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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라는 사람한테 제가 딸이 아닌 그냥 계집이란걸 지금 알았네요

나다 |2016.02.10 17:30
조회 10,846 |추천 61
정말 태어나서 최악의 설이었어요... 어디 가서 얘기할 수도 없어서 여기서 속풀이 하고 싶어 올려요.
저희 집이 큰 집이라 작은 집이 저희 집에 와서 제사를 지내요. 작은 아버지댁도 서울이랑 많이 멀지는 않아 제삿날 아침에 와서 점심까지만 드시고 가세요. 그런데 저희 친가가 굉장히 가부장적인데다 작은 집에는 아들만 넷이 있어서 제사만 있으면 엄마, 언니 그리고 저만 뼈가 부셔져라 일을 합니다.그런데 이번 설은 엄마는 설 당일은 근무가 있으시고 언니는 취준생이라 독서실/도서관에서 살기 때문에 제가 상 차리는 거랑 친척들 상대하는 걸 혼자 하게 됐습니다.어쨌든 제사상에 올릴 음식 셋팅하고, 상 차리고, 치우고, 설거지하고, 과일 깍고, 치우니까 또 상 차리고 치우고 설거지하고... 무한 반복. 안 그래도 일어날 때부터 체기가 있고 감기도 좀 걸려 있어서 그 와중에 저는 한끼도 못 먹고 상만 차리면 제 방에 가서 누워 있었어요. 그런데 아빠조차 제가 왜 그러는지 묻지도 않더라구요. 그때는 친척들이 와 있어서 그려려니 했어요.근데 이제 점심 상 다 치우고 설거지 할려고 할때 둘째 사촌 동생이 고맙게도 설거지를 해주더라고요, 누나는 그냥 상만 치우라고 하고. 진짜 너무 고마워서 장난스럽게 궁디 팡팡 해주면 고맙다고 해주자마자 아빠가 나오시더니 남자는 이런거 하는게 아니라면서 걔를 끌고 가더라고요. 작은 아버지도 가만히 있는데, 본인 딸만 일하고 앉아 있는데 그런 말을 하는게 사실 좀 당황스럽더라고요.그리고 어쨌든 점심 먹고 작은 집은 돌아가서 저랑 아빠만 남게 되었어요. 겨우 마음 편히 쉬며 누워있다 한 4시즘 되서 이제 배가 좀 고프더라구요. 그래서 겨우 일어나서 방을 나왔는데 아빠가 절 보자마자 제사상에 올라갔었던 닭 좀 삶아보라고 하시더라고요, 저한테.진짜 하루 종일 쫄쫄 굶다 겨우 일어나서 밥 한끼 먹으려고 나온 저를 또 하녀 부리듯이 뭘 하라고 하니까 서운한 감정이 좀 많이 들더라구요. 하루 종일 어디 아프냐? 한 숟갈이라도 좀 먹어보지 그래?라는 말 단 한마디도 안 하고 장손이랑 조카들만 그렇게 끔찍하게 아끼면서 하루종일 ㅇㅇ한테 과일 좀 깍아줘라, ㅇㅇ밥 더 먹고 싶다는데 빨리 와서 한공기 더 퍼줘, 애기 아이스크림 먹고 싶다는데 좀 사와라...진짜 너무 서운해서 아빠한테 "그런 것까지 시켜야되? 아빠가 나한테 한번은 좀 해주면 안돼?" 라고 물으니까 아빠가 하는 말이 "남자는 여자한테 그런거 해주는거 아냐"... 그리고 뒤이어 하는 말이 더 가슴에 비수가 되더라구요. "어차피 제삿밥도 못 얻어 먹을거 좀 해줘라".진짜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고 서운하고 서럽고 실망스러운 감정이 한번에 북받쳐 오르더라구요.제 아빠잖아요, 것도 딸만 둘 있는 사람이잖아요. 아무리 가부장적이고 남성우월주의적 사고가 강하더라도 저렇게 생각하면 안돼는 거잖아요. 아니, 그런 식으로 생각을 하더라도 자기 딸한테는 그렇게 말 할수는 없는 거잖아요. 그렇게 당연하다는 듯이, 서슴 없이 담담한 얼굴로... 아빠가 그동안 저희를 어떻게 생각하고 우리는 어떤 취급을 받으며 살았는지 알겠더라구요. 돌덩이로 얻어맞은 것 마냥... 그야말로 저를, 저와 언니를 자기 자식이 아닌 남의 집으로 가기 전까지는 남자 수발이나 들어야 하는 계집으로 보는 것밖에 안되는 거잖아요.너무 서러워서 아무 말도 안 나오더라구요. 진짜 너무 실망스러워서 그 순간만큼은 아빠랑 같은 집에 있기조차 너무 싫어서 바로 집 나와서 친구 집에 가서 펑펑 울었는데 왜 우는지 묻는 친구에게 차마 말을 못 하겠더라구요. 친아빠한네 여지껏 남보다도 못 한 취급을 받고 산걸 깨닫게 됐는데 아무리 친해도 그런건 말 할 수가 없더라구요.돌이켜 보면 아빠는 항상 남의 집 아들을 언니랑 저보다 더 많이 챙겼어요. 어렸을 때 안주로 먹으려고 숯불에 구운 닭을 집어먹으려던 제 손을 탁 치면서 혼내시더니 옆에 앉아 있던 친구분 아들한테는 닭다리를 뜯어서 주던걸 어직도 기억 해요. 아마 무의식적으로 아빠가 그런 사람인걸 외면하며 여지껏 살았던 것 같아요...이제는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진짜 한순간에 아빠에 대한 애정이 다 날라가고 이젠 얼굴도 쳐다보기 힘드네요...
추천수61
반대수1
베플ㅇㅇ|2016.02.10 18:21
공부 열심히 하세요. 저딴걸 아빠로 두었다면 공부 잘해서 그 집 나오는것 밖에는 할 수 없어요. 독립해서 그딴놈은 쳐다도 보지 말고, 상처도 받지 마세요. 괜히 잘해주려고 하지마세요. 나 같음 저런놈이 아빠라면 내 인생에서 아예 아웃시켜 버릴거에요. 남자 수발이나 드는거고, 출가외인인데 굳이 평생 보고 살 이유 없죠. 결혼식에도 초대 안 할거임. 진짜 아빠라는게 개쓰레기네. 저런놈들은 자식을 낳으면 안되는데. 어째 남존여비 사상은 조선시대 보다 지금이 더 심해. 적어도 조선은 딸을 엄청 예뻐했음. 귀여워했음. 오죽했으면 양반들이 딸을 세자빈 만들기 싫어서 혼인단자 내려오기전에 결혼 시키려고 했을까. 님 아버지가 만약 조선시대때 태어났으면 근본없는 쌍놈이라 욕먹었을거에요. 공부 열심히 하세요. 잘사는 모습 보여주면서 아버지가 늙어 빌빌거리는거 보면서 무시해주는게 최고의 복수에요.
베플00|2016.02.10 17:43
작은어머니는 암껏도 안하던가요.? 언니도 동생 혼자 일할걸 뻔히 알텐데 공부한답시고 나가고...님 식구들 다 노답이네요..전에 여기올라온글 보니깐 가부장적인 아버지가 집유산을 제사 지내줄 사촌조카에게 준다는 글이 있던데 님 아버지도 그럴듯하네요..열심히 공부해서 얼른 나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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