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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지금 왕따 당하는 친구들 있을까?

안녕!

난 사실 판을 즐겨보는 성인인 여자사람이야.

조금전에 '살면서 한번씩 왕따 당한적' 이라는 게시판 글 보고 울컥해서 댓글 달던 중에

되도록이면 나처럼 학교에서 지독하게 외로움을 겪고 있을지도 모르는 친구들이 있음

내 얘기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하고 처음으로 판에 글  써봐.

10대 게시판인데.. 여기 글 쓰면 오지랖일까?ㅜㅜ 그렇다면 얘기해줘. 당장 삭제할게.

 

 


사실 난 고등학교때 기억이 별로 없어.

별로 큰 추억이 없어서 기억이 없는거 이기도 하고

너무 아픈 추억이라 애써 잊을려고 많이 노력했던거 이기도 하고.


난 원래 공부를 못했었어!

중학교때 친구들이랑 연예인 쫓아다니고..(ㅋㅋ) 몰려다니느라 공부는 놓고 살다시피 했지 ㅎ

기초가 엄청 부족한 상태였어. 거의 꼴찌에 가까웠다고 보면 돼. 한문을 8점 맞았다고 하면..

어느정도인지는 알겠지? ㅎㅎ (인생 최하의 점수라 아직도 이건 기억해.ㅋ)

 

 

중학교땐 되게 활발하게 잘 다니고 친구들과 무리없이 놀아서 내가 왕따가 될꺼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는데 고등학교에 가게되면서 인생 굴곡이 커졌던거같아.

 

1학년때 친구들을 잘 못사귀었다기보다 걔네와 나는 성향이 전혀 틀렸던거 같아. 나도 걔네가 불편하고 걔네도 내가 불편하고.

뭐 이것도 한참 지나 깨달은 바이지. 그때는 진짜 너무 힘들고 외롭고 두려웠었어.. 

 

제일 애매모호한게 뉴스에서나 보는 그런 왕따면 '아 내가 왕따네' 단번에 알기라도 할텐데

애매하게 같이 몰려는 다니는데 애들이 그냥 마지못해 끼워주는 느낌? 같이는 다니는데 언제든지

내가 나가주길 바라는 눈치? 함께 있어도 지독하게 외롭다고 느꼈을때 비로서 이것도 왕따라는

사실을 조금 뒤늦게 깨달은듯 해. 은근히 왕따라고 해야할까?


근데 학교 특성상 3년내내 같은반이 되어야 했고  잘못되었다 생각했을때 주위를 둘러보면 이미 모든무리가 형성이 끝난 상태였기 때문에 내가 들어갈곳은 없더라고.

생각을 해봐.. 3년내내 그 상태 그대로 간다는 상상..

 

3년내내 학교 다니기 싫어서 운적도 많고 특히 일요일날 저녁엔 매일매일 울었던거 같아.

다음날 학교 가기 싫어서. 가봤자 어디 마음 기댈곳 없으니 너무 외롭더라고.

 

 

그러던중 2학년때 정신을 차렸어. 어울렸던 무리중 하나가 나한테 이런말을 하더라고?

"너는 얼굴만 봐선 공부 잘하는 모범생 같이 생겼는데 공부는 지지리도 못한다 ㅋㅋㅋㅋ왜사냐 ㅋㅋㅋㅋㅋㅋ"

그러면서 겁나 비웃기 시작하는데..... 처음 느껴본 수치심이였던거 같아.

얼굴이 화끈거리면서 누군가가 내 면상 앞에서 비웃다는게 이렇게 창피한 일인지 몰랐거든?

아직도 그 장소, 그 시간, 그 아이의 목소리와 얼굴을 잊지 못해..  

 

그때 다짐을 했어. 그러는 너는 일단 뛰어 넘어보자고.

어차피 학교가면 외로워서 속으로 끙끙 앓는데 그럴바엔 공부나 하자!! 싶더라고.  

나도 내가 이런 모범적인 생각을 할 줄은 전혀 몰랐는데... ㅋㅋㅋㅋㅋㅋㅋ

사람이 구석으로 몰리니까 이렇게 변형이 되긴 되더라고? ㅎㅎ
책에 코라도 박고 있으면 다른곳 신경쓸 겨를이 없으니까 너무 좋기도 했고

특히 쉬는 시간, 점심시간에 애들 막 무리끼리 몰려있잖아.

이때 딱 가벼운 책 한권 꺼내서 이어폰 끼고 짧은시간 독서하면 집중력 최고!

어차피 왕따라서 말 거는 사람도 없고 ㅎㅎ

 

 

근데 이게 묘한 중독이 있는게...

공부도 하다하다 보니까 약간 중독성이 있더라고.

처음엔 그냥 쉬는시간정도에 짧게 가벼운 독서를 시작했던게, 나중에는 깊이있는 책을 읽고

그 다음엔 교과서 예습을 하고 복습을 하고 있더라구.  

그러다 성적이 점점 올라가니까 학교가기전에 더 빨리 일어나서 공부하고 하교후 집에오면 잠들때까지 공부하고. 어쩔땐 자는게 너무 아깝다 생각이 들정도로 미친듯이 공부에 재미가 붙더라고.

 

진짜 이건 지금 생각해봐도 왜 저랬나; 어떻게 저랬나; 스스로도 경이롭다 할 정도니까..;

이때 너무 뒤늦게 공부를 시작하다 보니 사실 기초가 많이 부족한 상태였거든?

그래서 이해하고 넘어가다기보단 거의 통째로 외우다시피 하면서 진도를 나가다보니 어느날부턴가 딱 한계점이 느껴지더라. 풀이방식에 의문점도 들고.

 

그 당시 우리집 형편이 정말정말 안 좋았었어. 사업하시던 아버지 회사에 불이 났거든.

고등학교 학비가 없어서 4년동안 길렀던 돼지저금통 찢어서 겨우겨우 냈을정도니까.

그런데 내가 너무 기를 써서 공부를 하니까 부모님이 안타까우셨나봐.

진짜 어떻게 부모님이 돈을 마련했는지 사실 아직까지는 못 여쭤봤는데 ... 딱 1년정도

개인과외를 했었어. 영어랑 수학만. 

 

다른거 다 필요없고 너무 기초가 부족하니까 초등학교 교재부터 다시 다 풀었어.

첫 3개월동안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몰라서 ABCD, 구구단 처음부터 다 다시.

워낙 실력이 최악이라 또래들이 다니는 학원은 가봤자 내가 이해 못할게 뻔하니까

그 어려운 형편에서도 개인과외를 할수밖에 없었음..  

 

돈이 아까워서라도 공부를 할 수 밖에 없었고 내 실력을 과외쌤이 누구보다 잘 아니까

마음 편하게 부끄러워하지 않고 물어볼수있어서 너무 좋았음.

 

어쨌든 이렇게 공부해서 결국 졸업할때까지 전교탑에 항상 맴돌았고 반에서도 마찮가지로 공부 잘하는 친구로 인식이 생기니까 자연스럽게 공부잘하는 친구들이나 공부를 내가 도와주는 친구들이랑 어울리게 되다보니 반에서도 부반장 하고 그랬었어.

 

근데 안타깝게도 위에서 언급했지만 학교 특성상 3년내내 같은 반이 되는 친구들이 많다보니

이미 형성된 무리에 들어가기란 쉽진 않더라고. 한번씩 같이 밥먹고 놀고 하는정도였지,

마음을 온전히 나눌 친구들은 결국 없었어.

 

 

아무튼 고3때 아무리 기를 써서 공부했어도 수능엔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수시 1학기에 거의 전재산을 걸었고 결국 학교에서 그해 1학기 첫 수시합격자로 당당히 졸업했어!

물론 엄청 유명한 4년제는 아니였지만...(ㅋㅋ) 옛날같았음 대학자체를 꿈도 못 꿨을텐데 4년제를 갈수있었던것만으로도 나는 진짜 다행이라 생각해!!

드라마라면 막 이럴때 서울대 가고 이럴텐데.. 현실은 그렇지는 않더라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지금은 대학 1학년때 만난 남자친구랑 7년 연애하고 지금은 결혼 5년차야.

일은 웹디&교육강사 프리랜서 하고 있고!

원래 고등학교때 친구가 평생 친구라 하던데 난 없어서 그런가 ㅋ

대학교때 친구들이랑 지금 너무 즐겁게 잘 지내고 있고 매년마다 곗돈 모아서 여행다니고

서로 화나면 욕하고 쓴소리 해도 다음날 되면 또 쿨하고 지내고 이래. ㅎ

옛날엔 상상도 못했을 일이지..? ㅎㅎ

 

 

 

혹시 지금도 나처럼 은근히 왕따 당하고 있지만 말도 못하고 속으로 끙끙 앓고 있을 친구들

있다면 진짜 꼭 한번 안아 주고 싶다! 아무말 안해줘도 온전히 공감을 할 수 있을꺼 같아.

근데 여기서 주저 앉음 안돼. 얘들아! 그래봤자 너네만 손해야.

 

이 순간을 잘 극복하면 너네들 진짜 어디가서도 뭐든 당당하게 헤쳐나갈수 있는 힘이 생겨!

진짜야. 내가 해봐서 알아!! 불행히도 지금 이 아픔이 세월이 지난다고 없어지는 건 아니더라-

대신에 왠만한 아픔들은. 특히 인간관계 만큼은 내 스스로가 컨트롤이 될만큼 힘이 생기더라고!

차라리 어릴때 이런일 당한걸 감사하게 생각하게 될꺼야~

어차피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 이런일이 학창시절에만 일어날꺼라 생각하는건 아니지~?

 

뒤늦게 겪으면 충격은 두배가 되고 포기하는 순간이 2배속 빨라져.

지금 극복하면 남은 인생이 편해진다! 진짜~!!

 

 

아무쪼록 지금 이 순간을 잘 극복하길 바래.

극복 못하겠음 나처럼 다른데 시선을 돌려서 거기에 미쳐버려.

그게 차라리 숨쉬기는 편하더라! 근데 될수있음 공부에 미치면 더 좋고 ...ㅎㅎ

안되면 취미에라도!  (나쁜일에는 돌리지 말고...ㅜㅜ 알았지?ㅜㅜ)

 

 

 

 

얘들아 힘내!

너네 모두 지금이 제일 이쁜 나이인데 아픔으로 인생을 허비 하진 마!

 

 

글 읽어줘서 고마워!!

악플은..... 달지 말자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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