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http://pann.nate.com/talk/330154723
한 달도 안 되어서 다시 팬톡에 돌아와 이런 글을 쓰게 된 연유에는 내가 자신감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 우선하겠다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던 마음은 변하지 않았지만 닥쳐오는 현실에 점차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중이다
학원 가기 싫다 공부하러 가기 싫다 쓸데없이 건강해서 감기 한 번 안 걸리고 말짱하게 학원 오가는 내 몸이 싫다 영화 볼 때도 조는 내가 수업시간에 안 조는 게 더 이상한 것 같기도 하다 깨고 나면 후회한다 그게 반복되면 자괴감이 얼마나 심한지 아는가? 단어는 지지리도 못 외워서 아무리 반복해서 읽어도 머릿속에 들어오지를 않는 걸 어떡하나 단어 뜻만 알아도 머릿속에 전체 내용의 뜻이 잘 파악되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단어를 몰라서 시험지만 보면 머리가 새하얘진다
난 일본어가 배우고 싶다 심리학을 배우고 싶고 범죄수사학을 배우고 싶다 그래서 경찰대를 원한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고 그런 것들을 배우게 된다면 배우는 것 자체가 내 삶의 기쁨일 것 같다 그런데 내가 배우고 싶어하는 이것들이 수학을 반드시 필요로 하는가? 나는 민윤기를 존경하면서도 부러워한다 그는 어릴적부터 자신이 '원하는', 그리고 '좋아하는' 일을 해 왔고 그것만 바라보며 왔다 그런데 내가 원하는 공부 내가 하겠다는데 왜 나는 원하지 않는 공부까지 해야 하는 걸까
모르겠다 필요하니까 하겠지 그냥 힘들다 이렇게 공부하는 것도 너무 처음이고 뭐 어떻게 해야 할 지도 모르겠고 70분 동안 수능 4점짜리 50문제로 꽉꽉 채워져 있다는 언어 외국어 시험지가 두렵다 수능 외국어 100점도 경찰대 영어 80점 받는다던데...
5개월동안 공부해서 많은 걸 바라지는 않는다 영어를 정말 못하는 나고 언어도 정말 못하는 나다 그나마 괜찮은 건 수학이라지만 수능 4점짜리 문제로 다가가게 되면 손이 떨린다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난 계산도 느리고 사고도 느린 편이다 그냥 한숨만 나온다
내가 할 수 있을까 내가 가능할까 하는 생각을 하기 보다는 나는 할 수 있을거라고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는 게 더 나을 거라는 걸 모르는 건 아니지만 그런 생각이 계속해서 드는 걸 어떡해
처음에 아무런 꿈도 목적도 없이 재수학원에 등록을 했던 그 날, 2015년 12월 7일의 나는 17학번이 되는 것이 목표였다 어떤 대학이든 인서울만 해서 이름 말하면 모르지는 않는 대학이라도 점수 맞춰 들어가서 놀고 싶었다 방탄소년단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했기 때문에 내 목적은 오로지 '빨리 끝내고 내 가수 보러가자' 이거였다
그런데 생각이 조금씩은 달라져 가고 있는 것도 같다 과거의 나는 올해 끝내버리는 게 목표였다면 지금의 나는 일 년만 더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내 나이 열여덟이다 남들은 고등학교 2학년일 나이에 나는 재수생 언니오빠들과 함께 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수업을 듣고 있다 일 년 더 공부한다고 내 인생이 늦어지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일 년 더 하는 게 제 나이에 맞게 대학을 가는 것이다
사실상 오개월만에 많은 변화를 바랐던 내가 멍청했다 7월에 있을 1차시험의 수준이 서울대생들도 어려워하는 수준이다 내가 오개월만에 합격점을 따 낼 수 있다면 중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장장 육년을 피땀 흘려 공부해 온 다른 합격생 분들께 너무 미안하게 되는 일은 아닐까
생각이 좀 이랬다 저랬다 한다 너무 힘들다고 징징대다가도 당연한 거다 하면서 순응하다가...
조금은 여유로워지기로 했다 내 마라톤은 올해 11월이 끝이 아니다 내년 11월이 끝일수도, 그 후년 11월이 끝일수도 있다 긴장을 풀고 헤벌레해지자는 뜻이 아니라 조급하게 생각하면서 긴박하게 내 자신을 죄지 말자는 것이다 피곤하기만 하고 공부하는 데 도움 하나도 되지 않는다
지민이가 어릴 적부터 지금만큼 춤을 잘 췄던 것도 아닐테고, 윤기가 어릴 적부터 지금만큼 랩을 잘 하고 작사작곡을 잘 했던 것도 아닐테다 남준이가 태어날 때부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전국 1%에 들었던 게 아닐테고 호석이가 태어날 때부터 완벽하게 지금의 춤실력을 겸비하게 된 게 아닐테다 물론 다들 각자의 재능을 타고난 것이 있었겠지만 그게 아무런 노력이 없이 지금으로 뿅하고 나타난 게 아닐 거다 이런 생각들로 나 자신을 위로해본다
'No More Dream' 의 "자신에게 물어봐 언제 네가 열심히 노력했냐고" 하는 가사, 그리고 'Tomorrow' 의 "니 꿈을 따라가 like breaker 부서진대도 oh better 니 꿈을 따라가 like breaker 무너진대도 oh 뒤로 달아나지마 never" 하는 가사가 많이 위로가 된다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이래저래 생각을 긍정적으로 해 보고 바꿔보려 해도 어떻게 걱정이 안 들겠어 높은 곳을 바라보는 만큼 더 걱정되지
그 때마다 힘이 되어주는 존재, 잠시 쉴 공간을 만들어주는 존재가 있어서 다행이다
지난 글에 반해 이번에는 조금 짧다
이 글을 끝으로 더 이상 이 일과 관련된 글은 쓰지 않겠다
그냥 의식의 흐름대로 남긴 글, 이었다
이건 비밀인데, 난 이삐들을 정말 사랑한다 예뻐 죽겠다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