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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설화(雪化) ---- 1부 완결

sOda |2004.01.15 07:39
조회 265 |추천 0

 

 

설화(雪化)

 

 

이른새벽, 결의 일행은 절노부로 떠날 차비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집 뒤편 언덕에는 말을 타고 그 광경을 내려다보고 있는 담이와 비조가 있었다.


“비조... 후회하지 않아요?”

 

“어차피 한 번 죽은 목숨입니다. 더 이상 갈곳도 없고, 잃을곳도 없는데, 생명의 은인과 생사고락을 같이 한다는건 오히려 기쁜일이지요.”

 

“고마워요...”


 

담이와 비조는 길을 떠나기 위해 말머리를 돌렸지만, 담의 눈은 계속 결의 일행을 쫓고 있었다.

 

동이 트고, 담이와 비조, 결의 일행까지 멀리 자취를 감춘 후 아옥이는 무록의 처소로 불이난 듯 뛰어들었다.


 

“무록님! 무록님!”

 

“어허... 무례하구나.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아옥이냐?”

 

“네! 아, 아옥입니다! 큰일났습니다!”

 

“들어오게 해라.”


 

아옥이는 무록의 방으로 달려 들어갔다.


 

“무, 무록님 좀 보셔요!”

 

“허허... 급하긴 급했구나. 내가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것도 잊다니 말이다.”

 

“아이쿠, 죄, 죄송합니다요. 너무나 급한 나머지...”

 

“그래, 무슨일이냐?”

 

“담이 아가씨가 사라지셨습니다요!”

 

“음... 볼일을 보러 어디 멀리 다니러 간게지.”

 

“아닙니다요. 혹시나 해서 아가씨 방을 들여다봤는데, 아가씨가 간직하고 계셨던 아버지의 유골항아리도 없어졌습니다! 아가씨는 틀림없이 여길 떠나신거라구요!”

 

“......”

 

“아이구우... 이 일을 어쩝니까요? 저는 이제 어떡합니까요? 아가씨는 어디로 가신겁니까? 이곳을 떠나실땐 저도 꼭 데리고 가신다 약조 하셨는데...흑흑...”


무록은 대충 짐작했다.

 

아마도 아비의 남은 원수를 갚고자 길을 떠난거겠지...

 

하지만, 무록의 점괘가 틀린적은 한 번도 없었다.

 

아직도 계루부의 점괘에는... 뱀이있었다.

 

담이는 떠났지만, 떠나지 않은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담이가 두고 간 것은...

 

담이에게 목숨을 맡긴 어느 누구겠지... 계루부의 운명을 바꿀 그 누구...

 

 

33  이년 후


 

휘는 결의 방안에 있었다.


 

“어찌할테냐.”

 

“......”

 

“난 널 잘 알아. 차갑고 빈틈이 없지. 하지만... 그녀에 대해서만큼은 그렇지 않다는 것도.”

 

“지금 나서는 것은 무척 위험하다는 걸 알텐데.”

 

“풋... 네가 지금 그런말을 하는 것은 나에게 기회를 양보한다는 것이냐? 이년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결의 미간이 굳었다.


 

“네 도움없이는 힘들겠지만, 어쨌든 나는 가겠다.”

 

“......”


 

휘는 더 이상 대답을 기다리는 것을 포기하고 돌아섰다.

 

순간 결이 일어나며 입을 열었다.

 

 

“정면으로 친다.”


 

휘가 씨익 웃었다.

 

하지만 왠지 씁쓸한 웃음이었다.

 

이로써 휘는 결의 마음을 정확하게 읽은것이다.

 

한 부족의 족장이... 군사를 일으킨다.

 

단지 한 여인을 구하기 위해...

 

 

휘와 결은 이년전을 떠올렸다.

 

담이가 떠난 후 휘는 담을 찾기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었다.

 

하지만 담이는... 달나미였던 소녀이다.

 

담이는 마치 하늘로 솟은듯, 땅으로 꺼진듯, 자취조차 묘연했다.

 

결은 절노부에서 부인으로 맞은 제가의 딸과 함께 돌아온 후 그 일을 알았다.

 

결은 휘와는 달리 담을 찾을 행동은 취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날부터 부인과 한번도 같은 방을 쓰지는 않았다는 것을 집안의 노비들과 휘는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일년쯤 후부터 부여의 군력에 대한 정보가 속속 결에게 보고되기 시작했다.

 

동시에 신출귀몰한 이인조 자객이 나타났다.

 

그들은 부여와 관노부의 관리들을 암살하고 유유히 사라졌다.

 

자객의 하나는 여자라는 소문도 돌았다.

 

그 움직임이 빼어나게 아름다우나 차갑고 냉정하다 하여 설화(雪花)란 별명으로 불리운다는 것도 결과 휘의 귀에 들어왔다.

 

묘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담이의 또다른 별명또한 설화...

 

사람들이 그것을 알리 없었지만, 자객 설화와, 담이는 같은 인물임이 틀림 없었다.

 

그러나 신출귀몰하던 자객들의 활동도 일년...

 

부여의 내성에서 왕을 노리던 자객이 잡혔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잡힌자는 한명. 설화라 불리우던 자객이었다.

 

부여에서는 비밀에 부치고 있지만, 역시 소문대로 여자란 정보가 들어왔다.

 

그 정보를 들고온 자는 달나미였다.

 

그리고... 그녀가 담이란 말을 덧붙였다.


 

말에 올라탄 휘가 결을 보며 살짝 웃음을 띠었다.


“제가에 알리지 않았으니, 우리도 벌을 면치 못하겠지?”

 

“그 노인네들은 이빨이 빠져 음식도 제대로 못 씹는 처지야. 우리가 부여의 땅을 먹어치운다면 별 수 없을걸.”

 

“...구할 수 있을까?”

 

“...기필코.”


 

결은 휘의 물음에 짧은 한 마디로 대답하고, 진격명령을 내렸다.

 

결의 병사와 휘의 병사들은 명령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부여를 향해 진격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무록은 땅을 울리는 병사들의 발과 말발굽 소리를 들으며 처연한 표정으로 처소에 앉아 있었다.


 

“시작되었군... 수풀속에서 기회를 엿보며 수그려있던 뱀이 머리를 치켜 들었도다... 아아... 가우리의 운명은 어찌되는가... 하늘은 어째서 내게 그 훗날까지 알려주지 않는가...”

 


- 1권 끝

 

 

2권 예고

 

담이를 구하기 위해 부여로 쳐들어간 결과 휘.

 

부여성을 포위하고 담이를 구하기 위해 결은 단독으로 성으로 잠입하는 모험을 강행하는데...

 

며칠밤낮 피비린내나는 전투가 이어지고,

 

결은 담이를 구해오며 크게 다친다.

 

절노부는 지원군을 보내는 대신 까다로운 조건을 걸고...

 

결의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담은 또다시 칼을 잡는다.

 

그것은 결에대한 자신의 사랑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결은 살아날것인가...

 

전투에서 승리할 것인가...

 

담이의 행로는 어찌될 것이며, 함께 떠났던 비조의 행방은...?

 

사랑하지만 어긋나기만 하는 결과 담이의 위태로운 사랑...

 

그리고, 슬프지만 아름다운 휘의 사랑...

 

세 젊은이들의 운명은 가우리의 운명조차도 바꾸고 있었다.

 

 


<<<지금까지 설화(雪化)를 꾸준히 읽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ㅠ.ㅠ

별로 자랑할것도 못되는 글솜씨로 하루하루 소심(^^;)하게 써내려갔던 설화가 드디어 1부를 완결했습니다.

느리게 나아가는 저에게 힘을 주셨던 분들,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괜히 여기서 혼자 감격해 함-_-;;)>>>

2부도 화이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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