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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어

ㅇㅇ |2016.02.04 23:44
조회 602 |추천 3
그쪽은 날 모르겠지만,
난 매일 보고있었어.
수업들을때도 일부러 자리맡으려고
강의실 문 앞에 줄 서고,
항상 같은 자리에서, 비슷한 옷을 입고,
몰래 그쪽 옷차림이나 버릇같은거 보고있었어.

눈 마주치고 싶어서 졸지도 않고
잘 보이고 싶어서 수업도 열심히 들었어.
처음엔 수업이 벅차서
질문하려고 모여든 애들이 부러웠어.
나는 수업시간에 잘보이는 자리에 앉아서
눈 마주치는게 다인데.

그렇게 또 잘보이고 싶어서 열심히 하다보니
이번엔 웬만해선 질문할 거리가 없더라구.
참 황당했지.
그래도 역시 그쪽이 잘 가르쳐서 라고 생각해.

억지로 궁금해 하는 척 쭈뼛쭈뼛 질문했어.
당황해도 웃으며 대답해주는 그쪽이 너무 좋았어.
물론 그게 직업이니까 그렇겠지만.

쉬는시간 열린 문 틈으로 그쪽이 보이거나
질문으로 둘러싸인 목소리를 들을때
정말 기분 좋더라.
복도에서 마주쳐도 인사한번 못하는 사이지만.

나는 한낱 학생이고
그쪽은 정말 누구나 존경하는 선생님이지.
판같은거 볼 일 없다는거
어렴풋이 알고는 있어.
그치만 너무 답답해서 한번 남겨봤어.

상담 핑계로 얼굴을 마주한다는건
정말 핑계일 뿐이겠지.
그래도, 언제 다시 볼 지 모르는 그런 사이는 싫어..

그쪽은 마음만 먹으면
내이름 내번호, 나이도 알 수 있을텐데.
나는 그쪽 이름이 본명인지조차 모르겠다.
내 점수까지 알고있으면서, 이건 좀 불공평해.

황당하지 않을까.
그저 조용히 수업만 듣던 학생이
좋아한다고 말해버리면.
반지는 없던데 만나는 사람은 있는걸까.
우리, 나이차이 얼마나 나는걸까.
나는 생각보다 많고 그쪽은 보기보다 적을지도 몰라.



보고싶어 형.
선생님이라고 부를 날도 이제 얼마 안 남았네.
미안해. 좋아하게 되버려서.
추천수3
반대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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