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花樣年華




시들어 버린 꽃송이들을 붙잡고 하염없이 주저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놓지 못하는 미련들이 가엽다 그들은 말했으나, 다시 돌아올 거라 믿고 있음에 포기하지 않고 죽은 듯 멈춰있었다.




그렇게 기다리기를 얼마가 지났는지 세지도 못할 정도로 수많은 시간이 지나 점점 바스러지는 꽃잎을 보며 나 또한 부서져 내려갔다.



부스러지던 마음의 조각이 이제 가장 작은 조각 하나 밖에 남지 않음에 애써 속으로 울음을 삼키고 있었다.


마지막 마음이 짓이겨져 결국 나마저 숨이 얕아 갈 즈음 가느다란 바람 한줄기가 볼을 스쳐가기에 고개를 들어 올려 하늘을 쳐다보았다.



그저 어둡기만 한 하늘엔 어디에서 날아온 것 인지 알 수 없는 하늘색 나비 한 마리가 모두 죽어버린 여기 이 꽃 밭 위를 배회하고 있었다.



작은 날개를 일구어 죽은 꽃 사이로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모습이 자못, 잘 자아낸 비단이나 흐르는 물에 견주어도 지지 않을 수 있다 할 정도로 한 없이 하늘 했다.



마치 파도를 일궈내는 듯 그리도 작은 날갯짓의 바람에도 살랑이던 죽은 꽃잎들에 예전처럼 다시금 나비가 내려앉았다.



순간 기적처럼 앉은 자리서부터 생기를 머금던 꽃이 꺾였던 줄기를 바로 세우며 일어서다 종내엔 전부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이파리의 끝까지 살려낸 꽃을 뒤로하고 아무 미련 없이 날아가 버린 나비를 붙잡자며 황급히 뒤쫓았지만 결국은 저 하늘 하나의 별이 되어 사라졌다.




잡아내지 못 한 슬픔을 머금고 무거운 발걸음을 돌려 뒤로 돌아본 꽃 밭은 이전의 죽은 빛 하나 없게 온갖 색으로 일렁였고, 셀 수 없이 많은 나비가 끊임없이 날아오고 있었다.


죽었던 세상을 온통 물들이곤 한꺼번에 날아오른 나비가 내 주변을 감싸 바람을 불어준 후, 모두 저 하늘 끝에 올라가선 나의 밤까지 길 밝혀줄 무수히 많은 별들이 되었다.


지난 시간 동안의 깊고 어둑했던 밤은 애초에 없었다는 듯이 밝혀주는 별들이 쏟아져 내릴듯 반짝여 포근한 이불이 되었다.



이렇게 다시 찾아온, 또 이제는 끝나지 않을 영원의 화양연화가 마지막 그리움과 눈물들을 지워내 온갖 기쁨을 머금고 꽃망울들을 화악 터트렸다.












혹, 꽃이 진다 한들 그 향기까지 지워지지는 않으리.

그 지워지지 않은 향기가 그대의 영혼마저 따라가리.




그대들의 청춘엔

이제 더 이상은 슬픔도, 눈물도 하나 존재하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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