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어하지 않는 35살의 오래된 내 친구.
2년 넘게 고민하고 이런 저런 시도를 해봤지만, 더 좋은 방법을 찾고자 이렇게 글을 올려 봅니다.
긴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부디 좋은 조언 주실 분이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우선 제 소개를 하겠습니다.저는 35살의 서울사는 남성입니다. 과거부터 말씀드릴게요.초등학교때 아버지가 일본으로 사업을 가시고, 그 이후로는 성인이 될 때까지 일년에 한두번 뵈었고,어머니도 고등학교때부터 스포츠 마사지를 운영하시면서 집에 계실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고등학교 3년 내내 식당밥으로 생활하였고, 어머니한테 한번만 밥차려달라고,정말로 손을 빌며 부탁 드려봤지만, 기억상으론 끝내 안차려, 아니 못차려 주셨지요.고3때 위염 장염으로 갑자기 쓰러져서 실려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마 어렸을때부터MSG에 길들여진 위장에 문제가 생겼으리라 생각이 드네요. 지금도 위장은 건강하지 않지요.
고등학교때부터 집에 재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걸 느꼈고, 저는 전문대를 택하였습니다.등록금도 그렇고, 하루라도 빨리 돈을 벌어야 할 것 같았어요. 결국 입학하자 마자,집안에 빨간 딱지가 붙었고, 부모님은 이혼했습니다.
발버둥치며 살았고, 저는 20대 후반까지 집의 빚을 갚으며 살았습니다.
구차한 제 과거를 말씀드린건 그때 큰 힘이 되어준 친구가 있었습니다. 등록금을 벌려고새벽에 PC 방 알바로 밤을 새었는데, 거의 매일같이 와서 밥도 사주고, 같이 청소도 해주고,고등학교 시절에도 노래방비며, 떡볶이며 늘 다 쏘던 친구지요.
중학교도 같이 나왔는데, IQ검사도 2번이나 147 이상이 나와서 과학고를 준비하라고선생님들이 지도하던 아이였죠. 근데 공부에 흥미가 없고 소설만 실컷있다가,시험도 망치고 이 녀석도 전문대에 갔습니다.
빚을 다 갚기 전, 20대 중반즘에 안좋은 생각으로 수면제와 보드카를 사서,다 먹어버리려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대구에서 일하고 있었어요. 그때 이 친구한테 전화해서 나 수면제 샀다 먹을까 했더니, 서울에서 한걸음에달려왔지요. 자기 하는 아르바이트도 내팽게치고. 이렇게 친구들을 잘 챙기던 녀석이었습니다.
전 발버둥 치다가 어느정도 살만하게 되었습니다. 군대도 IT병역특례로 대신하여돈을 벌고 빚을 갚으며 대체할 수 있었고, 열심히 일하다 보니, 스카웃도 되어서,더 이상 빚지지 않고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30대에 가까워지면서 저는 한국이 싫었습니다. 모두가 다 돈만 바라보며, 이 악물고 사는거 같아서요.지쳐버렸습니다. 영어 공부를 틈틈히 해서, 외국회사에 취업하였고, 한국지사에 1년간 머물며,취업비자를 기다렸습니다. 1년 뒤에 취업비자가 드디어 통과되었지만, 한국에 머물기로 했어요.1년동안 다녀보니, 문자로 직원들을 해고하고, 딱히 그 회사가 제가 바라던 그런곳은 아닌것 같았어요.
그 즘에 이 친구가 사라졌습니다. 연락도 안받고, 집에 찾아가도 만날 수 없었습니다.저는 사업을 시작했구요. 사업을 하면서 1년간 여러번 집에 찾아간 끝에 겨우 만났습니다.
친구의 아버지가 말씀하시길, 방안에 박혀서 얼굴조차 못 본다고 하셨습니다. 자기도 일년에몇번 정도 본다고. 방에서 나오질 않는다고.
오랜만에 만난친구는 말조차 제대로 못하였습니다. 엄청 더듬거리고..약간의 실어증 같은 거지 않았나 싶어요. 현재는 다행이 아무렇지 않구요.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며 찡하고 소름이 돋습니다.
그는 고민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는 성격입니다. 부모님이 이혼할때도, 살면서 떨어졌던각종 시험들에도 말이죠. 그 친구도 이것저것 시도하였지만, 왜인지 다 실패였습니다.공인중개사, 공무원, 그 외 다른 자격증들.
이런 저런 설득끝에 저와 사업을 같이 시작하였고, 현재 2년 넘게 같이 하고 있습니다.사업하는 중간에 그 친구가 이런 저런 실수를 많이 하였습니다. 그럴때마다 저는그 친구가 맡은 일을 제가 대신 하기 시작했습니다.
'너는 내가 오래 살고 싶어보이냐? 그냥 네가 하고 나 돈 주지마'
그 친구는 이런 태도 였어요. 그런 친구한테 스트레스가 많이 가고 복잡한 작업을푸쉬하는게 쉽지 않았어요. '그래 그럼 일단 내가 할테니까, 언제든 할 수 있을거 같으면 말해'라고 하고 넘어갔어요. 한달 150만원 정도의 수익을 반씩 나눠 먹었지요.
그렇게 그렇게, 살다보니, 작년 세금을 정산하고 보니, 수익이 1억이 되었습니다.하지만 그 친구의 역할은 아주 작아져 있었고, 여러번 술을 먹고 눈물 흘리면서도 얘기했지만,그 친구는 여전히 왜 사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중요한 일을 맡아줘라. 그래야 연봉을 늘릴 수 있을 것 아니냐. 하였지만,차라리 사람을 뽑아서 써라. 나는 하고 싶지 않다. 라고 하였습니다.
계속된 설득끝에 일단 해보기로 하고, 못하겠으면 않하는 걸로 하였습니다.
그러다 저도 지치는것 같습니다. 살다가 처음으로 빛을 보는 것 같습니다. 1월 수익도 천만원이 넘었고, 이제 저도 전세 얻고, 사무실도 얻고, 직원도 뽑고,잘 해보고 싶은데, 이 친구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 친구랑 있으면 같이 다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업적인 얘기를 하면 늘 부정적이죠.이건 이래서 안되지 않을까. 이건 저래서 위험하다. 이건 사람들이 욕할거다.
이 친구는 말합니다. 그냥 제가 잘 되면, 저의 운전기사를 하겠다고.취미는 오직 인터넷 소설읽기, 드라마보기입니다. 운동도 전혀하지 않으며,만나는 사람은 저와 다른 친구 딱 2명입니다. 여자 아이돌은 좋아하는데,일반 사람에는 전혀 다가가지 않습니다. 자존감 문제도 있겠죠.당연히 욕먹을 일이지만, 어떻게든 자극을 주어보고자, 룸싸롱에 가자고도여러번 해보았습니다. 꿈적도 하지 않습니다. 저도 룸싸롱이란곳에20대초반에 회사선배들과 한번 가보고, 간적은 없습니다. 믿거나 말거나 끌려갔습니다..오히려 제가 자주 가는 사람이었으면 같이 갈 수도 있었을까요.저도 놀줄 모르는 사람이여서 이 녀석에게 어떻게라도 삶의 자극을주는게 어렵네요...
제 궁극적인 고민은 이것입니다.계속 이 친구를 끌고 가야하나. 아니면 놓아주어야 하나 입니다.
놓아준다면, 그냥 이 친구 말대로, 단순 작업만 맡기는 것 입니다.다만 돈을 더 줄 수가 없습니다. 사무실도 얻어야 하고, 중요한 일을 맡아줄 사람도 채용해야 하구요.단순 작업만 하는데 똑같이 줄 수는 없습니다. 같이 망하는 길이라고 생각해요.
중요한 작업을 여러번 맡겨봤지만, 못하겠다고 합니다.실수가 좀 많습니다. 예를들면, 정상적인 data 를 직접 지우고는 기억도 못합니다.ip 추적을 해보니 그 친구의 컴퓨터가 분명한데, 기억도 못하고 너무 억울해 하네요.그런게 한두건이면 말도 안하는데요, 수십건을 수개월동안요.
저도 에러이길 바라면서 다른 컴퓨터 ip기록도 다 봤는데요. 정확합니다. 그 친구의 컴퓨터에요.
얼굴보고 화내지는 않았어요. 채팅으로 이럼 안된다고, 일부러 그런거냐, 진짜 기억이 안난거냐. 귀찮아서 그런거면 말을하라. 차라리 그러면, 일 분배를 다시 하면 되지 않냐.그런데 끝까지 기억이 안난다고 하네요. 이런 사례가 몇차례 쌓이면서 그런 일들은 제가 하게 됐죠.
뒤죽박죽이죠..얘기하다 보니 감정적이되네요.
지금 저에게 필요한건 같이 열심히 이 사업을 키우고 싶은 사람입니다.이 친구한테 뭘 맡기는게 사실 불안하기도 해요. 그렇다고 어떤 사람을 채용해서,이 친구보다 돈을 더 많이주는게 생각해보니 가슴이 아프더라구요.
이 친구랑 잘 살려고 시작한 사업인데. 저 혼자 잘 살걸 꿈꾸고, 미래를 꿈꾸고 그러는데이 친구를 보면, 언제 삶을 마감해도 이상이 없어 보입니다.
저는 행복을 꿈꾸는데, 그게 나만의 꿈이라고 느낄때면, 왠지 모를 죄책감도 들고요.
운동을 시키면 달라질까, 헬스도 1개월 등록해서 차로 집->헬스장 데려다 줘도, 한 3번 나간거 같아요. 그래서 몇달전에는 집에서 탈수 있는 사이클을 사줬어요.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른 사람을 뽑고 정말 냉정하게 이 친구에겐 단순작업에 적은 월급만 주고,저 혼자 잘 살겠다고, 치열하게 살아야 하나요.
아니면, 못하겠다고 해도 끝까지 물고 늘어지고, 푸쉬하고, 가르쳐야 할까요.그렇게 2년넘게 살았는데 잘 안되고 지치는것 같아요.
2주전에 이 친구가 살고 싶은 이유를 못찼겠다며 눈물을 흘릴때,제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죽을때 죽더라도 맛있는거 다 먹어보고,여기저기 놀러가보고, 그런 다음에도 죽고 싶으면 내가 잡지 않겠다고.
그 이후에 일주일에 한번은 차타고 일주일에 한번 맛있는거 먹고, 낚시도 하고 그러고 있어요.
너무 심경이 복잡하네요.
제가 어떻게 해야할까요..두가지 마음이 다 있습니다.새로운 사람을 뽑아서 일에 매진하고 싶은 마음, 그러자니 친구가 눈에 밟히고.이 녀석을 끝까지 끌고 가고 싶은 마음, 이러자니 힘에 부치고, 화도 나고 그럽니다.
머하나 시원하게 선택하기가 어렵네요..
*ps. 성격차이 언급을 안해서 해봅니다. 성격은 저와 거의 정반대입니다. 저는 운동을 좋아하고 활동적이며, 이 친구는 늘 정적이고 가만있으려 합니다. 음식도 저는 다양하고 새로운걸 먹는걸 좋아하고, 이 친구는 짜장면 떡볶이, 밀가루 음식을 주로 찾구요. 이 친구는 여자아이돌 노래를 주로 듣지만, 저는 아이돌 노래는 거의 안듣구요, 롹이나 팝을 주로 들어요. 정치 사회 경제 모든 분야에서 부딪히는 경우가 잦아요. 여러가지로 반대되는 성격때문에 딱히 같이 있는다고 제가 그친구에 도움이 못되는거같아요. 그 부분은 안타깝지만 어쩔수가 없네요..그 친구를 위해 아이돌 노래를 다운받아서 차에서 종종 같이 듣지만, 한시간만 들어면 제가 너무 지겨워서 티가 다 나요. 그 친구도 제가 아이돌 노래에 관심이 없다는걸 잘 알구요. 그러다 보니 뭔가 끈끈한 공감대가 잘 없어요. 낚시도 같이 하는데, 저는 2~3시간 걸어다니면서 하는 루어낚시를, 그 친구는 의자에 앉아서 던져놓고 책보는 낚시를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