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방 4년제 S대학교에 다니는 흔한 남자 대학생입니다.
작년에 휴학하고 현재는 여행자금을 모으고 있습니다.
어제 제가 아르바이트하는 직장에서 이러한 일이 있었고, 어디엔가 하소연하고 싶은 마음에 페이스북 페이지 "S대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익명으로 올렸습니다.
근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해주시고, 좋은 반응을 보여주셔서 인생 처음으로 네이트 판에 한 번 글을 이렇게 써보네요!
님 너무 예의없으시네요.. 님 정말 잘하셨어요! 사이다에요!
님 직장다니면 더 힘든 일 많아요... 뭘 별 것도 아닌거 가지고...
어떤 내용의 댓글을 주시던, 감사히 읽고 감사히 받겠습니다.
오늘도 모두 좋은하루 되세요 !
안녕하세요. 저는 2015년도 2학기에 휴학한 흔한 남자 휴학생입니다.
지금은 여행자금을 모으기 위해 운좋게 아르바이트로 들어가게 된 모 대기업에서 사무보조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런 일이 있었는데.. 어디 말 할 곳도 없고 해서 S대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주저리 주저리 이야기를 올려볼게요....
제가 일 하는 곳은 주로 40~60대 되시는 남자 매니저님분들과 회계 및 전산업무를 하시는 20~30대 여성분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를 포함한 아르바이트생은 총 3명으로 계약서가 수십 만건이 꽂혀있는 서재 내에서 근무하고 있구요.
사무실이 좀 많이 넓어서 사무실보다는 주로 서재 내에서 매니저님들을 자주 마주치곤 해요.
그래서 항상 계약서를 찾거나 보관하러 들어오시곤 할 때 마주치게 되죠.
오후 4시 30분쯤 되었을까.. 팀장님급의 매니저님이 들어오셔서 제가 아닌 다른 아르바이트생한테 엑셀작업을 부탁했습니다.
그 뒤에 저한테 던진 말이 오늘 일의 화근이 되었구요.
편의 상 저를 "똘복"이라고 하겠습니다.
"너 이름이 뭐였더라?"
"아 저 김똘복이요."
"너 어른을 보면 인사를 해야지. 너 할 일만 계속 하고 있으면 되겠어?"
"아.. 인사드리기엔 시간이 너무 늦은 것 같아서.. 죄송해요"
"너 아버지가 그렇게 가르쳤어? 어른을 보면 인사를 하고 그래야지."
"아...네.."
"너 점심 뭐 먹었어?"
"아.. 저 국밥 먹은 것 같아요(부모님 언급한게 너무 충격이여서 먹은 것 같아요라는 이상한 대답이 나왔었습니다)"
"먹은 것 같아요는 뭐야. 뭘 먹었는지도 몰라? 생선대가리야 뭐야"
"아.. 갑자기 기억이 안나서요.."
그 후에 저한테 미안하셨는지, 아니면 어떤 감정이셨는지 모르겠지만 제 전공에 관해서 전망이 좋다. 잘 될거다 등등의 호의적인 얘기를 하시더군요.
하지만 저는 "너 아버지가 그렇게 가르쳤어?" 라는 얘기를 듣고 난 후로는 아무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아 "네" 라는 무의식적 대답만 했던 것 같아요.
얼마의 대화가 있은후에 매니저님이 나가시고나니 복잡한 감정들이 밀려들어오기 시작하더라구요.
다른 아르바이트생들 앞에서 내 부모님을 좋지않게 언급함에 대한 모욕감 같은 감정과
그 즉시 대꾸하지 못했던 나에 대한 실망, 화남.. 등등 정말 많았어요.
지금이라도 가서 말씀드릴까? 말씀드린다면 어떻게 말씀을 드려야할까?
아르바이트 치고는 처우도 좋고 월급도 좋아 돈이 더 필요했던 저였기에.. 혹시라도 이 말을 꺼내면 짤리지는 않을까 수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에 맴돌면서..
5분 정도 혼자 생각했을까요.. 그 5분이라는 시간이 아마도 말을 꺼내기 위한 용기를 갖게 해줬던 중요한 시간이 된 것같아요.
저는 제가 할 말을 머릿속으로 정리하고, 그 분의 자리를 찾아가 어렵사리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매니저님. 아깐 제가 인사 못드려서 죄송했습니다."
"아니야. 허허 그냥 아들 같아서 한 소리야."
"앞으로는 시간이 늦어도 인사 꼭 드릴게요. 근데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요."
"어 뭔데?"
"아까 하신 말씀중에 저희 아버지 말씀하셨던거는 제가 듣고나니 기분이 좋지 않아서요.
저한테 뭐라고 하시는건 상관이 없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를 해주셨으면 해서요."
"어.. 그래.. 그거 내 실수였어.. 미안하다"
"아 아닙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릴게요. 수고하세요"
채 2분도 되지 않는 짧은 대화였지만 저 말을 끄내기까지 얼마나 마음조리고 용기내보려고 제 자신을 다독였는지 모르겠네요.
네이버에 "부모가그렇게가르쳤냐"라는 말을 검색해서 이 말을 들었을 때 내가 이런 감정을 갖는 것이 정상인지..아닌지도 찾아보고
비록 지금은 아르바이트생 입장에서 말을 꺼냈지만 이 일이 추후에 내가 원하는 직장에 들어갔을 때 생기게 되었더라면..
그 때도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 라는 혼자만의 생각도 들더군요.
아무튼 이 말을 하고 다시 서재에오니 마음이 한결 후련해졌습니다.
이 일을 여러분들께 보여드리면서 결국 제가 하고싶은 말은 정확히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냥 조금이나마 제 필력내에서 표현해보자면.. 별 볼일 없는 저도 이렇게 용기 낼 줄 아는데..
여러분들은 지금보다 더욱 더 용기 내셨으면 좋겠어요
취업이든, 자격증시험이든, 외국어 공부든, 휴학이든, 여행이든..
일단 도전해보고 그 때 가서 생각해도 늦지 않잖아요.
실패하면? 실패해도 괜찮아요. 그러면서 여러분은 값진 경험을 얻었으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여러분의 그 용기에 박수를 쳐 줄 사람이 더 많을테니까요.
도전하고, 용기내고, 부딪혀봅시다! 우리는 아직 젊은 "청춘"이니까요
(저는 제외.. 학번에 0이 들어가요..)
아마도 이 말이 하고 싶었던 것 같네요. 여러분들을 포함해서 특히.. 제 자신에게요.
곧 벚꽃 필 계절이 돌아오네요. S대는 벌써 피었나요?ㅎㅎ
S대 학생 여러분들 모두 행복하시고 항상 용기내시고 도전합시다! 파이팅!
이상 똘복이였습니다:)
p.s 저는 6월 달에 40일 간 유럽에 도전하러 갑니다 하하헤헤하헤하헤헿(야 너 취업은?.......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