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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병원을 이용하시는 반려동물의 주인들께

ㅇㅇ |2016.03.22 15:10
조회 1,114 |추천 9

안녕하세요

직접 판에 글을 써본건 처음이네요...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동물병원에 오시는 손님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려고합니다.

글이 깁니다ㅠㅠ그래도 한번쯤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선 저는 지금 대학교 3학년 학생입니다. 저는 방학 때 그리고 휴학 기간 동안

경기도내 한 동물병원에서 알바를 꽤 오래 했었습니다. 동물병원에 왠 알바냐고요?

우선 수술이나 주사를 놓는 것은 저는 일체 하지 않았습니다. 생명을 다루는 일이기에

그런 일은 무조건 의사 선생님께서 간호사 언니들의 보조하에 진행하셨고 제가 주로 하는 일은

강아지 호텔 관리(밥주기, 호텔장 청소, 병 있는 아가들 약 타먹이기), 용품 및 사료 판매 및 관리, 그리고 가끔 발톱깎으러 오거나 항문낭 짜러 오는 아가들, 주사 맞거나 귀청소하는 아가들을 옆에서 잘 잡아서 사고가 안 나게끔 하는 일이었습니다.

 

이렇게 써보니 별로 하는일이 안 많아 보이지만...ㅠㅠ

 

아무래도 사람이 아닌 동물들이기에 잠깐 고개돌리면 저기에 오줌싸고 똥싸고... 절대

쉽지 않았어요ㅠㅠ 주사 맞는 거를 너무 싫어하는 아가들은 땀도 날 정도 힘들었습니다.

그치만 병원에서 일하는 동안 정말 강아지들, 고양이들이 너무 귀엽고 예뻐서 좋았습니다.

그때 강아지들 돌보는게 너무 재미있어서 알바 이후 강아지 한 마리를 분양 받아서 저도 지금은 키우고 있을 정도로요ㅎㅎ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자면..손님들도 알바할 때 보면 너무 착하신 분들도 물론 많았습니다.

하지만 직원의 입장에서는 안 그런 손님들이 더 많았던거 같았습니다.

 

일개 알바였지만, 일하는 동안 수의사 선생님, 간호사 언니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진료를 하시는 걸 자주 지켜보았습니다.

요즘 대한민국에서 강아지나 고양이를 반려로 두시는 분들도 많고 저도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의 입장으로서 좀더 의식 개선을 하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동물 병원에 대해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행동하시는 분들께 몇가지 이야기를 할게요.

 


우선, 수의사 선생님을 믿지 못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동물들은 아무래도 말 못하는 아가들인걸 알기에 정확한 증상이 궁금하셔서 여러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많으신 편이죠.

그래서 제가 일했던 병원 의사 선생님은 진료를 보실때마다 옆에 두신 A4 용지로 아가의 현 상태를

그려가며 설명하시고는 어떤 처방이 맞을거 같다고 설명하시곤 했습니다.

그럴때면 네 분중 한 분은 이러십니다.

"아니, 근데 내가 검색해봤는데~ 내가 보기엔 이 증상 같아요~"

정말 수의사 선생님들 이 얘기 들으시면 속으로 한숨 쉬십니다. 진단후 설명을 자세히 드렸는데, 아닌거 같다고 하면 수의사 선생님은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 에이 설마 저러겠어, 하시겠지만 저런 분들 진짜 생각보다 많습니다.

병원을 못 믿고 지식인을 믿으시는 분께 뭐라고 해야할까요. 왜 병원에 오셨는지 묻고 싶은 분들이 많았습니다.


두 번째, 너무 예쁜 아가들이지만 아플 때는 누구보다 예민하기에 보호자들께서 더 주의를 주셔야 하는데 그러시질 않았습니다.

동물병원에서 일하면서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저 역시 여러 아가들에게 물리곤 했는데 한 번은 손톱이 파여서 피멍이 든 적도 있었습니다.

그럴때면 보호자 반응은 대개 이럽니다. "물렸어요?" 끝.

직원들이 보기에 아가가 좀 예민해 보여서 입마개를 씌우자고 하면 자기 애가 사납다고 하는 것 같아 불쾌하신지 안 씌워도 된다고, 우리 애는 순하다고 하시다가

결국 주사를 맞을 때 아가를 잡고 있던 직원들 팔이나 손이 물리는 일 비일비재합니다.

동물병원에서 일하면 감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 하시지만 반려동물에게 어떤 사람이 다치게 되면 보통 그 책임은 보호자에게 묻습니다. 직원들도 개한테 물리면 아픕니다ㅠㅠ

제발 주의 부탁드려요...


마지막,

제가 일했던 동물병원 선생님께서 일이 있으셔서 이틀 정도 서울의 대형 동물병원에서 일하시는 수의사 선생님께 부탁하셔서 대진을 오셨던 적이 있습니다.

그 날 진료를 보던 중 수의사 선생님께서는 한 강아지를 진찰을 하시고 좀 심상찮다고 느껴서 혈액검사와 x-ray를 촬영했습니다.

생각보다 상태가 좋지 않은 아이였습니다. 선생님은 보호자 분께 수술을 권해 드렸지만 보호자 분은 수술은 부담스러우셨는지 그냥 약을 꾸준히 먹이며 상태를 지켜보시겠다고 하셨습니다.

동물들은 병원비가 보험 처리가 되는 것도 아니고, 사람보다 훨씬 비싼 금액이기에

선생님도 그럼 지켜보시고 경과를 지켜보다가 나빠지는 것 같으면 빨리 병원에 데리고 오시라고 하실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근데 저녁식사 시간에 그 선생님께서 이야기 해 주시길, 물론 실행되긴 힘들겠지만 진심으로 동물들도 보험처리가 되면 좋겠다고 하시더군요. 진료비가 너무 비싸서 수술이나 큰 비용이 드는 처치를 꺼리시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저렇게 약만 먹이는건 절대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없는데

나중에 아가가 잘못되면 그 잘못을 다 수의사의 것으로 전가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으시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기는 대형병원에서 일한다고, 대형병원이라 수술을 주로 하는걸 손님들도 알고 있어서 보통 수술을 권유하시면 그 분들은 대부분 다 하시고 경과도 거의 다 좋은 편이라고. 수술 거부, 치료 거부하고 아가가 잘못되고 다른 소리하시는 분들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큰 병원에서 일하겠다고 생각하셨다고 얘기 해주시더군요.

생각해보니 제가 일하고 있었을 때 갑자기 일가족 5명이 들어와서 병원을 거의 영업 방해 수준으로 쑥대밭으로 만들고 간 적이 있습니다.

의사 선생님께 인터넷에 올려버릴거라며 폭언도 서슴지 않으셨는데, 병원에서 타가는 약을 먹고 강아지가 죽었다고 책임지라고 하시던 거 였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수의사 선생님께서 5개월 전부터 수술하시라고 권유하던 말티즈 견주였습니다.

그 때마다 괜찮다고 우리 애 상태 괜찮은거 같다고 하시며 약만 정기적으로 타 가시던 분이셨는데 애가 상태가 악화되어 결국 죽자 병원으로 항의하러 온 것이었습니다.

수의사 선생님께서는

" 아무래도 동물들은 아프다고 말도 못하니 수의사가 수술하라고 해도 사람만큼 와 닿지가 않은가봐요. 왜 말을 안듣고 본인 스스로 진단하시고 결국 책임을 의사에게 묻는걸까요."

라고 하시더군요.

그 날 이후로 선생님께서는 치료, 수술을 거부하시는 반려동물 주인들께는 스스로 치료를 거부하였다고, 병원에게 이후의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일종의 서약서를 받았습니다. 정이 없는 거 같아도, 어쩔 수 없었던 거 같았습니다.

치료 거부하시고 나중에 병원에게 책임을 묻는 분들이 정말 많으시니까요.

 

글이 너무 길었네요ㅠㅠ 물론 큰 병도 아닌데 과잉 진료로 진료비 폭탄을 씌우시는 일부 몰지각한 병원 수의사들 때문에 손해보시는 손님들도 계시면 절대 안되겠지만, 대부분의 수의사 선생님들은 정직하십니다ㅠ 그리고 진짜 진짜로 동물들을 많이 사랑하세요.

오늘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동물병원에 갈 일이 있어 다녀왔는데 일하시는 분들 보니 저 일하던 때가 생각나기도 하고 일하고 있을때 언젠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었던 부분이기도 합니다ㅠ

우리 모두 반려 동물 아프지 않게, 이쁘게 잘 키우는 모범 주인들이 되기를 바라며 썼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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