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같잖은 선민의식 어떻게 고칠까요
ㅠㅠ
|2016.01.23 20:50
조회 1,761 |추천 0
안녕하세요. 방탈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이 가장 원활하게 돌아가는 곳이라 객관적인 평론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올려요. 요 근래에 의예과와 조무사 친구 이야기를 보고 떠올라 씁니다.
조금 동떨어진 이야기라도 간략하게나마 저를 소개하자면 욕심이 무척이나 많은 사람이에요. 누구한테도 지는 꼴을 못보고, 특히 학벌 면에 있어서 그게 두드러집니다. 그렇다고 평소 사람을 대할 때 큰 마찰이 있지는 않은데, 자꾸만 은연중에 제가 더 잘났다는걸 표하는 것 같아요.
저는 해외에서 학교를 다녔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줄곧 과외며 학원을 전전한 것은 부모님이 시켜서가 아니라 단순히 제가 원해서였어요. 고등학교 때에는 부러 어려운 커리큘럼을 택했습니다. 아이비라고 하면 한국에서는 인지도가 많이 없어 잘 모르실지도 모르겠지만 세계적으로 대학에서 선호되는 프로그램이에요. 또한 순전히 과제 때문이긴 하지만 이수 난이도가 제법 되는 편으로도 유명하네요. 국내에서는 경기외고 한군데에서만 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족이 길었는데, 고등학교 때에도 다른 커리큘럼을 하는 학생들과 비교되는 것이 썩 마뜩찮았습니다. 누가 봐도 나와는 다르게 그네들은 즐길것 다 즐기며 생활하고 있는데 제가 희생하는 것들이 억울해서라도 동급으로 인식되는게 정말 싫더라구요. 또한 같잖은 부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자부심이 있었습니다... 나는 남들과는 다르다는 생각, 시험 전에도 탱자탱자 놀며 보내는 아이들보다 엘리트가 된 것 같은 선민의식. 물론 내가 더 힘들다고 남이 덜 힘들어 지는 것도 아니고, 그 각자 나름의 어려움이 있는건 인지하고 있지만 그 아이들이 제게 어렵다며 불만을 토로할 때마다 짜증이 나는건 어쩔 수가 없더군요. 고삼이 중삼에게 숙제, 시험이 너무 힘들다는 소리를 듣는 기분이었어요.
또한 대학에 진학한 후에도 그렇습니다. 저는 학비와 미래 진로의 문제로 재외국민 전형을 통해 한국 대학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조금 자세한 정보라 어느 대학이라 말할 수는 없지만 16학번 의예과입니다. 제게는 6개월간의 유학생활을 하다 다니던 고등학교로 돌아간 친구가 있습니다. 친구는 유학 시기를 애매하게 잡은 탓인지 수업 내용을 쫓아가기 힘들어해 향후 간호학과에 입학할 생각으로 간호조무사를 준비 중입니다. 부끄럽지만 둘의 차이를 알게된 계기도 이 친구에게서구요. 그렇게 때문에 수능이 끝나자마자 학원에 다니기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가 공부가 힘들다며 말할 때마다 자꾸 같은 마음이 치솟습니다ㅠㅠ. 물론 충분히 힘들어보이고, 위로와 격려 역시 해주지만 가슴 한켠에서 선민의식이 진정 되지가 않네요. 정말 힘들어서 그런 거라면 차라리 덜 하겠는데, 제가 베베 꼬인 것인지 뭐랄까 정말 자부심을 느끼며 자랑하는 듯 해서. 사실 그정도 공부는 이미 고등학교때 다 한건데, 나는 지금부터 더 어려울텐데. 의과 과정을 조무사 시험과 비견하는 일에서 더더욱 그랬구요. 실제로 제게 보여준 시험 기출문제와 수업 내용 등지가 친구가 말하는 만큼 난이도를 요구하지는 않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단순히 제 입장에서지, 해보지 않고 경솔하게 단정 지을 수는 없는 일이죠.
요지는 자꾸만 저런 생각이 든다는 것입니다. 저보다 잘난 사람을 보면 괜시리 기가 죽고, 내가 더 위라는 생각이 들면 우월감을 느껴요. 실제로 그렇게 기죽는 일이 너무나도 싫었기 때문에 미치도록 공부에 파고 들었습니다. 누구에게도 밀리고 싶지 않았고, 어린 시절 저를 왕따시켰던 아이들과 사이가 안좋은 가족들 등등에게 꿀리지 않고 당당히 우위에 서고 싶었습니다. 취급이 좋아졌으면 했기 때문에 사서 고생을 했고, 또 고생한 만큼 보답받고 싶은 마음이 삐뚤게 표현되는 것 같아요. 대표적인 사례 둘을 들었지만 이런 경우가 수도 없이 많습니다. 문제가 있다는건 알겠는데 당췌 어떻게 고쳐야 할지를 모르겠네요.
당장 이 글만 해도 은연중에 그런 분위기를 풍길지도 모릅니다. 조언을 얻으려는 이유 역시 그것 때문입니다. 앞으로 만날 사람들과 대화하며 이런 감정을 표출시키고 싶지 않아요. 방법이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