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 댓글에 오타 알려주셨네요.
결혼 1년차가 아니고 11년차입니다.
사이다같은 언니에 이어 시어머니 잡는 새언니 이야기를 보고 저도
제 동생이야기를 해볼까합니다.
저는 결혼 1년차 30대후반의 남매를 키우고 있는 흔한 가정주부이고,
저와 제동생은 12살터울에 남다른 자매입니다.
구구절절히 얘기하고 싶지는 않아 간략하게 말하자면 아빠는 같지만 엄마는 다른 자매이고,
현재 아빠는 계시지만, 새엄마 즉 동생의 엄마는 계시지 않는 상태입니다.
동생은 거의 제가 키웠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새엄마의 관심을 받지 못하면서 자랐는데
그래서 인지 현재도 언니가 내 엄마야라고 칭하고, 저도 제 첫째아이와 동생이름을 가끔
바꿔부르곤 합니다. 저희는 그렇게 다정다감한 자매입니다.(물론 제 생각일지도 모르지요..)
쓸데없는 말이 길어졌군요.
본론으로 얘기하자면 제 동생은 참 직설적인 아이입니다.
흔히 말하는 중학생때 중2병을 심하게 앓았으며, 늦둥이라 아빠의 오냐오냐 때문인지
집에 무서운 사람이 없습니다. 현재는 그나마 나이좀 들었다고 나름 철이 들었습니다.
동생 중2때 사건입니다.
제가 남편과 연애시절 동생은 지방에 저는 서울에 살고있었고, 아빠 모르게 남편과 거의 반동거 상태로 살고있을때였네요.
갑작스레 서울에 올라와 연락을 한 동생이 무작정 집으로 찾아와 하루 재워달라며
당당하게 얘기했고, 저는 남편에게 동생이 왔으니 대피하라고 문자만 남긴채 동생을 이리저리
데리고 다닌후 (밥도 사먹이고, 촌년왔으니 서울구경도 시켜주기등등) 집으로 들어가니
물소리가 나더군요. 문자를 보지못했나 남편이 씻는소리 같았습니다.
동생은 들어오자마자 쇼파에 드러누었고, 곧장 물소리가 끈긴후 남편이
"00아 왔어?" 하며 나체...로 나왔습니다.
그리고는 쇼파에 누어있던 동생을 보더니 황급히 다시 욕실로 들어가더군요.
옷을 입고 나온 남편에 향해 동생이 했던말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동생- 몇살이에요? 옷입을줄몰라요? 누가올줄알고 그냥 훌러덩 벗고나와요? 생각없어요?
왜 집에 남자가 있냐 따질줄 알았는데 따지긴커녕. 자기보다 15살이나 많은 어른에게
쇼파에 다리를 꼬고 띠겹게 쳐다보면서 얘기하더군요. 이게 형부와 처제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나중에 동생이 그러더군요.
언니남친 참 볼꺼없다고. 몸관리좀시키라고.... 중2때 제동생 참..조숙하죠?
또하나의 썰을 풀자면
저희 시댁은 독실한 천주교 입니다. 시어머니의 성화에 이기지 못해 시아버지도 종교를 바꾸시고
남편과 저 또한 주말만 되면 가기싫은 성당에 끌려오듯 오지요.
그리고 항상 집에 무슨일이 생기거나 맘에 드시지 않는 일이 있으면
저에게 말하시길 남편이 신부님이 되어야할 팔자인데 너때문에 되지못했다
너때문에 이런일이 생겼다, 니가 문제다, 애 생겨서 발목잡아 니가 우리아들과 우리집을 망쳤다..
천성이 나쁘신 분은 아닌데 말에 칼이 계신 분입니다.
동생이 고등학교때 결혼하고 얼마 안되서 저희 신혼집에 놀러왔습니다.
태어난 지 조카가 보고 싶다며 달려왔습니다.
그때 시부모님과 정식으로 인사를 나눴는데 동생이 시골에 살아서인지
어르신들께는 예의도 바르고, 싹싹하게 잘 하는 편이라 시어머니도 동생을 맘에 들어라 하셨어요
그리고는 말씀하시길 니 동생은 너랑 다르게 엄마랑 같이 커서인지 얘가 밝고 명랑하다
예의가 바르고 싹싹하니 이쁘다라고 말씀하셨죠. 동생 칭찬인 반면에 제 욕이기도 했습니다.
그말을 들은 제 동생이 처음뵌 시어머니께 말하더군요.
"언니가 이쁘게 키워줘서 잘 자랐다는 소리 많이 듣습니다. 그런데 사돈어르신께서는 잘 모르셨나봐요. 저희언니 저보다 더 많이 좋은소리듣고, 항상 밝은 사람이었는데 결혼후에는 부쩍 어두어져서 저는 언니가 애기낳고 힘들어서 그런가 했더니, 다 이유가 있었네요"
뭐 대충 이런식으로 얘기를 하고는 지 형부를 향해 말하더군요.
"형부 지갑좀 줘. 나 밥은 밖에서 언니랑 둘이 먹고싶어, 형부는 00이 보고있어 늦을꺼야."
하고는 저를 데리고 시어머니께 꾸벅 인사를 드리더니 끌고 나가더군요.
솔직히 버릇없었을수도 있지만 제 동생한테 너무 고마웠네요.
지금은 술을 끊었지만 그 당시 남편이 술을 많이 먹는편이고, 또한 주사도 심한편인데
동생과 함께 술을 먹다 저와 투닥투닥 말싸움을 하게되었고 얼큰하게 술취한 남편이
저에게 씨@@아 지금 너 나 무시하냐 이게 어디서 남편 말하는데 꼬박꼬박 말대답이냐하며
싸움이 크게 번지게 되었고 가만히 보고 있던 동생이 젓가락을 딱 소리나게 놓더니
"형부 지금 우리언니한테 쌍욕했어? 제정신이야?"
하며 따지자 동생한테 너까지 지금 나 무시하는거냐하며 욕을 딱 한마디 뱉었을때였습니다.
핸드폰을 꺼내들고는 아빠한테 전화를 하더군요.
지금 형부가 술처먹고 언니한테도 모자라 나한테까지 쌍욕을했다.
난지금 돈도 별로없고 술도 먹었다. 근데 여기있으면 형부한테 맞아죽을것같아 무서워죽겠다.
아빠가 지금 당장 나를 데리러 와라. 라고 말하며 고함을 지르고 울고불고 난리를 치고는 전화를 끊고는 남편을 향해 도전적인 눈빛을 보냈습니다.
저희 아빠 60대 후반이시지만 젊은시절 운동선수출신에 지금도 농사로 단련된 몸이라.
힘 장난아니십니다. 거의 장사급이시지요. 시아버지도 무서워하지않는 남편이
그때당시 유일하게 무서워 하던 저희 아빠입니다. 그후 남편핸드폰과 제 핸드폰에
불이나게 아빠의 전화가 왔고 아빠 전화를 받은 남편은 사색이 되었습니다.
전화넘어로 들리는 소리는 대충 너 이새끼 지금 우리애들한테 욕하고 때리려고했냐
나 지금가고있으니 너 거기 딱 있어라 잡히면 가만안두겠다 뭐 대충이런내용이었네요.
마지막 얘기입니다.
3년전쯤 남편의 오래된 여자사람친구가 남편의 외도로 이혼을 했고 (이혼전에도 가끔 저랑 같이 만나서 놀러도 가고 밥도먹고 했던 친구입니다.)
남편은 그 친구를 위로해준답시고 밤이면 밤마다 매일 같이 그친구랑 술먹고 인사불성이 되서 집으로 돌아오길 한달정도 반복했을때였습니다.
하루이틀이면 참아볼만한데 자꾸이러니 저도 화가났고, 스트레스도 풀겸 주말을 핑계로 아이들을 데리고 친구를 만나 친구집에서 친구와 수다도 떨고 술도 먹고하다 곯아 떨어졌네요.
잠든지 얼마 안된거 같은데 미친듯이 울려대는 전화벨소리에 눈을 떠 보니 동생이더군요.
전화를 받으니 동생이 지금 언니집에 와있는데 언니는 어딨고 형부만 있냐 지금 당장 집으로 오라는 말과함께 전화가 끊겻고 먼일인가 왠일로 동생이 집에왔나해서 자는 애들깨워 나갈 준비를 하니 친구가 빨리 집에가라고 너 어제 니동생한테 술취해서 전화햇다는 말을 하더군요.
내가 술먹고 먼 실수라도 했나 싶어 부랴부랴 나와서 집에 가보니 동생은 거실에 있고 남편은 주방에서 밥을 차리고 있더라구요.
동생한테 너 왜왔냐고 물으니 동생이 밥먹고 얘기하자고 남편한테 밥 다됐냐 묻더라구요. 그러면서 집에 먹을것도 없는데 시켜먹자니깐 왜 굳이 밥을 차려준데 하며 주방으로 가며 "언니도 밥 안먹었지 형부가 밥차려준데 밥먹어" 라고 말하고는 애들한테도 손씻고 밥먹자 하고는 밥상에 앉아서 밥을 먹었습니다. 진짜 조용히 밥만 먹다 아이들이 밥 다먹고 지네 방으로 들어가니 그제서야
"형부 바람펴?" 라고 말했네요. 전 제귀를 의삼했어요. 남편도 순간적으로 내가 뭘 잘못들은거지라는 표정이었구요. 아무말이없자 동생이 남편과 저를 번갈아가며 보면서
"형부 바람피냐고 왜 밤마다 딴 여자랑 나가서 술을 마셔? 세상에 남자여자가 친구가 어딨어 지금 언니한테 친구만나네 하고는 그 여자랑 바람피는거야? 친구면 울 언니가 밤늦게 술먹고 나한테 전화해서 울고불고할 사람이야? 내가 그 분한테 직접 물어볼꺼니깐 오늘 저녁에 나랑같이 그여자분같이 만나" 라고 하더군요. 그리고는 한참 동생의 잔소리가 계속됐습니다.
그날 제 동생 다시는 이런일을 만들지 않겠다는 남편의 각서와 지장까지 찍어서 가지고 나가면서도 지켜보겠다고 남편에게 경고까지 주고가는 여유가 있었네요..
그날 이후 그 친구가 전화오면 남편은 나 지금 너만나러 나가면 내일은 우리처제랑 같이 만나야할수도 있다. 라고 말하며 그렇게 한달간 속썩이던 남편은 일탈은 그렇게 마무리 되었네요.
자기힘으로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으로 국내여행, 해외여행을 다녀오면 제 선물 남편선물은 안사와도 저희 시어머니 시아버지선물 사오면서 언니가 다녀오는길에 사돈어른 선물사오라고 준 돈으로 산건데 고르는건 자기가 했다며 언니 점수따게 해주는 동생이고, 아이들이 속썩이면 니네 엄마는 내가 너네한테 잠깐 빌려준거라고 아프게 하면 가만두지않겠다고 엄포를 놔주는동생, 가끔 남편과 토닥이고 힘들때면 내 대나무숲이 되주며 형부에게 대신 깜찍한 복수를 해주는 동생입니다.
올해가 지나면 동생의 기나긴 대학생활도 끝나고 인턴생활에 들어가게됩니다.
꼭 의사선생님이 되서 언니 호강시켜주겠다는 약속을 지켜주고있는 제 하나뿐인 동생.
(전 의사가 되라고 말한적없습니다. 어릴적 의학드라마를 보더니 자기가 의사가 되서 나를 호강시켜주겠다고 큰소리를 쳤는데 끝끝내 해내고야 말았네요..)
혹시 보고있을지 몰라서 말해주고싶네요.
정말정말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