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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친 가정부...1편



"찰칵! 찰칵!"

강남경찰서 앞. 어제 저녁, 강남역 근처 B 노래방 화장실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체포되었다. 전국 단위로 서울로 상경한 기자들이 저마다 질문을 건냈다.

"피해 여성이이~ 어뜨케 무시했다는겝니까?"

"찰칵! 찰칵!"

"..."

그의 이름은 김용구(가명). 애비 똥꾸멍이 찢어질 정도의 가난에 허덕이던 그는 단 '여자에게 무시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살의에 충동질쳐 범행을 저질렀다고 한다.

같은 시간, 이 장면은 실시간으로 전국 가정에 생중계되고 있었다. 올해로 A 고등학교 2학년이 된 해인이도 TV를 통해 이 장면을 보고 있었다.

"해인이? 학원 안가고 뭐하노 이 가시나?!"

"..."

"빨리 학원 가라니께!!!"

해인이는 소파에 누워 TV 속의 범인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다 아빠의 불호령에 정신을 차렸다.

"곧 가요! 간다니까요!!"

해인이는 방으로 들어가 아무 프린트물이나 손에 잡히는 대로 가방에 쑤셔놓고 대문을 박차고 마당을 나섰다.

한편, 강남역의 살인마 김용구는 수갑에 손이 억압된 채로 경찰차에 태워졌다.

"이봐!!! 사람이 말을 물어봤으면 대답을 해야지! 흑흑흑.."

피해여성의 단짝 친구 혜령이 경찰차 문을 두드리며 울부짖었다.

"나와!!! 나와 이 ***끼야!! 네가 남자야!!!!"

"삐용 삐용"

"어이 조심혀~!!"

혜령이는 울다 바닥에 실신해 쓰러지고 그를 뒤로 하고 경찰차는 법원으로 향한다.

경찰차 안. 용구는 머릿속에서 스스로에게 일분마다 수십번이고 새로운 질문과 답변을 하며 여전히 자신이 체포되었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없었다.

'과연 하나님은 나의 삶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시는 중인가?'

'...나는 하나님의 말을 따랐을 뿐이다'

'하나님의 부르심이 언제나 올바른 길인가?'

'...내겐 옳은 일을 선택할 만한 잣대가 없다'

"삐용 삐용~ 끼이익-!!"

"악!"

'이렇게 경찰차가 멈춘것도 하나님의 뜻인가?'

경찰차가 골목길에서 갑자기 멈춘다. 앞에는 여학생이 경찰차에 받혀 쓰러져 있었다. 경찰이 쓰러진 여학생 앞으로 걸어나와 손을 건냈다.

"학생! 괜찮아요?"

쓰러진 것은 해인이었다. 해인이는 손은 거들떠도 안보고 벌떡 일어나 소리를 질렀다.

"괜찮냐뇨? 미쳤어요?! 왠 골목길에 *새가 튀어나와서!!"

갑자기 튀어나온 해인이에 역시 당황한 경찰이었지만 그녀의 말버릇은 고쳐줄 필요가 있어보였다. 둘은 금방 썰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새란 말은 최소한 처음보는 사람한테 쓰는게 아니야."

"아저씨가 도덕임?"

경찰차 안쪽의 용구는 경찰차의 급정거로 인해 생각이 잠시 끊겼지만 유리창 밖으로 보이는 해인이와 경찰의 실랑이를 보며 생각했다.

'하나님이 나타나셨다. ... 그리고 그가 내 편에 서서 싸우고 계신다....'

"에...에취~"

용구는 코가 간지러운듯 재채기를 했다. 그의 재채기는 분위기를 얼게 만들었고 그러므로 모든 대화와 생각을 진압했다.

"카톡!"

마침 해인이에게 학원선생님이 기다리고 있으니 빨리 오라는 카톡이 왔다.

"아저씨! 사과는 안받을게. 대신 사람은 치지마."

해인이는 절뚝거리며 학원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경찰은 해인이의 뒷모습을 안타깝게 쳐다보았다.

해인이네 집. 해인이네 아빠는 청소와 설거지를 마치고 인터넷 서핑을 하다 흥미로운 동영상을 접했다.

'강남역 노래방 CCTV ... ?'

동영상은 비상구 계단에서 찍힌 폐쇄회로영상으로, 범행직전 용구가 화장실로 들어가는 여성을 따라가는 장면과 여성의 남자친구가 계단에서 분노를 터뜨리는 장면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 동영상은 트위터나 카카오스토리 등 SNS를 통해 빠르게 전파되고 있었고, 경찰차의 조수석에 탄 해인이도 친구의 카카오스토리를 통해 동영상을 접하고 댓글을 달았다.

'나 지금ㅋㅋ 경찰차타고 학원가는 중임ㅋㅋㅋ'

비록 뒤엔 살인범이 타고 있었지만, 경찰차의 앞자리와 뒷자리는 전기가 흐르는 철창으로 분리되어 있으므로 해인이가 타기에 안전했다.

용구는 앞좌석의 해인이를 보며 망상을 계속했다.

'...하나님이 나를 선택하신 것인가?'

차량의 네비게이터에서 목적지로의 도착을 알리는 음성메시지가 나왔다.

"도착했습니다"

"여기가 학원 맞지?"

해인이는 문을 닫고 학원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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