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압주의***
(쓰다보니 엄~~~청 넋두리를 했네요, 쉬엄쉬엄 읽어주세요^^)
안녕하세요 !!
매번 많은 분들의 사연에 공감하며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눈팅만 하다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우선, 저는 작년 (스물일곱) 에 처음 연애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서 3년 정도 혼자 자취하며
이것이 진정한 싱글 라이프지! 라며
연애는 저와는 거리가 멀다며 혼자 씩씩하게 잘 지내고 있었죠
그러다 지방에서 친하게 지내던 언니의 남동생 그 남동생과
정말정말 절친한 친구들 무리에서 한 사람들 소개해 주었어요
그 친구는(저랑 동갑이에요)
대화도 잘 통하고 따뜻한 사람이라는 생각에
일주일? 정도만에 정식으로 만나게 되었네요
알고보니 그 친구도 저도 연애를 처음 하는 거였더라구요
언니가 소개 시켜 줄때 둘 다 연애고자라고ㅋㅋ둘이 알아서 잘 만나라고ㅋㅋ
그 후 정말 지금까지도 꿈 같고 봄날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아, 세상은 아름다워!'를 부르짖으며 저희 둘은 알콩달콩 잘 지내고 있답니다.
그런데 문제는..
연애하는 것을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부터입니다.
나이도 있고 하니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하라는 말씀을
26세 정도 때부터 들었던 것 같아요.
저는 기쁜 마음에 딸 드디어 연애 한다고,
정말 착하고 멋진 사람과 만나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씀 드렸어요.
평소에도 신세대처럼 사시고 개방적인 편이시라
축하해 주시며 예쁘게 만날 줄 알았어요.
그런데 호구 조사부터..ㅎㅎ
알아요..부모 마음이 당연히 그렇죠
평생 길러놓은 내 딸
어떤 남자와 만나는지, 뭐하는 사람인지..어떻게 자랐는지 궁금하고
또 궁금하고 흠 잡을데 없는 사람과 만나길 바라시는 점..잘 알아요.
가장 먼저 뭐하는 사람인지, 얼마를 버는지, 대학은 어디 나왔는지..
저는 그냥 4년제 지방대 졸업 하고 서울로 바로 올라와서
지금 4년차인 중소기업 대리로 일하고 있는 상태에요
한 직장에서 쭉 일해왔던터라 이제는 어느정도 안정적으로 지내고는 있어요
그 사람은 요리를 하고 있고, 대학교는 나오지 않았어요.
요리 쪽으로 엄청 좋은 기회가 있어서(해외에서 메인 요리사로 일할 정도?)
그 기회를 잡기 위해 스스로가 선택한 길이에요(이건 저 만나기 한~참 전 얘기)
그래서 본인 스스로는 대학 다니지 않은걸 연연해 하지 않아요.
저 또한 크게 상관이 없었구요
사실 대학에서 많은 것들은 배우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살면서 취업이나, 그 전공을 살리지 않는 이상
크게 중요한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치만 소위 객관적으로 남들 대부분 다니는 "기본" 은 해야하지 않겠냐는
부모님의 말씀도 틀린 말씀은 아니라 아무 말씀도 드리지 못했어요.
계속 이어 나가자면 그 사람은 지금은 한국에 들어왔어요.
어떻게 보면 정식적으로는 사회 초년생이죠.
식당이나 호텔에서 일하는 쉐프는 아니고
기업 내 외식사업 브랜드 안에서 일하고 있어요
아직은 시간제인데 교육받고 하면 정직원으로 되는 건가봐요
정직원으로 들어가면 대기업이라 초봉이 3~4000정도는 되요.
지금은 근무 시간에 따라 월 150~ 180 정도 선이에요..
이것도 사실 처음엔 그 사람이 정말 진중하고 성실해서 만난거라
관심 없었는데 부모님과의 대화 후 대충 저정도구나 알게된거에요
그런데 저는 아직 '결혼' 이라는 전제로
만난게 아니었고 제 인생 첫 '연애'를 시작하는 입장이라
부모님의 기대가 살짝 어렵고 부담스러워요..
물론 연애 따로, 결혼 따로가 아니라
지금은 이제 조금씩 알아가는 단계고
만나다 보면 자연스레 서로의 미래에 대해 더 신중하고 깊게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인데
음..저와 그 사람보다 좀 앞서 가신달까요?
당연히 부모님 입장에서는 이왕 만나면 좋을 사람,
만나다 결혼해도 좋을사람이길 원하시는건 어느 누구나 마찬가지겠죠
축하 받고 싶었고, 기뻐해 주실줄 알았는데
그 사람이 대학을 다니지 않았고,
요리를 한다는 것 2가지의 정보만 가지고
만남을 반대하십니다.
'요리=식당-> 불안한직장'이라고 생각하시는 부모님
어떤 분야든 본인이 하기에 따라 달린거겠죠
공무원이나 전문직종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거니까요..
둘 다 서울에서 지내고 있기 때문에
아직 서로 소개를 시켜드리거나 한 적은 없어요
그렇지만 정말 예의바라고 어른들에게 잘하고
감정적인 저와는 다르게 늘 차분하고 다정한 사람이에요
차라리 만나면 조금 달라지려나요
"아 몰랑 그냥 그 사람이 좋아 그냥 만날꺼야! 제 인생이에요!"
하는 철딱서니없는 생각은 안해요.
단지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부모님의..(어쩌면 평균적인 사회의) 기준에
조금 부족하다고 해서 이 사람과 헤어질 수는 없을 것 같아요..
10대 후반, 20대 초반에 만났더라면
이런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됐을까 하는 바보같은 생각도 합니다.
그 사람과 얘기를 해야 하나 어쩌나
혼자 끙끙 앓으면서 정말 못난 생각도 많이 했어요
이기적이게도,,그 사람의 배경이 좀 더 나았더라면,,
네가 다른 일을 했었더라면..하는..
정말 나쁜년이에요 저는..
올해 설 정도에 처음 부모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부모님께도 못할 말 많이 했습니다.
모진말 뿌리고 서울로 도망치듯 올라와버렸는데..
기차안에서 많이 울었습니다.
그 날 밤에 평소에 문자도 잘 안하는 아버지가
오타 가득한 문자로 엄마가 속상에서 밤새 우셨다고..
가슴이 찢어지는 듯 했습니다.
대단한 효도는 해드리지 못했지만
큰 사고 안치고 부모님 말씀 거른 적 없던 딸이었고
부모님께서도 정말 성실하고 알뜰살뜰 사시면서
자식들 하고 싶은건 다 해주시려고 평생을 고생하셨거든요..
그렇게 키운 내 딸이 대학도 안나오고 불안정한 직업군의 남자와
만나고 있다고 하니 속이 많이 상하셨으리라 생각해요..
저는 여러모로 참..상처를 많이 드렸네요..
그 사람에게는 어떻게 말도 못하고..
'당신이 대학을 나오지 않아서, 요리를 해서 부모님이 반대하셔'
제가 뭐라고 그 사람의 인생과 꿈에 대해 함부로 말 할 수 있겠어요
부모님과 소원해 졌던 것이 조금 풀리던 어느 날
며칠 전에 다시금 그 부분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네요
부모님은 설 이후로 제가 정리한 줄 아시고 계셨나봐요
그러다 아직도 만나고 있다는걸 어쩌다 아셨어요..
그 사람을 나쁘게 만들지 말고, 서로 정 더 들기 전에 정리하라고..
남의 자식 함부로 말하는 건 아니라지만 인생은 현실이라는거..
지금이야 서로 좋고 콩깍지가 씌여 있을때라 다 좋겠지만
앞으로 미래를 보고 나중에 자식이 생겼을때
당당한 부모가 되려면 기본은 해야한다고 하십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맞는 말인데..사람 마음이라는게
종이 접듯이 접어 지는게 아니잖아요..
괜히 축축 쳐지고 우울해지더라구요..
그 사람에겐 일이 힘들어서 그렇다고 둘러 대면서..
그렇게 며칠간 죄인이 된 기분으로 그 사람을 만났습니다.
평소처럼 신나게 놀고 저녁에 맥주 한잔 하고 집에 돌아가는길에
그 사람이 물었습니다. 며칠 힘들어하더니 무슨 일 있었냐고..
그 말에 꾹꾹 참던 눈물이 수돗물 터지듯이 펑펑 울었습니다.
제가 쉽사리 얘기를 꺼내지 못하자 그저
참지 말고 그냥 속 시원하게 울어버리라고 다독여 주었습니다.
조금 진정이 되고나서...어렵게 어렵게..
턱 끝까지 차오르지만 차마 뱉이 못했던..
정말 하고 싶지 않았지만..차라리 함께 얘기하면 나을까
하는 심정으로 술기운을 빌어 천천히 눌러 담아 얘기를 시작했습니다.
사실은 엄마랑 요새 조금 힘들다고..
나는 축하 받고 싶었고 아직 당신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반대 하시고 계시다고..헤어지라고 하시고 있다고..
그리고 이런말 듣게해서 너무나도 미안하다고..
조금 놀란 것 같았어요..(차분한 친구라 속으로는 엄청 상처 받았을거에요..)
여기까지 얘기하고는 감정 대폭발..
또 한번 펑펑 울면서 어떡하냐고ㅠㅠㅠ
부모님께서 그러신다고 헤어질 순 없는데
자기가 잘못한 것도, 누구도 잘못한게 없는데
모든 것이 잘못된 것만 같다고..서럽고 속상했습니다.
그런데 그사람...웁니다..ㅠ제가 울렸습니다.
그 동안 단 한번도 화를 내거나 큰 감정표현을 하지 않던 사람이..
저 때문에 울더군요..정말 미쳐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그 사람의 우는 모습..저에게는 크게 충격이었어요..
제가 어쩌자고 그 사람의 인생을 평가절하 시킨걸까요..
왜 제 맘대로 도마 위에 올려버린걸까요
부모님이자 인생의 선배로써 마땅한 조언도
아프지만 맞는 말씀이니 이성적으로 생각해야겠죠..
어른들말 틀린거 없고 "결혼해서 살아봐라"
다 갖추고 살아도 부족하고 당당하지 못한데
왜 구태여 부족하게 시작하려고 하느냐는 말씀이 참 마음이 아파요..
하나의 예로 부부동반 모임이나 동창회, 나중에 자식 생기면
부모들끼리의 크고 작게 오가는 행사, 말에서 느껴지는
자격지심이 있을거라고,,둘 만의 문제가 아니라 나아가서는
네 자식 또한 상처받을 수 있다고..그 땐 네 자식한테
원망 들을거라고..살다보니 그런일도 많더라고..
하...구구절절 어쩜 그리 슬프던지요..
그 사람도 본인이 하는 일에 있어서 정말 열심히 하고 있거든요.
비전이 없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대학문제는 이제와서 부모님의 조건에 맞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가는 건 아닌것 같아요..
물론 나중에 뜻이 있어 갈 수도 있는 걸테구요..
(남자친구 어머님도 지금 대학교를 다니고 계세요)
이 사람은 가끔 그냥 "나중에 같이 살면~ "정도이고
아직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는지는 모르겟어요..
이전가진 풋풋한 연애의 감정으로 만나고 있었는데
더 오래 잘 만나려면 어느정도 결혼에 대해서 생각하고
서로가 더 본인의 분야에서 열심히 해서 인정 받아야 할텐데..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게 좋겠죠?
더 좋은 조건의 다른 사람을 만나라고 하시는데
사람 관계라 물건 사듯이 사올 수도 없는건데..
참 어렵네요..괜히 그 사람 만날 때마다 눈치보게되고..
그 사람의 마음과 배려심이 좋아서 만난건데..
그 사람의 배경에 흔들리려고 하는 제 모습이 너무 싫어요..
이러다 정말 제 마음까지 지치고 식어버릴까봐 겁이나요..
사실 답은 정해져 있어요..
그 사람과 제가 더 반듯하고 성실하게 일해서
학력은 그 사람과 살아가는 것에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는 점
요리사로서도 미래를 준비하는데에 안정적인 자리로 자리 잡는 거..
휴....더 단단해 지고,,능력있는 딸과 아들이 되는 수 밖에 없겠죠..?
처음엔 너무 답답하고 털어놓을 곳이 없어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적다보니 조금은 후련한 것 같기도 하고..
정말 오래도록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이기에...
이런 얘기를 그 사람과 더 나누어 봐야할 것 같아요..
누구나 연애와 결혼이란 큰 문앞에서 한번쯤은 하는 고민이실텐데
혼자 엄청 심각하고 받아들이고 있는건 아닌지 싶네요ㅎㅎ
(세상 무너질 것 처럼 울고 불고...;;)
모든 힘든 고난과 역격을 딛고 열심히 사랑하시고 계신 많은 커플분들
모두 힘내세요, 사랑하는 내 사람도♡
아주아주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