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2학년시절에 왕따였던 내가 조언을 구하겠다고 판에 글을 쓴 적이 있었다.
조회수는 몇 있어도 댓글은 단 두개뿐이었고, 그 와중에도 한 댓글만 응원의 메세지를 보내주셨다.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고2시절에 내가 기댈 수 있었던건 저 멀리 옆지역으로 다니게 된 영어학원.
그 곳에서 나는 단단해지는법을 배웠고, 부모님께 늘 감사해하는 자세를 배웠다.
암흑같던 환경 속에서 나를 빛으로 꺼내준 영어학원 원장선생님과 우리 엄마.
여전히 내 마음속의 고등학교 시절엔 외롭고 쓸쓸한 여고생 한명이 있다.
아직도 내가 그 당시에 왜 왕따를 당한건지 모른다.
그래서 내 스스로 만든 왕따가 된 이유,
내가 붙임성이 있는 성격이 아니라. 작은 중학교에서 와서. 치아가 고르지 못해서.꾸미질 않아서
1시간 30분이나 걸리는 학원을 주말마다 다니면서도 전혀 힘들지 않았다.
그곳엔 나에게 먼저 상냥하게 다가와주는 학원 친구들이 있었다.
멀리서 오는데 힘들지는 않냐고 먼저 말걸어주던 친구,
자습실에 자리가없어 로비에서 공부하던 내게 윗층에도 자습실이 있으니 거길 쓰면 된다며 말걸어주던 친구,
점심시간에 편의점에 가 끼니를 때우려던 내게 같이 밥먹으러가자며 말을 걸어주던 친구.
그들을 통해 학교 반친구들에게 느낄 수 없었던 따뜻함을 느꼈다.
학교에서 같이 밥먹을 친구가 없었다.
점심은 중학교를 같이나왔지만 다른반이 된 친구에게 같이 먹어줄 수 있겠냐며 부탁했었다.
허나 그것도 잠시, 그 친구가 나때문에 피해를 보면 어쩌나 생각에 난 괜찮으니 너 친구들이랑 먹어라 했다.
저녁은 먹지 않았다.
야자가 끝나고 엄마가 데리러오시기 힘드시다는 핑계로 야자를 하지 않았다.
외로움에 매일매일 눈물을 흘리며 잠들었고, 아침에 눈을뜨면 학교를 가야한다는 생각에 끔찍했다.
이동 반 수업이 싫었고, 체육시간이 끔찍하게 싫었고, 일주일에 한번있는 CA시간이 괴로웠다.
반 아이들 모두 들떠 며칠전부터 시끌벅쩍 학수고대하던 2박3일 야영이 내겐 지옥같았다.
"아프다할까? 야영 당일날 담임선생님께 몸이 너무아파 갈 수가 없다고 연락을 드리는거야."
이런 계획에 희망을 갖었던 내게 야영 전 날, 야영에 빠지면 무조건 결석처리라는 담임선생님 말씀이 청천벽력같았다.
2박3일동안 난 철저히 투명인간이 되었고, 야외행사마다 아프다는 핑계로 참여하지 않았다.
당시의 난 그 모든것들이 끔찍하고 괴로웠다.
불행 중 다행일까, 고1 고2 담임선생님 모두 여자분이셨고 나한테 정말 친절하셨다.
더욱이 학생들에게 관심을 가지시던 선생님 모두 나한테 우호적이셨다.
그런 선생님들을 반아이들은 본인들을 자유롭게하지못하고 혼내킨다며 싫어하고 욕을했다.
내가 시집 갈 나이가 되면 당신의 며느리로 삼아야겠다는 남선생님,
교무실에 심부름하러 온 내게 참 이쁘고 착한거같다며 칭찬을 해주시던 여선생님,
내가 다니던 중학교의 교장선생님께서 내가 다니는 고등학교로 오셨고 나를 보자 먼저 반가워해주시던 교장선생님.
마음 둘 친구 하나 없는 내게, 그런 선생님들은 내게 마음의 친구가 되어주셨다.
2학년 2학기, 우연한 계기로 친해진 반 친구.
활발하고 명랑하며 항상 긍정적인 분위기를 풍기던 친구.
반 친구들 모두에게 차별없이 대했고 그 친구를 보고 있으면 항상 즐거웠다.
급속도로 친해졌고,
주말만 되면 학원을 일찍 갔었는데 그 친구와 공부하고 점심을 먹고 학원을 갔다.
그 친구 하나로 학교가는게 즐거웠고 행복했다.
우정을 알게해준 그 친구를 정말 많이 좋아했고 의지했다.
3학년 1학기 중순 무렵, 내가 너무 의지해서 일까?
이유도 알려주지 않은체 그 친구는 내게서 멀어졌고, 소위 말하는 날라리 반친구들과 어울려 지냈다.
답답함에 친구에게 얘기를 하자며 불러냈지만, 다른 반친구 얘기를 꺼내며 그친구들 싸운거냐 물어보며 얘기를 피하기만 했다.(당시 말도하고 지내는 반친구들 중 맨날 붙어다니다가 어느순간부터 따로 다니던 친구2명이 있었다)
내가 이렇게 물어보는게 이 친구는 싫은건가보다 생각하며 난 거기서 그 친구와 한없이 멀어졌다.
그리고 새롭게 친해진 두명의 친구들.
(그 친구들도 원래 지내던 친구들과 사이가 안좋아질 무렵 나랑 짝꿍이 된 친구와 얘기를 주고받으며 친해지게 됬다.)
그렇게 난 두명의 친구들 덕분에 고등학교 3학년을 잘 마칠 수 있게되었고 두명의 친구는 지금까지 잘 지내고있다.
나는 내 고등학교 2-3학년동안 날 힘들게했던 친구들보다 더 좋은대학교, 좋은과에 입학을 했고
내 성격이 문제가 아니였던건지, 동기들과 친하게 지내고있다.
좋은 선배들도 만났고 좋은 선후배관계를 유지하고있다.
2학년이 들어서서 제대로 된 남자친구도 생겼다.
이 사람을 만나려고 그동안 힘든 연애를 해왔던건가 싶을 정도로 감사하고 고마운 현재의 남자친구.
화장을 배우고 내 자신을 꾸밀줄 알게 될수록 외모칭찬, 성격칭찬 등을 들었다.
고등학교시절 나를 가장 힘들게했던 한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었다.
그동안 너무 미안했다고, 반성하고 있으니 용서해달라고.
사실 생각하고 살지도않던 친구에게 뜻밖의 연락이 와 당황했었지만, 먼저 용기를 내 사과를 하는 그 친구가 고마워서
난 이미 괜찮다. 이렇게 먼저 연락해줘서 고맙다며 얘기를 나눴었다.
어느순간 나는 남들이 생각하는것보다 훨씬 많이 단단해져있었다.
그럼에도 언제깨질까 두렵지만 이것또한 시간이 지나면 미소를 지을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