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다니던 회사 잘리고 구직 중인 여자입니다.회사 잘리니까 부모님이 생활비 50만원 달라고 합니다.회사 다니는 동안에는 생활비가 50만원보다 싸질 여지가 있었는데 회사 잘리니까 얄짤없이 50만원이라고 버티네요.저는 회사도 잘리고 해서 돈이 없는데 말이죠.아, 그리고 아빠가 은행원이세요.제가 어렸을 적부터 제 계정으로 실적놀이용 통장을 만드셨다고 합니다.개인뱅킹 들어가보니까 800만원이네요.그걸 저 주라고 만든 게 아니라 실적놀이용이니까 얌전히 내놓으라고 하십니다.신기하죠. 제가 어렸을 적에는 저 주라고 만든 거라고 생색 다 내더니 지금은 말이 싹 바뀌어 있네요. 정말 신기합니다.거기에 최대한 빨리 방 얻어서 나가라고, 나가서도 아빠엄마 용돈 달라고 하시더라고요.그런 말쯤 들으니, 저도 빨리 이 지긋지긋한 집을 나가서 부모님을 안보고 싶더라고요.물론 용돈 같은 건 드릴 생각 없습니다.부모님은 길러준 은혜를 갚으라 어쩌라 그러시는데, 저는 키워달라고 한 적이 없답니다.
그래서 저는 일단 가족공개용으로 해둔 해당 통장의 범용공인인증서 암호와 통장 비밀번호를 교체해뒀습니다.상담직원에게 가족 중에 직업이 은행원인 사람이 있다면 통장 비밀번호가 없어도 임의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답은 들었지만, 그래도 이 정도는 해두는 게 좋을 것 같았거든요.만약 실제로 아빠가 저런 짓을 한다면 법적으로 어떻게 처리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도 고민입니다.
제가 폰이 이번 여름에 약정이 끝납니다.제 이야기를 들은, 저의 아주 친절한 친구는 월 120만원 이상인 알바라도 구해서 방을 잡은 다음에 가족과 인연을 끊어버리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폰은 그냥 위약금 물고서라도 번호 바꾸라고요.아니면 그 800만원 들고 잠적하든지, 하면서요.
저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생활비를 내기로 예정된 날짜는 다음주 수요일입니다. 제게는 시간이 많이 없어요. 어떻게 하면 부모님을 효과적으로 엿먹이면서 제가 살아갈 수 있을까요. 그 친구는 제게 토요일이 되기 전까지 일을 구해서 주말 내로 이 집을 떠나라는 듯이 말했는데, 그게 가능하기는 한 걸까요. 일단 '알바몬'에서 알바를 찾고 있습니다. 도저히 그 짧은 시간 안에 직장을 구할 자신이 없기 때문에요.
부디, 아직 많이 어린 사회 초년생에게 따스한 조언을 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