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의 학생들은 열일곱에 첫번째 갈림길을 마주하는데 그 갈림길에서 아무것도 겪어보지 않은 학생들은 감히 결정할 수 없어 고등학교 대충 생각할 게 아니지 요즘 학생들은 딱히 목표가 있는 것도 아니라 대부분 일반고를 선택해 특성화 쪽에 특별한 관심이 있거나 성적이 안 나와 취직을 위해 다른 곳에 원서를 내는 것 빼곤. 그리고 일반고를 가 그리고 목적도 목표도 없이 공부만 하다보면 내가 걸어온 길이 저 황혼같이 아스라져가 내가 뭘 해왔는지 모르겠어 내 길이 뭔지조차 모르겠어 대학을 가면 뭐가 이뤄질까 세상의 파도 속에서 불완전한 우리는 휩쓸려가 힘들어 목적의식없이 하는 공부는 너무 힘들어 정신적 육체적으로 수많은 곳에서 압박이 오고 대학을 못 가면 내 인생이 망하는 것 같아 하지만 정작 대학을 왜 가야하는지는 모르지 그래 어떤 어른들은 우리에게 대학이 전부가 아니라고 말하지 하지만 그런 어른들이 실질적으로 학생들 주위에 있을 것 같아? 또 핍박어린 시선 속에서 그게 들릴까? 백지 위에 남겨진 것 같아 어지러워 자살하는 학생들을 보면 꼭 그게 내 일만 같아 눈물이 나 남들 다 하는 거지 그래 3년만 참으면 되는 거지 내가 과장되게 생각하는 걸까 공부를 특출나게 잘하지도 못하지도 않은 평범한 학생인데 이런 고민은 나만 하는 걸까 도대체 나는 남들 다 하는 거에 왜 이런 의구심을 갖는 걸까. 내가 이상한 걸까?
재능이 있어도 발휘하지 못해 하고 싶은 게 있어도 두려움 때문에 시도조차 하지 못해 난 남들처럼 그럭저럭 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돈 돈이 많이 들어 돈 때문에 하지 못해 결국 다니던 인문계와 공부를 포기해 딱히 인문계에 뜻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막상 공고를 가려니까 무서워 내가 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바쳐온 건 어떻게 되는 걸까 과연 잘하는 걸까 17년 살아온 나는 이 별것아닌 것 같은 결정 하나도 무섭고 손이 떨려 내 인생을 그동안 너무 크게 보고 있던 걸까 사람들은 나를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 같아 이런 집안사정을 견디고 홀로 모든 것을 등에 지기에는 난 아직 너무 어린데
내가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