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걔랑 친구들이랑 같이 술마셨어요.
밥먹고 술먹고 또 술먹고...
오랜만에 다들 시간맞춰서 본거라 엄청 들뜬 분위기여서 걔랑 저도 평소보다 조금 더 많이 마신것 같아요.
저랑 걔 포함해서 7명이만났는데 술마시다보니 어느새 얘기할사람은 두명 세명씩 나뉘게되고 도중에 집에간 애도있고 암튼 정신없었어요.
저는 거하게 취한상태로 집에가면 아빠한테 혼나서 아예 마시기전부터 친구네서 자고온다고 허락받았었어요.
취한상태로 집에들어오면안되고 외박은 가능한 이상한 논리지만.....
그래도 이왕 집에안가는거 맘놓고 마실수있어서 좋았어요.
애들 다 취하긴 취했었는데 정신은 말짱했어요.
걔랑 저 포함해서 두명 더 남았었는데 그중 한명 집이 그 근처라서 4명 다 그 집에서 자고가기로 했어요.
걔는 원래 술을마셔도 자세하나 안흐트러지는애고 저는 좀 취하면 딱봐도 술 많이마신애처럼 보이는 타입이에요. ㅋㅋ
얼굴빨개지고 눈풀리고 비틀비틀 거리는...
근데 보니까 걔도 눈좀 풀려있었고 다른애들도 거의 그랬었던것같아요.
친구네집으로 들어가자마자 집주인은 씻으러 들어가고 저는 쇼파에 누웠어요.
그게 쇼파베드라서 펼치면 두명이 낑겨잘수있는데 걔랑 저랑 거기서 자기로했고 친구두명은 침대에서 자기로했어요.
너무 졸려서 저는 제일 마지막에 씻겠다고 하고 애들 다 씻을동안 눈좀붙이고있었어요.
막 깊은잠에 들랑말랑 할때 걔가 깨우더라구요.
눈뜨자마자 너무 얼굴이 가까이있어서 깜짝 놀랬어요.
씻고나왔는지 맨얼굴에 머리도 젖어있었는데 걔가 거의 백발? 그정도에 가까운 금발머린데 머리가 젖으니까 예쁘더라구요.
술이들어가면 뭔들 안예뻐보이겠어요..ㅋㅋㅋ
쇼파에 곰인지 강아진지도 모르겠는 쿠션도 예뻐보이던데요.
암튼 그래서 걔 머리 손으로 탈탈 털어주면서 머리말리고 오라니까 머리가 짧아서 금방 마른다고 너나 씻고오라면서 일으켜주더라구요.
반 좀비된상태에서 씻으러 들어갔어요.
씻고나오니까 다른애들은 방에 들어갔는지 없고 걔만 쇼파에 누워서 폰하고 있더라구요.
안자고뭐해? 하니까 "ㅇㅇ이랑 카톡" 하고 웃길래 "너 안피곤해?" 하고 물었어요.
그랬더니 폰 내려놓으면서 "이제 자야지 너랑" 이러는데 기분 묘하더라구요.
속으로 내가 너랑 잔게 하루이틀이냐 하면서 설레지마라 설레지마라 이러고있었는데 걔가 아무표정없이 머리쓸어넘기는거에 결국 설렜네요.
술기운에 예쁘다는말이 저도모르게 툭 나와서 걔도 당황하고 저도 당황했어요.
평소 예쁘다는 말을 잘 안하는 스타일이라서 걔가 "뭐냐ㅋㅋㅋㅋㅋ" 하면서 웃더라구요.
그러면서 손을 잡았는데 제가 너무 당황하기도 했고 그래서 손을 뿌리쳤어요.
얼마나 당황스러웠냐면 걔한테 설레는 와중에 예쁘다는 말까지하고 그랬는데 손까지 잡으니까 얼굴 빨개지고 완전 당황스러웠거든요..
걔가 분명 제 얼굴빨개진거 봤을거에요..... ㅠㅠㅠ
거기에서 왜 얼굴빨개져? 하고 물어보기까지했으면 저 진짜 바로 그 집 뛰쳐나갔을지도..
다행히 별말없이 불끄고온다고 일어나더라구요.
불끄고 와서도 담요안에서 또 손잡길래 이번엔 안뿌리치고 그냥 가만히 잡혀(?)줬어요.
둘다 말없이 불꺼진 상태에서 손잡고있으니까 되게 어색하더라구요.
걔 숨소리가 너무가까이 들려서 잠도 못자겠고 손에 땀나고 안절부절 못한게 아마 걔도 느껴졌을거에요.
눈만 감고있었는데 걔가 자냐고 물어보길래 바로 안잔다고 대답했어요.
그랬더니 "나는 너 끌어안고 자야겠다" 하면서 끌어안더라구요.
걔 특유의 차분한 목소리로........그 목소리 진짜 설레거든요.
큰일났다.. 생각했던게 그냥 걔한테 설레는 감정이 딱 연애하기전에 썸탈때기분? 처럼 느껴지는거에요.
나 니가 또 방정떨면서 까불면 안설렐것같아.. 이렇게 생각하고있었는데 걔가 옆에서 주절주절 말하는 목소리가 너무좋았고 걔 냄새는 아니지만 걔가 바르고 온 친구 로션냄새가 너무좋았어요.
누구라도 안설렐수가없는 상황이였어요...
거기서 제가 침을 꿀꺽 했는데 진짜 갑자기 순간 정적...ㅋㅋ
와 엄청 어색하더라구요.....
걔는 무슨생각하고있는지 모르겠고 일단 나는 이 상황이 불편하면서도 설레고..
내가 다시는 술먹고 얘랑 자면 등신이다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근데 걔가 아무말도안하고 있다가 "우리 원래 이렇게 어색했나" 이러더라구요.
다행히 저만 어색하게느낀게 아니더라구요.
다행인건지 아닌진 모르겠지만 ㅋㅋ
저는 계속 걔한테 끌어안긴 상태로 천장만 보고있기가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일어나서 앉아있었어요.
제가 아무말도없으니까 걔가 "안어색해?" 이렇게 묻더라구요.
그래서 냉큼 "어색해" 라고 말했어요.
그랬더니 "그럼 어색하게 굴지 말까?" 라고 하길래 그게 무슨뜻으로 하는말인지 잘 이해가 안가서 "응?" 하고 대답했더니 "아니야 잠이나 자자" 하고 누워버리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그냥 누웠는데 내심 좀 더 얘기하고 싶었어요.
근데 거기서 무슨얘길 더 하나 싶어서 관뒀는데 걔가 제 귀에 바람을 후 불더니 제가 깜짝놀라니까 엄청 웃으면서 잘자 ㅋㅋㅋㅋ 이러고 뒤돌아 눕더라구요.
결국 손잡고 자거나 껴안고 자진 않았는데 어쨌든 한참을 잠못들다가 어느순간 잠들어버려서 아침 늦게 일어났네요.
걘 언제일어났는지 집주인이랑 화장하면서 떠들고있었고 저는 얼굴 퉁퉁부은 상태로 대충 세수만하고 집에갔어요..
물론 집도 걔랑 같이갔지만 가면서 저혼자만 어색했나봐요.
걘 또 장난치면서 아무렇지도 않아보이더라구요.
어제 어색하게굴지말까 라고 한게 무슨말이냐고 물어보고싶었는데...결국 못물어봤어요.
앞으로 스킨십을 자제하겠다는건가 아니면 스킨십은 하되 어색하진않게 하겠다는건가..... 모르겠네요.
아 그리고 댓글에서 양성애잔데 여자 사겨본 경험 있냐고 물어보셨는데 저는 양성애자인걸 아무한테도 말하지 못했고 여자를 사겨본 적도 없어서 남들이 보기엔 그냥 이성애자로 보일거에요.
여자를 처음 좋아한다고 느꼈던때가 16살..? 그쯤 됐던것같은데 그때 당시에 같은반 친구를 좋아했었어요.
그리고 고등학생때도 좋아하는 여자애가있었고 대학생때도 있었어요.
그러는 중간중간에 남자친구 사귀기도했고 암튼 여자랑 사귄 경험은 없어요..
걔도 제가 양성애자인줄 몰라요. 걔한테 한번도 그런얘길 안했어서..
예전에 고등학생때 제가 같은학교 여자애한테 고백받은적이 있었는데 그걸 걔가 있는자리에서 편지랑 선물을 받았었어요.
빼빼로데이였는지 발렌타인데이였는지 잘 기억은 안나는데 암튼 무슨 데이였어요.
그때 걔가 옆에서 "쟤가 너 좋아하나보다" 라고 했는데 별로 놀래진않고 그냥 웃더라구요.
그래서 아 동성애를 그렇게 혐오한다거나 하진 않는구나 생각했었죠.
그때말고는 걔랑 동성애 이런걸로 얘기한적은 한번도 없어요.
오늘은 왠지 더 쓸게많을것같았는데 별로없네요 ㅋㅋ술자리에서 했던얘기들은 다 까먹어버렸고 잘때 했던얘기만 쓰게됐네요.
일단 생각나는게 더 없으므로 여기까지만 쓸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