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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다녀 오기로 했어.

여기 헤다판에 서울 여행 다녀오신 분 보고

나도 여행 갔다 오기로 했어

나는 아직 학생이니까 당일치기로 짧게. 아침에 갔다가 이른 저녁에 돌아올 거야.

같이 걸었던 길들 혼자 되짚고 오면, 온전히 눈에 새기고 나면,

이제 네 생각 하면서 힘들어할 일은 없을 것 같아.

내일 모레 다녀 오려구. 고속버스로 한 시간 사십분 거리인데, 이젠 멀게도 안 느껴져.

너랑 마주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좁은 동네라 예감이 안 좋다. 내일모레는 시내 나오지 마.

성안길, 복대동, 가경동.

그리고 데려간다고 해놓고 헤어져서 못 간 수암골도 혼자 구경하고 올 거야 못된놈아.

네가 닭 떡볶이 먹으러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던 조치원은 못 가겠다. 멀어서 길 잃을 것 같아.

그렇게 다녀 오고 나면 전부 다 잊을 수 있겠지!

처음으로 데이트했던 가경동 스타벅스 가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마실거야.

너랑 관련된 거 다 네가 있는 거기에 두고 올 거야.

우리 고작 한 달 만났는데, 왜 이렇게 힘든 지 모르겠다. 내가 너 많이 좋아하긴 했나봐

오고 가는 길에 니가 좋아하던 힙합도 잔뜩 들을 거야.

난 힙합 별로 안 좋아했는데, 진짜 그림 그릴 때 작업 할 때만 들었는데

요즘은 니 생각 날 때 아주 가끔 들어.

덜컹거리며 네가 사는 곳으로 달리는 버스에서,

사귄 지 얼마 안 됐을 때 네가 가사가 참 좋다며 가사 보여 줬던 지코 신곡도 듣고,

원래 싫어했는데 너 때문에 계속 듣게 됐던 기리보이 노래도 듣고,

네가 장난 칠 때마다 해시태그 걸었던 이센스 에넥도트도 듣고

네가 가끔 장난스레 불러 줬던 블랙넛 노래도 들을 거야.

예전부터 말했었지! 나는 글 쓰는 거 좋아한다고. 일기 엄청 쓴다고.

그래서 가서 글도 많이 쓰고 올 거야.

필름 한 롤 사서, 그 서른 여섯장에 너랑 있었던 모든 일을 다 담고 올 거야.

근데 내가 여기다 쓴 글 네가 보면 쪽팔리겠다.

사실 내가 이런 생각 하는 거 니가 몰랐으면 좋겠어.

알면 내가 너무 비참하거든, 나 싫다고 떠난 애 계속 이렇게 되새기는 거.

네가 알면 기분나빠할 수도 있겠다. 집착한다며 소름끼쳐 할 수도 있겠지.

근데 난 너한테 집착하는 거 아냐. 그냥 너 때문에 힘들어하는 스스로가 싫어서 그래.

제발 마주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냥 너는 나를 좋은 사람으로 기억해줬으면 좋겠는걸.

그래서 난 너한테 다신 연락 안 할거야. 네 기억 속에 좋은 사람으로만 남을 수 있게.

이건 내가 너를 잊는 방식이야. 너도 끝까지 제멋대로였으니까, 이런 건 좀 봐 주라.

많이 좋아했었어! 잘 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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