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기사입니다
http://news.nate.com/view/20160113n10486?modit=1452649618
지금 의료계에선 한의사들의 의학 기기 사용 문제로 떠들썩합니다.
한의사들은 자신들도 충분히 공부했으니 사용할 수 있다 하고
의사들은 숙련도의 문제, 그리고 더 나아가 한의학의 본질에 관한 문제를 언급하며 반대하고 있죠.
이에 대한한의사협회 김필건 회장님께서 직접 기자들 앞에서 골밀도기기 시연을 하시고, 모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단을 내리는 과정을 보여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아래 글을 보시죠.
어렵거나 읽기 귀찮으시면 쭉 내리셔서 요약 글 읽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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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한의사협회 회장 노환규 선생님의 글>
대한한의사협회 김필건 회장은 현대의료기기 사용이 쉬운 것임을 증명하기 위해 언론사 기자들을 모아 29세 남성을 대상으로 골밀도 진단을 하는 시연 행사를 가졌습니다.
그러나 그는 명백한 오진을 하였습니다. 그의 의학적 오류를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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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건강한 20대 남성은 골밀도진단기를 사용하는 적응증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김필건 회장은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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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50이하의 남성에게 골밀도진단기를 사용했다면 T-score는 측정이나 고려대상이 되지 않고 Z-score만 적용합니다. 그러나 김필건 회장은 두 검사치를 모두 반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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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20대 남성이 초음파를 이용한 골밀도진단기 검사 결과 T-score와 Z-score가 각각 -4.41과 04.30이 나왔다면 이 수치는 정규분포에서 표준편차를 의미하기 때문에 이는 정규분포에서 어림잡아도 하위 0.05%이내(Z-score 기준으로 정확한 계산에 의하면 0.00000853991 즉 10만분의 1 미만)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따라서 이 결과치는 검사오류일 가능성이 매우 큼을 시사합니다. 그러나 김필건 회장은 검사오류일 가능성을 배제했습니다.
(T-score는 건강한 성인과 비교한 편차를 나타내고 Z-score는 동일 연령대 비교한 편차를 나타내며 +는 골밀도가 높다는 뜻이고 -는 반대로 낮다는 뜻이며 표준편차의 크기만큼 떨어진 곳에 위치함을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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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만일 검사오류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면 -4가 넘는 T-score와 Z-score의 결과는 매우 심한 골다공증 상태임을 반영합니다. 그리고 29세(만 28세)라는 나이를 감안하였을 때 다른 원인질환(스테로이드 복용, 콩팥질환, 부갑상선항진증, 다발성 골수종 및 혈액암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한 2차 골다공증일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이에 대한 검사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김필건 회장은 T-score가 - 2.5이내일 때에 해당하는 단순한 골감소증이라는 진단을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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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골다공증의 치료방법 중 골수보충치료라는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김필건 회장은 골수보충치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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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초음파를 이용한 골밀도 검사는 발 뒷꿈치 뼈인 종골(calcaneus)을 대상으로 하는 검사입니다. 그런데 기사에 따르면 초음파골밀도기 시연 후 김필건 회장은 "발목 뒷쪽 아킬레스건을 중심으로 한 골밀도 상태를 확인하는 검사를 했다"라고 밝혔습니다.(청년의사 기사) 골밀도 검사는 뼈를 대상으로 하는 검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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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골다공증을 진단하고 골절위험을 예측하기 위하여 골밀도 검사가 더욱 빈번하게 시행되고 있지만 측정및 결과 해석방법의 다양하여 국제 임상 골밀도 학회(The International Society for Clinical Densitometry; ISCD)가 매년 골밀도 검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낼 정도로 골밀도 검사는 간단치 않은 검사입니다. 그러나 김필건 회장은 "이게 보셔서 아시겠지만 무슨 어려운 게 있습니까.누구나 다 할 수 있는 내용 아닙니까"라고 주장했습니다. Ignorance is bo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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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기타
- 멸균장갑(glove)을 낄 때 감염방지의 원칙을 무시하고 손으로 손가락 끝을 잡아늘리며 고무장갑 끼듯이 끼었습니다.
- 멸균장갑을 낀 후에 의자/컴퓨터/키보드를 만진 후에 환자의 발을 만졌습니다.
- 골밀도진단을 위해 무균상태를 유지할 필요는 없으나 장갑을 낀 손으로 환자를 접촉할 경우 다른 이물질 접촉은 삼가는 것이 원칙입니다.
- 적어도 공식석상에서 흉내라도 내려면 최소한 국제 임상 골밀도 학회(ISCD : International Society of Clinical Densinometry)에서 매년 발표하는 지침(http://www.iscd.org/official-P0SITIONs/2015-iscd-official-P0SITIONs-adult/)을 읽어보고 나왔어야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러나 해석이 어려웠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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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김필건 한의사협회장은 많은 언론 앞에서 공개시연을 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이 정도 수준이라면, 다른 한의사들의 수준이 어떠할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한의사들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반대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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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글은 내과 전문의가 아닌, 골밀도검사를 하지 않는 흉부외과 전문의가 작성한 글입니다. 이 글을 적는 저는 골밀도에 대한 초보적 수준의 지식만을 갖고 있지만 (그래서 골밀도 진단기를 보유하거나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 정도 오류는 찾아낼 수 있을 정도의 지식은 갖고 있고 이는 의사들에게 상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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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한의사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리 간단한 것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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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요약
1.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이 기자들 앞에서 직접 골밀도검사 시연을 했다.
2. 검사과정에서 수많은 오류를 범한 채로 기기를 사용했다.
3. 결론적으로 '오진'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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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협회 협회장께서, 만반의 준비를 갖춘 채로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기 위해서 개최한 시연회에서 하셨는데도
어찌된 일인지 전혀 이슈거리가 되고 있지 않네요.
일반인들은 그저 돈 밝히는 의사들의 밥그릇 지키기라고만 인식하고 있구요.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밥그릇 싸움? 맞습니다. 그런데 밥그릇 지키는 게 잘못된 건가요?
세상에서 밥그릇 지키기를 하지 않는 직업이 있습니까?
의사들, 의과대학 6년 인턴, 레지던트 5년 총 11년의 수련 과정을 마치고 나서야 필드에 나가서야 진료를 봅니다. 이것도 그나마 여자의 경우지 남자들은 군대도 갑니다.
이만큼 시간 그리고 돈을 노력하고 투자해서 따낸 것이 의사라는 전문직 명함이고
이로 확보한 영역을 보장받고 그에 따른 정당한 보상을 받겠다는 게 잘못된 건가요?
물론 정말 중요한 가치인 건강을 직접 다룬다는 점에서, 다른 어떤 직업보다도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건 맞습니다. 사명감 없이 경제적인 보상만 쫒아서는 아니 되겠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정당한 보상까지 타의에 의해서 희생 당해야 하는 겁니까?
본격적인 수련 과정인 레지던트 4년동안 월급 평균 300만원 받습니다.
사회 초년생인데 참 많아보이죠?
일 몇 시간 하시는지 아시나요?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한 두번 오프(하루 휴가) 나가는 거 빼고 내내 병원에 박혀있습니다. 당직 서면서 콜 받는 건 기본이구요.
이래도 고소득인가요?
그럼 왜 이렇게 뺑이를 치느냐
어차피 학생 때 대충 배운 내용들이고, 면허도 있겠다
시험 보고 면허 나오자마자 바로 병원차리고 좀만 공부해서 하면 되는 거 아니냐
바로 저 한의사협회장 님처럼 '오진'하지 않기 위해서 기나긴 수련을 받는 겁니다.
대학 병원엔 이름도 어려운 수많은 분과들이 간판에 어지럽게 써 있죠?
괜히 귀찮게, 번거롭게 나눠놓은 게 아닙니다.
각 분야의 보다 세밀하고 어려운 과정까지 수련한 다음에 좀 더 정확하게 진료하기 위함입니다.
돈 좀 벌겠다고 자신의 전공 분야 아닌 다른 쪽을 함부로 건드려서 진단 및 처방 내리는 간 큰 의사 없습니다.
오진해서 만약 환자에게 문제라도 생기면 의료소송 걸리는데 미치지 않고서야 겁도 없이 건들이지 않아요.
동네 내과에서 가슴 엑스레이 많이 찍으시죠?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거나 아주 기본적인 질환의 소견이 아닌 조금만 애매한 소견 나와도 바로 영상의학과로 보냅니다.
거기 선생님들도 학생 때는 물론이고 적어도 전공의 시절 4년동안 내과계 질환 엑스레이 사진 봐 오신 분들이에요. 그래도 혹시 본인이 놓치거나 잘못 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영상의학과 전문의에게 의뢰하는 겁니다.
엑스레이 뿐 아니라 다른 모든 의학 기기도 동일합니다.
헬스장 체지방측정기처럼 찍으면 결과가 딱딱 나오는 게 아닙니다.
기기 사용 자체의 숙련도부터 판독, 그리고 그에 따른 진단 및 치료까지
해당 분과의 전문의들도 피터지게 공부하고 최신 지견으로 업데이트까지 하면서 진료하고 있습니다.
이걸 학생 때 꼴랑 배우고 환자들 진료 및 처방에 직접 사용하겠다?
환자들을 실험쥐로 보겠다는 말이죠.
의료기기의 사용을 주장하는 한의사들의 논지 중 하나는
커리큘럼의 70프로 가량을 의학을 배우는데 사용하고 있다는 겁니다.
간호대학에서도 커리큘럼의 70프로 가량은 의학을 배웁니다.
그럼 간호사도 기기 사용 및 진단, 치료 다 해도 괜찮나요?
게다가, 애시당초 한의학을 가르쳐야 하는 한의과대학에서
커리큘럼의 반 이상을 의학으로 채우고
진단 과정에서 해부학 등 '의학을 베이스로 하는' 의료기기까지 사용한다는건
한의학의 존재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 없는 행위입니다.
부디 돈'만' 밝히는 돼지 의사들의 단순한 밥그릇 지키기로 여기지 마시고
경각심을 가지고 주목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출처] 한의사협회 김필건 회장의 오류 정리|작성자 노환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