붕괴였습니다. 좋은 소리는 한 마디도 못들었습니다. 헤어지고 남편 차에서 대성통곡을 했었네요..
대가족에다가.. 좋게 말해서 보.수.적.이지 앞 뒤 꽉 막힌 집입니다. 그래도 남편 하나 믿고 결혼을 결심했고, 적당히 선 긋고 매니징 잘 하면 잘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너무 바보였던거죠....
시부모님의 기선 제압은 결혼 하자마자 시작되었습니다. 안부 전화는 매일 하라고 시키셨고, 전화 드리면 제 안부는 당연히 아웃오브안중, 오로지 당신 아들 뭐 먹였는지, 아들이 밤에 잠은 잘 자는지, 옷은 제대로 입고 다니는지.. 뭐 끝도 없습니다.
저를 제일 힘들게 하는 건 시어머님입니다.
아들 속옷이랑 니 속옷이랑 같이 빨지 말아라 (제가 더럽다는 말씀인가요?). 화장실 들어갈 때마다 새 수건 갖다 줘라. 옷방에서 제일 넓고 좋은 자리, 서랍도 제일 윗칸만 쓰게 해라. 짠거, 단거 못 먹게 해라, 살 쪄도 빠져도 다 니 책임이다. 내 아들 술 마시면 안 되니까 너도 끊어라. 너도 벌지만 너가 버는 돈도 모두 다 남편 줘서 남편 명의로 통장 만들고 관리해라.
제삿날은 휴가까지 쓰고 와서 거들라고 하시고, 명절 전날 혹은 전전날부터 와서 일하고 명절 당일엔 저녁 늦게 가거나 아예 다음 날 가라고 하십니다. (참고로 저희 부부는 서울, 시댁은 경기 남부입니다) 결혼하고 추석이 첫 명절이었는데, 전날 아침 일찍 가서 하루 종일 일하고, 그 다음날 차례 지내고, 점심까지 먹고 혼자 다 치웠어요. 다 치우고 친정 가려고 하자 못가게 하는 겁니다. 어머님은 명절에 친정에 한 번도 간 적이 없고, 원래 시댁은 욕심이 많다면서요. 게다가 제가 외동인데, 어차피 집에 가도 기다리는 형제 없으니 안 가도 되지 않냐고.. 저는 뭐 부모도 없습니까? 딸, 며느리인게 죄인가요? 외동이니 적적해하실 부모님 생각해서 먼저 보내주시지는 못할 망정 형제 없어서 좋겠다는 말씀이 말이 되냐고요.... 결국 남편이 처가에서 아직 한 번도 못잤기 때문에 지금 가야한다고 해서 4시쯤 나오긴 했는데, 솔직히 왜 그런 핑계를 대야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시누들은 어버이날은 물론이고 시조카들 생일/어린이날 식당 예약에서부터 시매부님 생일 예약, 가족 여행 예약, 등등 모든 가족 행사를 저한테 떠맡기십니다. 전화도 저한테만, 카톡도 저한테만.. 뭣도 모르고 하다 보니 남편도 당연히 제가 챙길 걸 알고 관여도 안 하더군요. 순진하게 당하기만 한거죠.. 쓴 소리 듣기 싫고 저도 사람인지라 뭐든 잘하고 칭찬 받고 싶었나봅니다.
그러다 몇 달전부터는 저도 못참겠더라고요. 홧병이 난 거죠.
시댁 관련 스트레스 받으면 남편에게 분노 폭발, 괴성을 지르며 싸우고 울고 욕하고, 지금은 아니지만 초반엔 때리기까지 했습니다. 이런 집안에 끌어들인 남편이 너무 미웠습니다. 속고 결혼한 것 같아 원망스러웠고, 남편이 날 만만하게 생각하니 시댁 식구들도 종 부리듯 대하는 것 같아 화가 치밀어 오르더군요. 남편은 자기가 중간에서 더 잘 하겠다며 믿고 지켜봐달라해서 겨우 진정을 했는데.... 신정 때 또 터졌습니다..
지난 주말이 신정이라 인사를 드리러 갔었는데, 남편이랑 아버님이 외출한 사이 어머님께서 방으로 불러내시더군요. 결혼해 보니 어떠냐고 물으시길래 덕담이나 해주시려나보다.. 생각했는데.... 또 착각 -_- 내가 말한대로 속옷 분리해서 빨고 있냐, 통장은 누구 명의냐는 질문으로 시작해서 구정때 친정에 일찍 갈 생각하지 말라고 하시네요. 친정 부모님께 양해를 구하고 그날 저녁까지 먹고 늦게 가던지, 아니면 다음날 가던지 하라고..... 숨이 막히고 앞으로 이 집 며느리로 살아갈 생각하니 너무나 우울합니다. 시댁 갔다가 친정 가야해서, 가는 길에 싸우기 싫어서 남편한테 내색 안 했는데, 구정 다가오기 전에 말을 해야할 것 같아요...
저도 귀하게 자란 외동딸입니다. 어렸을때부터 외국에서 오래 살았고, 개방적이고 쿨한 부모님 밑에서 고생 한 번 안 하고 자랐어요. 저도 저희 부모님의 소중한 자식인데 결혼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왜 이렇게 손해보며 살아야하는 건지 억울합니다. 분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너무 길게 주저리주저리 했네요.. 마음이 복잡해서 그런 거니 이해해 주시고 조언 부탁 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