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술마신 이후로 제가 마음이 좀 복잡해져서 어제오늘은 하루종일 멍하네요.
서로 좋아하는것 같다는 댓글에 딱잘라 아니라고 부정할순 없겠더라구요.
근데 솔직히말하면 걔가 저를 헷갈리게 하고부터 이런 감정이 드는것 같아요.
그게 정말 제가 그친구를 좋아하는걸까요?
요즘 그친구에게 제가 느끼는감정은 누군가 나를 좋아한다고 했을때 호감이 생기는 그런 감정? 인것 같아요.
그게 마음이 커지면 사귀고싶어지고 뭐 그렇겠지만 아직은 모르겠어요.
제가 양성애자이긴 하지만 그친구랑 사귄다고 생각하면... 정말 상상이 안가요 ㅋㅋ
7년을 거의 매일 보고 싸우기도 엄청 싸우면서 거의 자매처럼 지냈는데 한순간에 이런감정이 생길수가 있나 싶기도하고 걔가 대체 왜 나한테 이러는건지 너무 묻고싶어요.
그날 술마시고 걔가 데려다줄때 조금 설렜다고 했었는데.. 막 심장이 쿵쿵 뛴다거나 얼굴이빨개진다거나 그정도로 그런건 아니였고 살짝 간질간질 하다고해야하나.... 이나이먹고 좋아하는 감정 구분 못하고 그런건아닌데 확실히 '나 얘 좋아하는구나' 이런 감정은 아니였어요.
그날 술이들어가서 그런건지 살짝 흔들린건 맞아요. 아휴 저도 제가무슨말을 하는지 모르겠네요.
좋다는건지 안좋다는건지....
암튼 어제도 만났는데 저는 좀 어색했어요.
걔 보니까 더 복잡하고 손잡는건 더 신경쓰이고 너무 답답해서 짜증도 나고 그랬어요.
티는 안냈는데 그냥 우울하더라구요.
원래 만나면 티격태격하면서 장난치고 싸우고 하는데 제가 어제 좀 조용히 있으니까 걔가 툭 치면서 왜? 이러더라구요.
그냥 피곤하다고 둘러댔는데 걔가 하루종일 틈날때마다 제 뒷목을 주물러줬어요.
예전에도 피곤하거나 힘들다고하면 주물러줬었는데 이제는 그것도 기분이 이상해서 하지말라고 했어요.
화나거나 그런건 아니였는데 걔가 봤을때 제가 자기한테 뭔가 화난것처럼 보였나봐요.
자꾸 되도않는 애교부리는데 웃음이 나더라구요.
그래서 웃었더니 잘웃네~ 하고 제 머리 쭉 잡아당기면서 또 장난치고 투닥거리고 그랬어요.
그러고나서 하루종일 또 계속 손잡고 다녔어요.
속으론 의식안하려고 걔가 깍지끼고 손잡아도 저는 계속 손펼친상태로 힘안주고있었어요.
그게 제가할수있는 최대한의 철벽이랄까..ㅋㅋㅋ
근데 그럴수록 더 만지고 그러는게 문제...
요즘은 그렇게 귓볼을 만지던데 왜그러는진 모르겠어요.
귓볼만지기시작한건 진짜 얼마안됐는데 갑자기 7년동안 매일봤는데 ㅋㅋㅋ 귀뚫었는지를 물어보더니 귀를 만지더라구요.
제가 귀를 한쪽엔 3개 한쪽엔 2개 이렇게뚫었는데 4년전에 뚫은거거든요.
얘가 모를수가없는데 "너 귀뚫었어?" 이렇게 물어보더니 대답도하기전에 귓볼을 만지작만지작..
저는 귀가 약간 민감한 편이라 놀래가지고 "아 간지러워" 하고 피했는데 그 반응이 재밌는지 가끔씩 건드려요.
그게 한번 잠깐 만지고말면 괜찮은데 계속 몇분씩 만지고 그러면 기분 진짜 이상해요.
그래서 어제는 귀만지지 말라고했더니 웃으면서 귀에다 바람 훅 불고 뛰어가더라구요.. 진짜 한대 쥐어박고 싶었어요.
워낙에 장난치는걸 좋아하는애라서 잘웃는건 좋은데 진지한면이없어서 자주 싸워요.
생긴건 새초롬하게 생겨가지고 하는짓은 10살짜리 남자애같다고 보면 상상이가실려나..
저는 조용히 있는걸 좋아하는편인데 걔랑 학교다니면서 안치던 사고도많이치고 그래서 더 친해진것도있어요.
아무튼 어제는 좀 예전처럼 투닥거리기도하고 그랬는데 집에갈때 또 손잡고 둘만 걸으니 마음이 설렐듯말듯 뭐그런기분이들더라구요.
일부러 손빼고 머리묶는척 두손 다 머리를 잡고있었더니 한참있다가 걔가 "머리를 묶을거면 묶어" 라고 하길래
"아니 끈없어. 근데 더워서" 라고했어요.
정말 끈이 없기도 했고 덥기도했고...
근데 슬슬 팔이아파서 일부러 걔있는쪽말고 바깥쪽 팔을 내렸는데 뭐 신경도 안쓰더라구요.
은근히 그게 팔이 아파서 그냥 포기하고 머리잡고있던 손을 내렸어요.
그래도 손을 안잡고 그냥 얘기하면서 걷길래 은근 그게 더 신경쓰였어요.
버스 정류장에서도 버스기다리는 내내 안잡길래 왜 안잡지 이런 생각이 들긴했는데 그걸 또 의식하고있는게 웃기더라구요.
내가 잡기싫어서 피해놓고 안잡으니까 신경쓰이는게 ㅋㅋ
걔는 버스 언제오나 확인하면서 그냥 덥다고 하는게 끝이였고 별다른 대화도 없었어요.
버스오는내내 괜히 어색해서 죽을뻔했는데 거기다 진짜 웃긴게 저는 계속 '왜손안잡지?' 이런 생각만 하고있었다는게 더 어이가없더라구요.
설마 아까 내가 머리묶는척하면서 피한게 서운했나?
아님 그냥 귀찮은가? 더워서?
나 좋아하는거 아닌데 나혼자 오바했나?
별 생각을 다하고있었는데 걔가 버스왔다고 제 손목을 잡았어요.
근데 버스타자마자 또 놓더라구요.
아 진짜 나 갖고노나 이런생각도 들고 나혼자 얘 스킨십하나에 뭐하는거지 하면서 짜증났어요.
자리가 없어서 둘다 서있었는데 앞에 자리 하나가 생겨서 걔가 저보고 앉으라고했어요.
그래서 앉았는데 걔가 제 옆에 서있으면서 저를 내려다 보는데 거기서 설레는건 또 뭔지..
아진짜 나도 마음생기는거아닌가...
암튼 걔가 내려다보면서 지는 아무것도 모르는 표정으로 웃으면서 얘기하는데 얄밉기도하고 그래서 그냥 안쳐다봤어요.
걔는 한손으론 버스 손잡이 잡고 한손으론 제 머리갖고 장난치면서 그러고있는데 자꾸 걔한테 말리는기분...?이 들어서 우울했어요.
걔한테 설레는 기분이 들때마다 죄책감같은것도 들고 친구잃을것같은 기분도들고 하는데 걔는 아무렇지도않게 만지고 웃고 하니까..
제가 또 똥씹은 표정으로 앞만보고있으니까 걘 고개숙여서 머리아프냐고 물어보고.
아픈거아니라니까 "니가 피곤하긴 한가보다" 하면서 강아지 턱 만지듯이 제 턱을 만지는데 예전같으면 아무렇지도 않았을것이 그냥 사소한 터치도 계속 신경이쓰이고 예민해지더라구요.
차라리 다른사람이라도 만나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근데 뭐 걔때문에 딴사람까지 만나면서 피곤할 필요는 없을것 같기도하고..
이런저런 생각해봐도 답안나오긴 마찬가지라서 그냥 멍 때리고있었는데 걔가 내리자고 툭 치길래 내렸어요.
걔네집은 원래 한정거장 더 가서 내리면 되는데 그냥 저 내리는데서 같이 내리더라구요.
이러니 제가 헷갈릴수밖에없죠... ㅠㅠ
여기서내리면 십오분은 더 걸어야되는데 왜 여기서내리냐고 했더니 자기가 십오분을 걷든 이십분을걷든 자기맘이래요.
원래같으면 "그렇게 나랑 같이있고싶냐~" 하면서 놀릴텐데 장난으로라도 걔가 "응" 이라고 하면 표정관리 안될까봐 그냥 니맘대로해라 하고 좀 빠른걸음으로 걸었어요.
집에 빨리 들어가버리고싶어서.
근데 걔가 뒤에서 팔로 제 목을 끌어당기더니 천천히가라고 했어요.
쓸데없이 걘 목소리가 좋아요. 그건 인정.
고등학생때도 목소리좋다고 걔랑 전화하면 설렌다는 친구들도 많았고 저도 걔 처음봤을때 목소리듣고 목소리는 내취향이다 라고 생각했었을 정도로.
낮은목소린 아닌데 차분한 목소리고 깨방정만 안떨면 설레는 목소리에요.
근데 뒤에서 그런목소리로 말하니까 설레더라구요.
한참을 걔가 제 어깨에 팔 걸친채로 걷다가 집 거의 다 와서 손잡았어요.
안잡다가 또 잡으니까 깜짝놀라긴했는데 티는 안냈어요.
걔가 손잡은채로 팔꿈치로 툭 치면서
"피곤하면 피곤하다고해. 괜히 부른사람 미안하게."
라고 했어요.
하긴 오늘 하루종일 기분 이랬다저랬다 얼마나 짜증났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응 미안 들어가자마자 자야겠다"
라고 했더니
"씻고자" 하면서 웃더라구요.
저도 그냥 웃고 집올라오기전 오르막길에서 가라고 보냈어요.
오르막길 올라갔다가 또 내려가면 힘드니까 그냥 가라고.
근데 싫다는듯이 앙탈부리면서 손잡고 그 옆에 놀이터로 끌고(?) 갔어요.
끌려간건 아니라서 끌고간건 아니지만.. 데려갔다고 해야하나.
암튼 그래서 놀이터 정자에 앉았어요.
거기는 주로 동네 아줌마들 모여서 수다떠는곳? 이런 데라서 처음앉아봤는데 편하더라구요.
뭔가 나른해지고 편하고..
걔는 앉아서 핸드폰 만지작거리다가 친구얘기 하면서 그 정자 기둥에 등을 기댔어요.
다리 쭉뻗고 편하게. ㅋㅋㅋ
너무 편해보여서 야 너 편해보인다? 하니까 걘 웃으면서 잘꺼니까 전봇대 불끄고 나가라고 장난치더라구요.
저는 이상하게 또 불편했던기분이 조금씩 풀리면서 같이 티격태격 놀았는데 걔가 조울증있냐고 하면서 특유의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웃었어요.
그때 엄마한테 전화가와서 받고 집앞이라했는데 걔가 옆에서 어머니! 하고 소리지르는바람에 엄마가 둘다들어오라고..
고등학생땐 걔랑 놀지말라고 그렇게 뭐라하시더니 이젠 딸보다 더 챙겨줄때가 많아요.
애가 워낙 애교가많아서 지가 지몫을 챙기는 편이기도하고...
그래서 집에들어가서 저희 엄마랑 아빠랑 걔랑 저랑 이렇게 넷이 과일먹고 방에서 얘기좀하다가 보냈어요.
얘기가 너무 길어져서 다음에 또 쓰러올게요.
아마 걔랑 만날때마다 쓸거같긴한데 쓸데없는 내용으로 매일 쓰진않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