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탈죄송해요
평소 즐겨보는 게시판이고 여기가 제일 활성화 되어있어서 글을 쓰게 되었어요
저는 부산에 사는 30대 주부이고 32개월 4살 아들하나와 뱃속에 9개월 아이가 있네요
아이가 생기고 나니 대중교통은 여러모로 이용하기 힘들고 불편한 것들이 많아서 택시를 주로 이용했어요
그런데 첫째아이가 어느정도 크고나니 버스나 지하철을 정말 좋아하고, 저도 걷기운동하는 셈으로 요즘 지하철이나 버스를 다시 이용하게 되었어요
지하철을 탈 땐 소리나지않고 부스러기 생기지 않는 과자나 사탕, 팩주스(아이가 이젠 팩주스를 흘리지 않고 곧잘 마십니다)를 손에 쥐어주어서 소란피우지 않고 얌전히 앉아 있을 수 있도록 늘 신경을 쓰는 편입니다. 그리고 10~20분 정도 거리를 갈 때만 타고 그 이상 이용시간이 길어질 바엔 그냥 택시를 타는 편이에요. 저도 아이도 지치고 힘드니까요
버스는 흔들리고 멀미나서 원래 잘 이용하지 않지만 오늘 외출한 곳이 버스역이랑 가깝고 게다가 한 번에 바로 갈 수 있어서 택시를 타는 거나 시간도 비슷하게 걸리는 곳이었어요.
그래서 아이랑 함께 버스를 타게 되었는데 좀 불쾌한 사건이 일어났지요ㅠ
버스기사 아저씨의 배려심 없는 운전과 승객대우에 관한 것인데 화가나서 집에 와서 버스회사에 전화걸어도 받질 않고 회사 사이트도 없어서 대체 어떻게 민원이나 항의를 할 수 있는지 조언 좀 부탁드려요
일요일 오전 11시 쯤이면 버스는 승객이 많이 없어서 한산한 편이지요
그래서 아이 데리고 타도 앉아서 갈 수 있겠다는 계산을 하고 버스를 탔는데요,
제가 만삭이라 배가 나와서 아이를 앞으로 앉고 버스 계단을 오를 수가 없어요
아이 손을 잡고 조금만 끌어주면 아이도 성큼성큼 오를 수 있기 때문에 예전에도 몇번 그렇게 버스를 탔어요.
오늘도 아이 손을 잡고 계단을 오르는데 기사 아저씨가 아이를 앞으로 안고 타라고 재촉을 하셨어요
외투를 입고 있어서 배나온걸 못보셨을 거라 생각해서 저도 최대한 빨리 계단을 오르려고 하는데 어쩔 수 없이 아이 팔을 끌어올려서 겨우 탔네요. 아저씨는 제가 아이를 앉지도 않고 느리게 타는게 불만이셨는지 뭐리고 중얼거리며 불평을 하셨어요
그런데 미리 손에 들고 있던 교통카드를 채 찍기도 전에 기사아저씨가 출발하려고 하는거에요
카드를 찍었을땐 이미 버스가 출발을 해서 저랑 아이는 휘청거렸고 다행히 어느 아주머니가 재빨리 아이를 빈 자리에 앉혀 주셨어요. 자리는 넉넉했지만 버스가 출발해서 흔들리니 정신이 없었어요. 그 아주머니가 뒤쪽 넓은 자리에 가서 아이랑 앉는게 어떻겠냐고 하셔서 얼른 아이를 데리고 같이 앉을 수 있는 두개짜리 좌석에 앉았습니다.
도착지까지 십여분동안 저는 이 아저씨가 우리가 내릴때도 아까처럼 출발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만 하고 있었어요.
아저씨 운전스타일이 좀 터프하셔서 급정거도 하고 멈추고 출발할 때 버스도 많이 흘들리더라구요
그래서 일어서 내릴준비를 하는 승객이 휘청거리기도 했거든요.
우리 아파트 뒷문 쪽이랑 가까운 버스정류장에서 내리는데 그곳이 오르막길을 올라가야 해요.
가끔 버스기사분들이 정류장에 도착하기 전에 그 오르막길에 있는 신호에 걸리면 비스듬한 오르막길에서 승객을 내려주기도 해요. 사실 그 쪽이 아파트 후문이랑 더 가깝기 때문인 것 같아요
하지만 저같은 임산부나 아이들은 그런 곳이 더 위험하고 중심잡기가 힘들지요
속으로 제발 거기서 세우지 않길 바랬는데 이 기사분은 스피드를 중요하게 여기셔서인지 역시나 오르막길에서 신호를 받자 그곳에서 하차하는 문을 열더군요
다른 승객들도 거기서 내리니까 저도 마음이 급해져서 아이손을 잡고 내리려고 했어요
근데 저랑 아이가 계단 하나를 내리기도 전에 문이 닫히는 거에요
제가 아저씨 하고 크게 부르고 저희 안내렸어요! 라고 말했더니
아까 했던 그말 아이를 안고 내리라는 둥 뭐라고 하시는 거에요
그래서 저는 지금 만삭이고 아이를 안을 수가 없어요 아저씨가 좀 기다려 주셔야 하는것 아니에요
하고 좀 열받아서 말했는데 아저씨는 그럼 저 앞에 정류장에서 내리라고 짜증섞인 톤으로 말하는겁니다
아놔 그 때 화가나서 아저씨가 처음 탈 때부터 승객이 앉기도 전에 출발하고 지금도 내리기 전에 문을 닫는 것들이 정말 불쾌하고 이 상황을 회사에 항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정류장이 아닌 오르막길 비스듬한 길에서 승객을 내려주는 것도 항의했구요
그사이 어느 아주머니가 저를 말리시며 아이를 안고 내려주셨어요
그래서 저도 더이상 말하지 못하고 그냥 내렸구요.
아주머니께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집으로 오는데 화도 나고 다른 아이엄마나 임산부가 그 버스를 타도 저와 같은 경우를 겪을 것같아서 참고 있지 않기로 했어요.
부산 삼*여객에 11*버스는 노선이 길고 이용하는 승객도 많이서 저도 회사이름 정도는 알고 있었어요.
차량번호와 아저씨 이름을 외우고 내려서 집에 오자마자 고객센터에 전화했더니 아무리 전화해도 받지를 않네요-_-
구청이나 시청 교통과에 민원을 넣을까 하다가 하루에도 몇백건씩 들어오는 비슷한 민원들을 효과적으로 잘처리가 될 까하는 의구심도 들고 어떻게 하면 이런 상황들이 시정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조언을 구하고자 글을 썼습니다.
민원을 넣고 기다리는게 나을까요
답도 없고 전화 받지도 않는 버스회사에 끈질기게 연락을 해야하나요
첫아이 임신했을 때 느낀거지만 아직 부산은 임산부나 아이들에 대한 배려가 조금은 약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가 여름이라 배 나온게 티가 많이 났지만 자리를 양보해주시거나 배려받은 적이 한번도 없었거든요ㅠ
물론!! 강요하지 않습니다. 일단 지하철 타도 부담스럽게 사람앞에 선 적 없고 그냥 열리지 않는 문쪽에 서있었어요. 사람이 붐비는 저녁이나 아침시간도 일부러 피하고 점심이나 오후 2~3시 사이에 탔었지만 늘 이용량이 많은 3호선에선 사람들 모두 분주하고 피곤하고 또 환승을 해야하니까 마음이 바빠서인지 가슴따듯한 스토리는 한 번도 없었네요
지금은 이런 것들 다 알고있고 감수하고 타고 있습니다.
저랑 아이가 다른 이들에게 오히려 폐를 끼치진 않을까 맘충이니 뭐니 아이엄마에게 삭막한 시선들이 많아서 늘 조심하고 조심했는데
노인분들이 엘리베이터에 유모차 끌고 들어가면 바퀴가 살짝만 닿아도 고함지르시고 유모차가 줄서서 기다리고 있었는데도 무시하고 모조리 세치기해서 엘리베이터 타시고 하면 정말 기운빠지고 힘들었어요
오늘도 나는 늘 신경쓰고 조심해도 삭막한 현실에 맞닥뜨리게 되니까 슬프기도 하고 그렇네요
버스 안에 있던 노약자 배려석과 임산부석에 적힌 교통약자를 배려합시다 아이 낳기 좋은 부산 이라는 글귀가 정말 미워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