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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참 못됐다

시무룩 |2016.04.24 23:37
조회 788 |추천 0

안녕, 너한테 존댓말을 썼지만 반말로 쓸게.

내가 너한테 전에 그랬지. 존댓말 쓰다가 반말 쓰다가 다시 존댓말 쓰는 사이가 되면 어쩌냐고. 마침 우리가 딱 그러고 있네.ㅎ

 

고1축제때 친구가 하는 동아리 부서에 가지말걸 그랬어. 그랬다면 널 보지 않았을텐데. 그날 거기서 널 봤을때는 그냥 큰 생각 없었는데 자꾸 눈길이 갔었어. 그리고 그 다음날 우리반에 동아리 문제로 친구 부르러 왔을때. 그때 널 보고는 계속 생각이 나더라. 그리고 우리 힉교 대신 말해드립니다에 널 찾는 글을 올렸고 너랑 페메를 하게 됐어. 지금 생각하면 17살짜리가 되게 당돌했던거 같앜ㅋㅋㅋ 오해할까봐 말해주는데 나 그런애 아니야. 막. 아무한테나 그러는 애 아닌데 그냥 넌 그러고 싶었어. 사실 한번도 말해준적 없었는데 너 뭔가 육성재 닮았어. 너랑 헤어지고 티비에 육성재 나올 때 마다 니생각 종종 나더라.

 

 그렇게 연락하다가 크리스마스때 영화보기 전까지 넌 날 카톡, 페메로만 알았잖아.ㅋㅋㅋㅋㅋㅋ니가 날 처음 보는 날이니까 그날 얼마나 신경썼는지 몰라 머리를 말고 가야되나, 생머리로 가야되나, 화장은 어떻게 하지?

 

 그날 아침에 니가 좋아했던 그 긴 머리 감고 말리고 고데기 하느라 몇시에 아침 일찍 일어났엌ㅋㅋ 약속 시간은 오후였는데 학교가던 시간처럼 일어났었어. 너 혹시 아니? 나 사실 쌍커풀 없다? 너한테 예쁘게 보이고 싶어서 맨날 쌍액으로 쌍커풀 만들었었엌ㅋㅋㅋ 그래서 너랑 뽀뽀할때도 눈감았는지 몇번을 확인하고 그랬는데 ㅋㅋㅋㅋ넌 몰랐겠지?

 

 고백받고 다음날 우리 집에 데려다 주면서 내가 손시렵다고 손잡아달라고 하니까 덥썩 잡아줬는데 내 손보다 더 차갑던 니 손은 어제도 그때처럼 참 크더라.ㅋㅋㅋㅋ 니 야상 주머니에 손 넣고 성큼성큼 걷는데 꼼지락 거릴때마다 심장이 얼마나 뛰어댔는지 몰라. 너랑 껴안고 있으면 너도 느낄 수 있을 만큼 쿵쿵 거렸잖앜ㅋㅋㅋㅋㅋㅋ

 

그거 알아? 3학년들 졸업식날 넌 선배들 챙겨준다고 졸업식 간다는거 나도 친한 언니 챙겨준다고 같이 간날. 겨울이라 립밤 바르고 갔는데 니가 끈적하다고 싫어해서 그다음부터는 입술이 찢어지게 건조해도 안발랐어. 후. 내가 이렇게 신경썼닼ㅋㅋㅋ넌 그냥 한거겠지만ㅋㅋ 내가 어? 너때문에 초콜릿도 만들고 남자 옷가게도 처음가봐서 옷도 사고 그랬다고!!

 

사실 너랑 사귀면서 섭섭했던걸 말하라고 하면 장편소설 세권이야. 넌 내가 엄청 착한줄 알았...지? 아닌가? 뭐 마지막에는 나도 좀 못되게 했지. 사실 나 너 게임하는거 싫었어. 맨날 게임을 새벽까지 하고 난 그런거 기다리고... 처음부터 마음에 안들었는데 니가 그저께 같이 왔던 그 친구분한테 내가 게임해도 기다려주고 그래서 착하다는 얘길 한걸 보고 그때부터 그냥 기다렸던거 같아. 내 여친은 착하다고. 그 말에 난 착한 여자친구이고 싶었거든. 그래서 게임한다하면 다 끝나고 톡하라고, 게임 다. 다 끝나면 연락해도 된다고 맘에도 없는 소리를 했어, 넌 곧이 곧대로 믿었고.ㅋㅋㅋㅋ아휴 이 바보, 여자 사겨본적 없는 티를 여기서 내냨ㅋㅋ 내가 너한테 바란건 자기전에 5분, 아니 1분이라도 전화하다가 잘자라는 니 목소리를 듣고 자는거였어. 네 게임이 끝날때까지 1시,2시,3시가 되도록 기다리다가 지쳐 잠드는 날이 양 손가락으로 못셀만큼 늘어나니까 그만큼 너랑 멀어진거 같아. 서운했었어. 많이. 고3이라서. 스트레스 풀겸. 이래도 학교가는 애가 3,4시까지 게임하는건 너무했잖아. 그래놓고 학교가서 자고...

 

 맞아, 그래서 너랑 헤어지고 내 친구들이랑 욕 많이 했어. 롤쟁이.  속상해서 너한테 어느순간부터 틱틱 거렸어. 나 좀 봐달라고, 관심을 구걸하듯이. 그래도 넌 몇시간이고게임이더라. 그때 난 기다리는 사람인건가?라는 생각으로 부터 시작해서 너랑 끝날껄 몇번이고 생각했었어. 근데 니가 하고싶은 진로가 그런 쪽이니까 내가 이해해야지.

 

너랑 사귀면서 되게 많이 울었어. 어느순간 내가 너에게 아무것도 아닌 귀찮은 사람이 되버린거 같았거든. 학교 끝나면 같이 버스타고 집에 데려다 주고 그랬잖아. 물론 겨울방학보충, 자습때만이었지만 너랑 같이 오려고 일부러 떨어진곳에서 내리는 버스를 타고는 집까지 같이 손잡고 걸어오는게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 항상 데려다주는거 고마웠는데 개학하고는 너는 너대로 고3이고 집이 멀어서 일찍 가고 나는 나대로 매일 야자하느라 집에 늦게가서 너랑 만나기가 쉽지 않았어. 넌 주말에도 토, 일 다 자습나갔잖아. 그거 엄청 놀렸는데 지금은 내가 그러고 있네. 그래도 난 토요일 오전만 한닼ㅋㅋ부럽지? 3월 그 바쁜 와중에 일찍 끝나는 날이 있어서 너 뭐 사러 간다는거 내가 따라갔잖아. 오랜만에 너 보고싶어서 집으로 가서 더 자도 되는거 굳이 따라갔어 넌 계속 핸드폰만 보고 있고 잡고있던 내 손도 귀찮아 하는게 느껴지더라. 새로 들어간 동아리 단톡인가? 아무튼 내가 얘길해도 넌 별 말 안하고 난 시무룩해있고. 네가 무슨 제품 설명 듣는동안 난 니가 안보여서 찾았어. 그리고 그날 넌 바로 너네집 가는 버스에 올랐지. 우리집가는 버스랑 너네집 가는 버스랑 정반대인곳이았거든. 의자에 앉아서 니가 버스를 타고 가버리는데 우리집 가는길에 자꾸 눈물이 나더라. 길에서 울어본건 처음이었어. 내가 양심이 없던건가? 그냥 니가 변했구나 싶어서 혼자서 걷는데 끅끅 소리내서 우니까 사람들이 쳐다봤는지 안봤는지도 몰라.

 

그리고 몇주뒤에 자꾸 열이 나는거야. 너무 아팠어. 감기인거같은데 너무 심한거지. 너한테 얘기를 해도 넌 그냥 쉬라는게 다였어. 전에는 걱정해주는게 딱 보였는데 그때는 아, 내가 귀찮구나. 하는게 정말 확 느껴졌지. 학교에서하는 음악회를 관람하다 중간에 나와서 혼자 집에 가는데 그냥. 막. 지겹더라? 그래서 미용실에 갔어. 그리고 머리를 잘랐어. 넌 긴머리가 좋다 그랬잖아. 근데 막상 단발로 다 자르지는 못하겠고 옆머리만? 그래서 뒷머리를 묶으면 단발로 보이고 푸르면 긴머리인거. 그렇게 자르고 페북에 올리니까 다른애들은 다 이쁘다고 해줬거든? 단발이 더 낫다고. 사실 너한테 미워서 자른건데 그래도 이쁘다고 해주길 바랬는데 이상하다는 네말에 얼마나 속상했는지 알아? 머리아프고 열나는데 울어서 더 머리가 아팠어.

 

 그리고 이틀뒤에 병원에 가니까 독감이더라. 예방주사를 안맞았더니 걸려버렸지 뭐야? 월요일에 확진을 받아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쭉 학교에 안갔어. 약먹으면서 널 기다렸어. 너 핸드폰 안냈잖앜ㅋㅋㅋ근데 연락이 저녁에 잠깐. 하루에 10개도 톡을 안한거 같아. 그때 연애의 발견이라는 드라마를 찾아서 봤는데 볼수록 변해버린 너랑 나같아서 울었어.  그리고 화요일인가? 미용실에 가서 아예 단발로 잘라버리고 파마도 했어. 솔직히 그때 내가봐도 좀 잘어울렸거든? 이뻤는데...넌 이상하다고 완전 정 떨어진거 같더라...

 

그리고 그 주 토요일에 내가 영화보자고 했잖아. 솔직히 그 전에 약속 잡을때 헤여져야겠다. 마지막으로 만나서 헤어지자고 해야지.하고 약속을 잡은거였어.

 

근데, 그날 새벽에 너랑 예전에 했던 카톡을 찾아봤었어. 넌 모르겠지. 사귀고 얼머 안됐을때 니가 심쿵한다면서 보낸 이모티콘도 보면서 한참을 다시 읽어봤어. 너도 너지만 나도 많이 변한거 같아서 사실 그날 다시 잘해보려고 마음을 고쳐먹고 가니까 넌 날 쳐다보지도 않더라. 영화도 미리 예매해두고 옆자리에 앉아서 보는데 그 영화 스물이잖아. 진짜 재미있었거든. 근데 넌 한번도 안웃은거 같아. 영화끝나고 바로 집으로 가는데 어쩐일인지 그날은 데려다 준다는거야. 예상했지. 아. 오늘은 이전의 날들과는 다른 날이구나. 집까지 걸어가면서 내가 말해야지. 에어지자고 어떻게 말하지? 어쩌지? 그때 우리가 손을 잡고있었는지 아닌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발 밑에 그림자만 보고 걷는데 맨날 걷던 길인데도 참 멀게만 느껴지더라. 집에 가고싶지않았어. 결국 말 못하고 대문열고 집에 들어가려는데 내 손목을 붙잡고 니가 말하더라. 우리 이제 그만 만나자. 사귀면서 헤어지자고 하면 3번은 붙잡기로 했는데 그럴 힘도 마음도 난 없었어. 그래서 네. 이렇게 대답했지. 넌 횡설수설하면서 잘가라고 하고 난 우리 집으로 들어간게 다야.

 

 그날 저녁에 편의점간다하고 친구한테 전화해서 길에서 대성통곡 해봤다? 길에서 주저앉아서 울었어. 너랑 끝내기 싫어서 며칠이고 질질 끌고 그날 새벽에는 카톡도 다시 읽으면서 다시 잘해봐야지 했는데 아무 소용없어진거잖아.

 

 그 이후로 난 널 의식적으로 피했어. 너도 그랬니? 급식소에서도 고개숙이고 다니고 체육대회때도 니가 우리반 앞에 있으면 아예 돌아 앉았어. 넌 그만큼 내 눈에 잘보였거든. 그랬으니까 널 처음 봤을때도 생각났겠지.

 

너랑 깨지고 너 카톡 상메보고 페북들어가보고 그랬어. 넌 얼마안가서 페북친구를 끊어서 전체공개만 볼 수 있었지만 종종 가서 봤어ㅋㅋㅋ근데 왜 안올리냐.

너 욕 많이 했는데 친구들이 니 얘기 좀 그만하라 할 정도였어. 미련남냐고.ㅎㅎㅎ

 

그렇게 몇달 지나니까 무뎌졌어. 다른 애가 눈에 들어오기도 한거같아. 넌 약간 불편한 떨림이라면 그애는 편했어. 쌍액을 안하고도 만날 수 있고 모든 얘기들을 다 할 만큼 친했거든. 그래서 어쩌면 내가 얘를 좋아하는건가 싶을정도로 잘 지냈는데.

 

그저께 보충하러 가는데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 오는거야. 너였지. 졸업하고 선생님들 보러 왔나보더라, 과잠을 입고 염색한 머리로 지나가는데 난 고3이라고 화장도 딱히 안하고 피곤하고 살찐 모습이었거든. 내가 너무 부끄러워서 얼른 지나갔는데 하루종일 우울했어. 밥도 먹다 체하고 열도 나더라. 너 무슨 세균이닠ㅋㅋㅋ너만 보면 자꾸 머리아팤ㅋㅋㅋ 야자시간에 인강보려고 핸드폰 받아서 켰는데 너한테 카톡이 와있더라? 그거보고 나 진짜 주저앉았어. 애들한테 어쩌지?어쩌지? 이러다가 종쳐서 다시 자습하는데 계속 그 생각만 나서 공부가 안됐어. 미친거 아니야? 어? 시험이 5일뒤부터인데 이시기에 연락해서사람 싱숭생숭하게? 어? 그 다음 쉬는시간에 너랑 톡을 했어. 잠깐 시간 좀 내달래. 근데 그런 얘기한거 위에 일년하고도 한달이 지난 카톡내용이 있었어. 헤어진날 영화관으로 나오라는거였어. 그동안 핸드폰을 바꾼적도, 카톡을 지운적도 없거든.

 

니가  계속 만나서 얘기하자고 해서 어제 만나고 왔는데 넌 그대로더라. 머리만 노래졌어. 염색머리 싫다했었는데 그래서 모자로 가리고 왔냐. 그래도 그 연보라색 머리는 안한걸 다행으로 알아야되나. 사실 너 머리 바꾼거랑 어느 대학갔는지 카톡상메랑 프사로 다 알고있었어, 그동안 근황 얘기만 삼십분을 넘게 얘기했잖아.담담하고 아무렇지 않게 얘기했는데 너 만나러 가기 전에 오두방정은 다떨었어. 넌 내가 그렇게 활발하고 나대는 애인지 모를거야.

 

한참 대학얘기 하다가 이제 들어가봐야된다 하니까

연락하고싶었다고 한번이 아니라 계속 하고싶었다고 일년이 넘어서 연락을 했다고 어제 학교에서 날 보고 같이 온 친구 붙잡고 어떻게 연락을 해야될까 고민했다고  어제가 아니면 다시 못할까봐 연락 했다고 혹시 지금 사귀는 남자 없으면 다시 사귀자고 하는데 뭔가 예상은 했어. 수능 얘기하면서 누구 사귈 생각 없다고 거절하니까 바로 가더라.

 

너 참 이기적이다. 그렇게 연락이 하고싶었으면 수능끝나고라던가 크리스마스라던가 새해라던가 할 명분은 충분히 있었는데 이제와서? 너 올 겨울에 본적 있잖아. 그때는 왜? 이제와서 대학도 가보고 4월까지 놀거 다 놀아보니까 이제 심심해? 내가 아주 만만해서 그냥 연락해서 고백한거니? 친구들한테 얘기하고 실컷 욕하고 집에 왔는데 더 짜증나는건 내가 또 울고있어. 너 참 못됐다. 시험이 열흘도 안남은 애한테 싱숭생숭하게 해버리고 가버리면 그만이지?

 

오늘도 공부하고 버스타고 집에 오는데 너랑 같이 버스탄거, 우리 집 앞에서 사귀자한거 처음 뽀뽀한거 엄마한테 들킨거 헤어지자한거 다 생각나서 한참을 울었어. 엄마가 휴지 뭉치보고 무슨 일 있냐고 하시는거 그냥 아무일 아니라고 했는데 어떻게 너때문이라고 말하겠니.

 

수능이 끝나도 너랑은 안사귈거같아. 넌 내가 보고싶은게 아니라 누군가랑 사귀는게 하고싶어서 온거같거든. 많이 실망했어.

 

 너랑 사귄건 백일도 안되는데 잊는데는 일년도 더 걸리냐. 너때문에 많이 힘들었는데 오늘부로 그럴일 없었으면 좋겠다. 잘 지내. 살도 좀 찌고.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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