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엄청난 면적의 그린벨트를 해제했는데, 환경부의 입장은 뭡니까?”
“그린벨트는 성역이 아닙니다. 이미 훼손된 곳이 많기 때문에 해제하는 게 옳습니다.”
“그래도 수도권에서만 100㎢ 이상을 푸는데, 환경부는 의견을 냈습니까?”
“그린벨트 해제는 환경부의 업무가 아니고, 의견을 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이명박정부가 녹색 성장에 의욕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환경부가 협의에서 소외되어 있다고 하던데요?”
“녹색성장을 위해 환경부는 노력하고 있습니다. 협의는 했습니다.”
“문서를 통해 했습니까?”
“문서는 아니지만, 협의는 했습니다.”
“함께 회의를 하고 합니까?”
“회의는 아니지만 충분히 협의를 하고 있습니다.”
“환경부가 녹색성장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수도 민영화가 성공한 나라와 실패한 나라의 예를 들어 주십시오.”
“성공한 나라도 있고 실패한 나라도 있는데, 문제점만 지적하면 안 됩니다. ....”
“구체적인 사례를 말씀해 주십시오.”
“실패한 사례는 환경부 자료 등에 이미 있고, 성공한 사례는 제가 경험이 있고, 영국이나 프랑스 같은 나라들은 세계적 기업들이 잘 하고 있습니다. ... ”
“그 나라들 요금은 어떻게 됩니까?”
“요금이 좀 높기는 하지만, 우리는 잘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시민단체들도 바뀌어야 합니다. 정권도 바뀌었고, 지원도 받지 않습니까? 장관, 염형철 참고인이 나온 환경연합에도 환경부에서 지원한 사실이 있지요?”
“네 2억원을 지원했습니다.”
“마침 박준선의원께서 요청한 자료에 관련 내용이 있어서 봤는데, 환경연합은 3년 자료 중에 한 푼도 지원받은 바 없습니다.(참고인)”
“2억 있는데...”
“2억은 00 재단에 지원한 것이던데, 우리단체와는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참고인)”
“...”
“자료 찾아보겠습니다.”
맹구나 돌쇠의 답변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환경부장관이 6일 환경부 국감장에서 국회의원들의 질문에 답한 내용들이다. 장관은 잘못된 내용들조차 거침없이 답했다.
사실 이만의 장관은 환경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 중에 흔치 않은 운하 찬성론자라서 발탁됐다는 소리가 많다. 그는 국회 인사청문회(3월 10일)에서도 꿋꿋하게 ‘한반도 운하 찬성’ 소신을 밝혔고, 취임 일성으로 ‘전문성 없는 서울대 일부 교수들이 운하 사업에 반대 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3월 21일, 대통령에게 한 환경부의 업무보고는 ‘환경산업 육성 및 환경규제 합리화’가 핵심이었다. “환경산업을 국민소득 4만불 시대 진입을 위한 신성장동력으로 집중·육성해 나가고, 유망 환경기술을 개발하고, 환경산업체의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해, 신규 일자리 35만개를 창출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5월에는 대한상의 관계자들을 만나, ‘규제의 대명사로 불리던 환경부가 신정부 들어 기업을 섬기는 자세로 환골탈태하겠다.’며, ‘기업환경지원센터를 세우고’, ‘환경부와 기업 간 Hot-Line을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환경부 기업지원 발 벗고 나섰다.”는 보도자료를 내서, ‘친기업적 찾아가는 환경행정 서비스 제공계획에 기업들의 시선이 집중’됐다고 소개하며, “앞으로 환경부와 기업의 아름다운 동행이 기대되는 대목이다.”라고 자랑하기도 했다.
정부조직법 34조에 의하면 환경부 장관은 ‘자연환경 및 생활환경의 보전과 환경오염방지에 관한 사무를 관장’토록하고 있다. 이만의 장관이 주장하는 기업지원과 신성장동력의 육성은 환경부의 업무가 아니라 지식경제부의 일이다. 그런데도 이만의장관의 관심은 ‘생활환경’과 ‘자연환경’이 아니라, ‘기업환경’과 ‘산업환경’에만 가 있다. ‘환경오염방지’가 아니라 ‘규제 철폐’의 전사로 용맹을 떨치고 있다.
아무리 권력에 충성을 해야 하는 자리라지만 환경부 장관으로서 상식과 염치를 찾을 수 없다. 환경제도를 규제라고 하고, 기업지원을 환경부 업무라고 주장해서 어쩌자는 것인가? 스스로 존재를 부정하고, 뒤죽박죽의 정신분열을 앓는 환경부가 황당하다.
일찍이 이렇게 어리버리한 아마추어 장관이 있었나 싶다. 과연 이런 환경장관이 MB 정권이라고 도움이 될지,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