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3주 남기고 파혼한 여자입니다.
헬게이트 앞에서 조상이 도왔다는 얘기가 저에게도 일어나더군요.
자립심이 강한 성격이어서 20살 넘어서는 아르바이트하며 용돈. 학비 충당하며 살아왔습니다.
결혼도 부모 도움 안받고 반반으로 시작하려 했죠.
내 부모 등골 빼먹는 것도, 남자네 부모 등골 빼먹는 것도 싫었으니까요.
결혼 허락 받으러 갔던 날.
그래도 집은 남자 쪽이 해오는거고 아들이 벌어둔 돈 없으니 집 해주시겠다 하시고는 2천만원 보태주신다 하셨네요. 서울 근교 신도시를 지칭하시며 거기도 살기 좋다고 추천 하시면서 말이죠. (전세가 2억 중반부터 시작해요)
돈이야 저도 있고, 남자친구와 제가 못 버는 것도 아니고 경제적인 것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살아온 환경 차이, 다른 사고방식 등이 결혼을 진행하는데 너무 어렵더라고요.
남자친구는 성실하고 착하고..회사 상사분들도 이런 남자 없다고 할 정도로 성품이 괜찮았죠. (같은 회사였어요)
그런데 그 남자의 형은
중학생일 때 여자랑 사고쳐서 낙태시키고,
폭행에 뭐에 자잘한 사고가 여러 번 있었나 보더라고요.
결혼 전 보험일 할 때에는 자기 동생이 인턴월급 30만원 받을 때부터 보험 팔고, 회사 옮길때 마다 가입시켜서 총6~7개 정도 팔았더라고요.
사귀기 전이었을 때 이 사실을 안 제가 정신차리고 보험 정리하라고. 쓸데없이 갖고 있으면 더 손해보니 잘 알아보고 처리하고 그만 호구짓 하라고. 여자가 붙었다가도 그런 모습보면 떨어져 나간다고 조언까지 해줬습니다.
정신 못차리고 살던 형이 보험이라도 파니 도와줘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답니다.
참 우애가 깊은 형제죠.
몇 년을 옆에서 지켜보다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선한 성품에 끌려 그 남자와 사귀게 되었고 결혼까지 진행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집안.. 가관이 아니더군요.
형의 존재만 들었을 때에는 집안에 골칫덩이 하나 씩은 있지.. 라는 생각에 넘겼었던게 화근이었습니다.
인사드리던 첫 날.
식당에서 서빙하는 종업원에게 술 한 잔 하고 가라며 몇 번이고 권유하시던 술에 취한 남친 아버지.
본인들 힘들게 살아 온 얘기 하시면서 친정부모 없이 결혼해서 애기(큰 형)업고 술장사 한 얘기.
(반대하는 결혼하셔서 친정부모라 식장에 안오셨대요)
상견례 때에도 저희 부모님께 그 반대했던 결혼에 대해 상세한 설명도 해주시고, 술이 그렇게 좋으신지 자기 술 잔에 술 비었다고 술 따르라고 흥이 나신 남친 어머니..
(남친의 흔들리는 동공...)
예단 들어가던 날,
남자친구가 본인 아버지 옷을 보고 갈아입지 않으시냐고 물어볼 정도의 행색을 하고 계셨던 남친 아버지.
전 거실 바닥에 그냥 앉히고 본인은 소파에 앉아 티비 삼매경에 빠지셨었네요.
Tv보시느라 아버님은 절 반기시지 않았지만
반겼던 것중의 하나가 빨래 건조대.
20평대 집 거실에 떡하니 놓여있는 빨래건조대.
남친 어머니 속옷이 잔뜩 걸려 있었네요.
치울 생각도 없고... 집안꼴도 정말...
손님이 왔는데 차 한 잔을 내주지도 않고 받을 생각에 들뜨신 두 분.
예단 오는 날인거 뻔히 알면서 저 주려고 사더놨다던 왕만두까지..
절 무시하는 건가.. 오만가지 생각이 교차하더라고요.
그냥 사는 모습이 다를 뿐이다.. 생각을 수 백번 고쳐먹고 결혼 진행을 하는데 남자친구가 술마시고 저희 어머니께 거짓말 하는 사태가 발생하였습니다.
예비 장모에게 거짓말을 한 것은 잘못이 아니라는 남친 어머니. 사람이 살면서 거짓말은 할 수도 있고 술 마시면 더더욱 그럴 수 있다고 술마시는 사람 이해못하냐며 저와 통화하다 본인 말만 하고 전화를 뚝 끊으시더니 그 다음 날은 저희 어머니께 전화해서 똑같은 레파토리로 얘기하다 또 전화를 뚝 끊어버리는 무례를 범하시더라고요.
아... 정상적인 집안은 아니구나.
파혼 얘기가 오갔지만 남자하나 보고 진행 중에
남자친구의 형수가 인터넷에 쓴 글을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그 개차반인 집안에서 남친과 제가 모르던 허구의 이야기들이 오갔더라고요.
결국 저와 저희집 험담이죠.
본인들의 잘못은 모른체 어찌나 말을 지어냈던지.
(남자친구도 그 글을 보고 어이없어 했네요)
그 글 올리기 전에는 형수는 이런 글도 올렸더라고요.
'시동생(남자친구)이 돈을 버는데도 불구하고 자기 결혼할 때 축의금 안줬는데 자기는 얼마나 해야하냐'고 질문 올리신 형수.
형 결혼할 때 축의금을 했는데 형이 꿀꺽 했나보더라고요.
결혼할 때 돈 한 푼 없이 결혼한 형(부모가 다 해줬습니다)이 심지어 월급조로 동생한테 돈도 빌려갔는데요.
그래서 그 형수는 도련님(남자친구)에게 신행 선물도 안사왔었나봐요.
형수의 글을 읽고 정말 이건 아니다 싶어서 깨끗하게 파혼 했습니다.
제 멘탈로는 그 집안과 엮일 수가 없더라고요.
그 형수라는 분의 글이 엄청 도움이 되었습니다.
수 많은 글 중에 제가 그 글을 읽게된 우연...
조상이 도운거겠죠.
얼마 전에 아기가 아픈데 남편이 아기 죽까지 먹어
남편 머리에 죽 부었다는 분의 글을 읽다 숨이 턱 막혔습니다.
시어머니께서 전화하셔는 그 뜨거운 죽을 아들 머리에 부었냐고 했다는 대목에서요.
마치 결혼할 뻔한 그 남자의 어머니와 같은 대화법이었어요.
이런 사람이 또 있구나.
나도 내 고집대로 결혼했으면 더 큰 정신적 고통이 있었을지도 모르겠구나.
내가 판단을 내리지 못할 때에는 주변 지인. 특히 가족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그 사람들이 아니다.. 라고 조언을 해준다면 더 신중한 판단을 하셨으면 해요.
이혼. 보다 파혼이 낫다는 말, 요즘 되뇌이며 살고 있습니다.
결혼준비 하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로 직장도 그만뒀었는데 지금은 더 좋은 새 직장에서 일도 하고 대학원 공부도 더 열심히 하며 파혼의 아픔을 떨쳐내고 있습니다.
가끔 욱 하고 화가 치밀어 올라요.
왜 그런 집에서 남자친구가 태어났나...
경제적으로 부유하지 않아도 평범하고 올바르신 부모 밑에 태어나서 사랑 듬뿍 받으며 살다 저 만나 결혼하고 알콩달콩하게 살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도 들면서요.
오늘 카카오톡 연동 게임에서 남자친구 아버지가 저에게 하트 요청을 보내셨네요.
무슨 생각으로 보내셨을까요?
저에게 전화해서는 모진 말도 서슴없이 하던 분에게 게임 하트 정도는 그까짓 것 대충~ 보내드려야 할까요?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파혼 생각하시는 분들께 도움 되라고 글 올립니다.
안녕히 주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