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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시어머니와 효자신랑.

글쓴이 |2016.01.13 10:44
조회 39,991 |추천 254


어제까지 댓글 없었는데 오늘 아침에 갑자기 많이들 봐주셔서 보니 톡이 되었네요.
별 시덥지 않은 글을 톡으로 ...;;

처음에 예비 시어머니가 치매라셔서 고민하는 아가씨에게 댓글로 적다가 글자수 제한때문에, 글 적고 링크 띄워줄랬는데 그 글이 사라졌어요 -_-
그래서 그냥 이렇게 작성하게 되었는데 많은 분들이 봐주시네요.

몇몇 댓글분들 남편과의 관계개선을 원하지 않고 복수만 하냐 얼마나 당했는지 모르지만 맘 예쁘게 써라 하셨는데
저는 니가 당해서 쌤통이다! 가 아니라, 본인도 이것이 얼마나 힘든일인지 겪어보고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도움을 주지 않고 있어요.
이때까지 더한 일을 겪은 저한테는 참으란 말밖에 안했는데 이번에 자기가 당하지 않았다면 돌아가실 때 까지 저만 모셔야 할 거 아닙니까?
남자들은 논리적이고, 여자들은 공감능력이 뛰어나서 지금부터 일의 진행을 예상해보며 준비를 하는 여자와 다르게 남자들은 일어난 일을 겪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더라구요.
자신도 겪어봐야 논리적으로 이 정도 선에선 이렇게 해결하고, 어느정도 라인을 넘으면 개인간병을 할 레벨이 아니구나 시설에 부탁해야 하는구나 생각할 거 아닙니까? 이때까지는 그것조차 몰랐잖아요?
제가 힘들다 말한건 부모에 대한 공경심이 없는걸로 치부했었는데 자기가 해보니 그 사소한 걸로 힘들다 하는데... 이제부턴 제 말이 조금은 먹히겠죠.
공감대가 생겼으니까요. 지금은 그 과정이구요.

저랑 신랑이 서로 배우자를 배려하고 걱정하지 않는다구요?
제가 신랑을 배려하지 않고 걱정하지 않았다면, 저는 왜 저를 그렇게 구박했던 시어머니를 돌보는걸까요?
왜라고 생각하세요? 시어머니가 좋아서? 제가 변태라서 절 구박해 주신분을 사랑해서요?
왜일거 같아요?
사랑하는 신랑에 대한 배려입니다. 미련스럽게도 대리효도라고 하죠? 어머니를 사랑하는 신랑에 대해 배려를 하고 있었던거죠.
정작 배려는 누가 안하고 있었던걸까요?
이 일을 계기로 신랑도 느꼈으니 조금은 깨우치고 저를 배려할거라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어머니 돌아가실 때 까지 저만 신랑을 배려해서 그의 어머니를 돌보았겠죠.
시건방질지 몰라도 저는 할만큼 했고 하고 있다고도 생각해요.
그리고 돌아가실 때 까진 할만큼은 할겁니다. 그 이상은 못하지만요.


얼마나 당했냐구요?
네 전 시집 오자마자 우울증이 생겼고 원형탈모와 몸무게는 십키로가 쭉 빠져서 38키로였어요. 키가 167입니다. 그 당시 맞는 바지가 없었어요 전 제 사이즈도 몰랐어요. 가장 작은 사이즈 주세요 해서 줄이고 입었으니까요.
며느리가 내 밥에 독타서 내 장기가 망가졌다 맨정신에 하신 말씀이고, 친정은 오년간 못가고 살았어요.
시댁가면 찬밥 주신다구요? 전 밥 안주세요 ㅎㅎㅎ
니가 차려먹으라구요? 네 물론 그래야죠. 근데 먹을 틈을 안주십니다 ㅋㅋㅋㅋㅋ공짜 노예가 와서 먹이지도 않고 많이 부려먹으셨죠~
신랑은 뭐하냐구요? 신랑은 늘 바빠서 저랑 애들만 있는 경우도 있고 신랑이 없을때만 그러세요.
아이낳고 누워있을 때 조리도 못하게 무거운 전집 얻어왔다고 지금 들고가라 전화하시고 한달도 안된 애랑 씨름하다 같이 낮잠자고 있으면 엄마가 됬는데 게으르게 쳐 자고 있다고 하시는 분입니다.
뭐 다 적어볼까요...?
찬밥은 양반이랬죠? 본인 먹다남은 찌끄래기 주세요. 먹다남은 생선, 까맣게 변한 사과, 이빨자국 남은 가리비ㅎ
내가 드린 생일선물 맘에 안드신다고 교환해오라고 한거 네번...세번째에 매장직원 더이상은 안됩니다 하셨고 미안해서 그냥 돈주고 다른거 삼... 여기서 결정적인건 결국 젤 처음 드린 선물이랑 똑같은거임... 신랑이 골랐다고 했음. 보시고 엄청 맘에 들어하셨음.
왜 이혼 안했냐고요? 처음 몇년은 넘 순진해서 어른공경의 취지로 참았고 그다음 몇년은 경단녀라 복직하면서 경력 쌓고 애가 학교만 들어가면 이혼하자 싶어서 참았고 그러다가 막판에 저도 이혼하려면 하지 뭐 싶어서 대들고 싸우고 ㅎㅎ 저도 애 낳고 살다보니 강해져서 아니다 생각하면 그자리에서 말 다 뱉아버릴 정도로 업그레이드 되었어요. 그러다보니 오히려 시어머니랑 사이가 좀 온화해졌다 해야 하나.. 아니면 나이가 드셔서 외로우셔서 저한테 잘해주시려 하는게 보였어요.
아마 늙어서 갈 곳 없으면 모실 사람은 저희니까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셨는지 아니면 이빨빠진 호랑이가 되셨는지 혹은 이제 할만큼 했다 생각하셨을까요? ㅎ 80살 생신기념으로 저랑 시누랑 해외여행도 다녀오고 했어요. (시누는 엄청 좋은 분)
배알도 없이 보이죠? ㅎ 과거는 과거고, 잘 해주시려 노력하니 저도 잘 해야죠 뭐.
단, 시어머니가 좋아서 잘해드리는거 아니예요. 돌아가시면 제가 후회할거 같아서 제 죄책감 없애느라 잘해드리는거지.

참고로 알츠하이머 특징이 옛날기억은 있는데 새로운 최근 일을 잘 잊어버리시더라구요 ㅠㅠ
요즘 일이 많으셔서 계속 사고를 치시지만....그리고 없던일을 했다고 굳게 믿는 망상이 일주일 전에 나오기 시작하셨어요... 이게 초기라고 하니 중기나 말기엔 더 힘들겠죠...?
그리고 댓글에도 썼지만 어머니는 CT 두번 찍었는데 두곳 다 깨끗하다 이상없다 하셨어요...
마지막 다른곳에서 스펙트검사(이름이 정확한지 잘 모르겠어요)에서 이상소견이 나왔고, 의사의 진단과 여러가지 검사해서 일츠하이머라는 진단이 나왔어요.
나이가 들면서 기억력이 떨어지는가보다... 하고 단순히 생각했던 시간들이 사실 아쉬워요.
약물도 저는 먹으면 바로 딱! 진행이 멈추는줄 알았는데, 6개월-1년정도 늦추는거라고 하셨고요, 물론 이건 사람에 따라 달라요. 약이 잘 맞으신 분은 진행이 많이 느려지실 수도 있고 안들을 수도 있어요....

치매는 사실....
몸 못움직이고 막말로 벽에 똥칠하는... 그런 중증만 힘든게 아니더라구요.
초기도 정신적으로 정말 힘들어요.
겉은 멀쩡해서 더 힘들어요.
근데 전 처음 시집살이를 넘 혹독하게 해서 ㅎㅎㅎㅎ
그냥 이정도야 뭐 가끔 솔직하게 짜증도 내지만 견딜만 해요.
더 진행되서 난폭해지시면 힘들겠죠.

댓글들 감사합니다.

어디서 읽었는데 젊을 때 스트레스 많이 받으면 늙어서 치매 걸릴 확율 올라간다고 합니다.
웃으면서 살아요 우리 ^^








여기서부터 원글@@@@@@@@@@@@@@@@@@@@@@@@@@@@@@@@@@@@@@@@@@@@@@@@@

오늘 시부모님이 치매면 어떻게 하실거냐는 글을 읽었어요.
그냥 마침 어제 치매 부모님 때문에 신랑이 힘들어해서, 느낀걸 적어봐요.

저희 시어머니가 치매세요. 알츠하이머 초기입니다.
초기 발견이라 약물로 늦추는게 가능해요. 대신 회복은 안됩니다.
현재는 같은 말 하루에 수십번 하시고 밤이고 낮이고 새벽이고 전화하셔서 하고픈 말씀하시고 또 잊어버리고 하십니다.
병의 특징으로 피해망상이 있으셔서 물건도 어디 놔두고 잊어버리시고는 누가 훔쳐갔다 하십니다.

저희랑은 같은 아파트 다른동에 살고 있고
말하자면 길고 제가 시어머니괴롭힘에 너무너무 힘들어할 때 신랑은 그랬어요.
병이니 어쩔 수 없다 참아라, 늙어서 살면 얼마나 살겠냐 울엄마 불쌍하다 등등.
아주 효자죠~ 불쌍한 노인을 위해 아내를 토닥거리는 착한 효자 아들, 개도 안물어간다는 그 효자 아들요.
그러다가 저는 그짓을 좀 오래 하다보니 시어머니한테 측은지심도 들고 치매가 아닐 때 부터 절 엄청 괴롭히셨는데(결시친에 글도 많이 썼어요. 너무 괴롭힘이 심하셔서...) 그게 면역이 되어서, 시어머니가 저를 괴롭혀도 뭐 아무렇지 않게 되었어요. 어느정도 무시하면서 맞추는 스킬도 생겼고, 대처하는 방법도 터득했죠. 유아들 대하듯 관심사를 돌려서 시어머니 피해의식을 다른 방향으로 돌리는 방법도 좀 있구요.
그런데 최근에 집안일로 저 말고 신랑을 괴롭히시더라구요.
신랑이 장남이니 신랑과 의논하시고 싶으셨던 모양인데 밤이고 낮이고 신랑이 일하는 시간이고 자는 시간이고 상관없이 자기 생각날 때 전화해서(하루 스무통 정도 하심) 했던말 또 하고 또 하고 하다가 연락되면 연락 잘 안된다고 엄청 화내세요...
내가 두번다시 전화 안한다! 하시다가 삼십분 후 또 하십니다 ;;;
동네방네 아들이 내 재산 노린다고 소문을 내질 않나, 경찰서에서 신랑한테 몇번이나 전화와서 매일 똑같은 민원 넣으러 오신다고 제발 모시고 가시라고 전화가 오질 않나 하니.... 신랑이 미치려 하더라구요.
요즘 맨날 시어머니가 신랑한테 싸움걸듯 전화하고, 만나서도 이야기 하다보면 피해망상으로 신랑을 나쁜놈 만들고 하셔서 시어머니의 괴롭힘에 힘들어하길래 저도 어제 한마디 해줬네요. 살면 얼마나 사신다고 그러냐고. 병이니까 니가 좀 참아라고. 니 똥기저귀 갈아다주며 물고 빨고 키운 아들인데 그거 하나 못참냐고 했네요.
저는 저한테 한번 따지듯 묻기 시작한건 종이에 자세하게 설명을 적어서 시댁 전화기 앞에 붙여놓아요. 전화하려 수화기 들다가 종이 보시고 안하시더라구요.
근데 이번에 신랑한테 계속 그러시길래... 적어줄까 생각하다가 그냥 놔뒀습니다. 좌절하는 신랑모습 보면서 조금 신랑도 느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이 병 특징이 한번 꽂히면 계속 그 화살이 그사람한테 가더라구요.
기억이 어슴푸레 있으니 기억에 있는 상대방과 일의 해결을 봤는데도 해결본걸 까먹고 또 처음부터 시작하는... 무한반복이라서 그 꽂힌걸 딴걸로 돌려줘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거든요...
근데 신랑은 이때까지는 지가 괴롭힘을 안당했으니 모르는 거잖아요.
병원 모시고 가는것도 저이고, 매일 초저녁에 애들 데리고 들여다 보는것도 저, 사소한것 챙기는것도 저니까 신랑은 아무것도 못하고 모르는거잖아요.
좀 알도록 내버려두고 그런 사소한 스킬도 스스로 터득하게(?) 하려고 냅뒀더니 바보 신랑은 그것도 못하고 어젠 밤 열한시에 어머니 전화 받고 도대체 몇번을 같은걸 설명하냐고 도대체 나한테 왜그러냐고 화를 내더라구요...
병인데 그리 말해봤자 압니까? 지금은 알아도 전화 끊으면 또 모르는데....
힘들어 하는 신랑 보면서 왜 저는 넌 아직 멀었다 생각이 들까요? 왜 조금 겪어보라는 나쁜 생각이 들까요?
겨우 저런거가지고 힘들어하다니? 전 백배 천배 힘든일 다 겪었는데???
내가 힘들어 할 땐 참으라며? 어쩔 수 없다며? 왜 자긴 그렇게 힘들어할까요? 핏줄도 그런데 타인인 저는 어떨까요.
제가 나쁜가요? 전 죄책감이 없네요.
진짜 이번 일로 느낀건 남자들은 진짜 지가 안겪어보면 모른다는 생각밖에 안드네요.
그리고 좀 씁쓸합니다.
제가 눈물흘리며 그렇게 힘들어하던 시절은 불쌍한 지네 엄마라더니, 자기가 힘드니까 불쌍한건 엄마가 아닌 자기 자신이 되더라구요....
세상에서 제일 잘난 효자는 어디갔을까요.
부랴부랴 시설이랑 이것저것 알아보는 저 모습이 참 미래 제 모습같아서 전 아들한테 말합니다.
이담에 혹시 엄마가 치매되면 절대 엄한 니 와이프 고생시킬 생각 하지 말고 병원에 넣던가 사람 붙여라. 돈은 통장에 모아두고 있다. (저는 아들 대학까지만 보내주고 알아서 하라고 할 생각이라서 제 노후자금만 모으고 있어요...)
학대를 받건 어쩌건 간에 엄만 아마 모를거라고, 사랑으로 감싼다고 나을 병도 아니고 서로 볼꼴 못볼꼴 보며 힘들거라고 꼭 시설 보내라 신신당부 하네요.

대리효도 하다가 지가 효도 하려니 그건 안되는지 내 참 저런 아들도 시어머닌 물고 빨고 키웠겠죠~ 참 효자 아들 두셔서 행복하시겠어요.
추천수254
반대수3
베플ㅎㅎ|2016.01.13 10:50
남편이 못견뎌서 자기가 자기손으로 어머님 시설 알아보고 있나보네요 부디 지금처럼 방관자로 계세요 노하우도 알려주지 마시고요 남편이 좀 더 겪어봐야하는건데 아쉽네요 벌써 시설알아보고있다하니..ㅋ 그동안 수고하셨으니 스스로 자책하지는 마세요^^
베플ㅎㅎㅎ|2016.01.13 14:33
슬프고 씁쓸하네요... 지금까지 수고많으셨어요~ 토닥토닥
베플ㅎㅎ|2016.01.14 11:06
미혼남자가 아픈 부모님 병수발하고 사는거 한번도 본적 없다 ㅋㅋㅋㅋ 결혼한 남자거나 혹은 결혼할 여자가 있는 남자들이 꼭 자식도리에 핏대세움. 진짜 궃은일은 여자가 다 하는데, 거기에 숟가락만 올려서 효자생색내는 새끼들 극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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