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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뭘하고 싶은지 모르겠어요...

슬프다 |2016.01.25 15:14
조회 446 |추천 0

안녕하세요.

털어놓을 곳이 없어 여기에 써요.

사실 절 모르는 사람들에게 주저리주저리 털어놓고 싶었어요.

전 23살 여자에요. 전문대 비서과를 나와서 비서일을 하고 있어요.

미술 입시를 하다 실패로 어머니의 권유로 비서과를 들어가게 됐어요.

운이 좋게 붙었고  재수하기 싫다는 생각에,

철없이 일단 대학에 들어가면 된다는 생각에 들어갔어요.

취업도 잘된다는 말이 한몫 했죠..

대학다니면서 비서일은 저와 정말 안맞는다 생각했지만 어른들 말씀 있잖아요,

누가 적성에 맞아서 일을 하냐, 어느 누가 자기 좋은 일만 하고 사냐..

그래서 취업도 비서 쪽으로 하게 됐어요.

난 비서는 곧 죽어도 안해야지 하면서 졸업시기가 다가오니까 불안감이 엄습해 오더라구요.

그냥 남들 처럼 졸업할 때가 다가왔으니 나도 취업을 해야하나 싶고,

내가 아는거라곤 비서 일 밖에 없는데 그냥 비서로 직업을 구해야 하나 싶구요.

또한, 부모님도 취업하길 원하셨어요. 일단 다녀보고 너가 나중에 하고 싶은거 하라면서요.

운좋게 대기업에 들어가게 됐고, 예상은 했지만 정말 사회생활 힘들더라구요.

제가 안그래도 빠른년생이라 21살이란 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하니 정말 견디기 힘들더라구요.

임원비서로 들어갔지만 팀비서나 다름 없었어요.

제 나이 또래라곤 없고 그냥 회사의 막내, 그러다보니 온갖 궂은일..예산에서 부터 잡심부름까지 뭐든 저한테 시키더라구요.

야근하는 날도 수도 없이 많았죠. 새벽까지 남을때도 있고, 주말출근할 때도 있고.

(자세히 쓰진 못하겠지만 계약직인데 정규직 이상으로 일을 시켰어요.)

첨엔 뭣도 모르니까 원래 회사생활이 이런가보다 했죠.

회사에서 일부러 뭣모르는 어린애들 뽑아서 막 부려먹는다잖아요.

근데 다른 대학동기들이랑 얘기나누면서 정말 제가 급여에 비해 너무 일이 많고 힘들다는걸 느끼게됬죠..

그러다보니 멘탈 강하다고 생각했던 제자신이 점점 무너져내리더라구요.

내가 지금 여기서 뭐하는 걸까. 잘하고 있는걸까.

점점 우울증 증세가 찾아오고 회사가 너무 가기싫어서 차에 치이고 싶단 생각도 여러번 했네요..

결국 10개월 다니고 그만뒀어요. 물론 인수인계는 제대로 하고 나왔죠.

그만 둘땐 이제 정말 내가 하고싶은걸 해야지 이생각으로 관뒀는데,

막상 관두고 나니 제가 정말 뭘하고 싶은지 모르겠더라구요.

쉬는 동안 여행도 다녀오고 그동안 회사 다니느라 못했던 것들도 많이 하고 그래도 뭘해야할지 전혀 감이 안잡히더라구요.

다른 또래들처럼 학교 다니고 싶은 생각도 많이 들어서 차라리 편입공부를 할까도 생각했어요.

근데 자신이 없더라구요... 내가 과연 친구들, 돈 다 끊고 공부만 할 수 있을까.

직장 관둔것만 해도 부모님이 속상해하실텐데 이제와서 공부하겠다고 부모님께 손벌리기도 죄송하더라구요.

결국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그만둔지 4개월만에 결국 또 비서일을 하게 되었어요...저도 참 답답하죠?

이번에도 운좋게 대기업에 들어가게 됐죠..

여긴 전 직장에 비해 급여나 근무환경도 좋고 정말 임원비서일만 하더라구요.

하지만 임원 분이 정말 만만치않더라구요. 또한 비서들이 많은 곳이라 텃새도 심하구요.

그래도 적응 잘해서 임원분과도 사이가 많이 호전됐고, 친해진 비서들도 많아요.

근데 그래도 비서일이라는게 참 힘들더라구요. 

일정하나 못챙기면 바로 제탓.. 공유못받아서 그런건데 공유안해준 사람도 너무 밉고 제대로 못챙긴 저도 너무 한심하고, 제가 업무적으론 꼼꼼한 성격이라 뭐하나만 실수해도 자책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여긴 뭐만 안되면 다 제탓이더라구요.... 비서가 동네 북인지..

그동안은 전직장과 비교해가며 괜찮다 괜찮다 저자신을 위로하며 잘 버티고 있었는데 정말 말그대로 버티는 거였더라구요...

회사만 다니니 더 멍청해지는 것 같아 주말엔 직장인들 대상으로 하는 대학교를 다니고 있어요.

제가 교양으로 심리학을 듣는데 그 수업때 교수님께서 자신의 심리를 살펴보자는 주제로 미술 심리상담을 해주셨어요.

근데 저 정말 엉망진창이더라구요... 제가 그동안 제자신을 너무 싫어했더라구요.

교수님이 저한테 그동안 뭐가 그렇게 힘들었냐.. 뭐때문에 너자신을 싫어하냐 라고 물으시는데

순간 회사생각이 딱 나면서 울컥하더라구요.. 회사얘기하면서 눈물이 저도 모르게 딱 흘러내리는데 그때 느꼈어요 괜찮으게 아니라 그냥 내가 정말 버티고 있었던거구나...

이 일을 하면서 제자신이 느껴질정도로 많이 예민해지기도 했어요.

없던 감정기복도 생기고, 항상 긍정적이었던 제가 한없이 나약해지는 느낌을 받았죠.

교수님도 그러시더라구요, 시기를 잘 정해서 관두고 차라리 다른 일을 해봤음 좋겠다라구요.

저도 그러고 싶어요. 지금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다른걸 하고 싶은데

제가 뭘하고 싶은지 점점 더 모르겠더라구요.

주위사람들은 넌 아직 어리니까 뭐든 도전해봐라 하는데 뭘해야할지도 모르겠고, 마냥 겁만 나요...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싶구요.

저 정말 어떻게 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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