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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기 전에 쓰는 글

ㅇㅇ |2016.05.29 20:51
조회 4,466 |추천 18
스물 아홉.. 영원히 올 것 같지 않던 나이가 됐어.

직업도 가졌고 사랑하는 사람도 생겼어.

내년 봄에는 그 사람이랑 결혼하게 되었고.. 평생을 약
속했어.

제일 먼저 너한테 알려주고 싶더라.

이유는 모르겠어. 아니 너무 많아서 그런걸까.

내 이십대를 떠올리면 네가 제일 먼저 생각나.

지금의 남자친구보다도 더 먼저. 그리고 제일 많이.

나는 너를 사랑하는 것도,
이제와 다시 시작해보겠다는 것도 아니야.

그냥 오늘 네가 보고싶었어.

고집 세고 이기적이고 애 같고 많이 못됐고 가끔은,
가끔은.. 참 많이 그리운 네가.. 오늘 보고싶더라.

19살. 벌써 십 년 전이네.

난 여자와 여자. 남자와 남자. 이런 관계에 대한 개념이 없었어. 생각조차 하지 못했어.

그러다 좋아하게 된 너..
그걸 후회하는 건 아니야. 너무 힘들었지만 후회한다거나 시간을 돌리고 싶진 않아.

너도 같은 마음이었을까.

결국 6년이란 시간을 함께했지. 대학이 갈리고 나서도 꼬박꼬박 만남을 계속할 만큼..

나 알고 있었어.

네 남자친구들. 상처받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지. 널 사랑한게 아니겠지.

울고불고 난리쳐도 고쳐지지 않던 너와의 관계.

네가 참 많이 미웠다.

그게 벌써 4년 전이야.

내 이십 대의 절반이 너였어. 너만 사랑했어.

난 너와 하지 못할 줄 알면서도 결혼이라면 늘 너를 떠올렸어. 꼭 우리가 남자와 여자인 것처럼..

난 그랬어. 기억은 흐려지고 미화된다더니 맞는 말이다. 분명 아팠을 기억들은 지워지고 이쁜 네 모습만 생각나네.

그냥 네가 행복했음 좋겠다.

우울증은 좀 나아졌니? 겉으로만 당당한 척 하던 그 허세는? 시비조의 말대꾸에 띡띡대던 그 성격은?

다시 생각하면 내가 너를 견디지 못했던 것 같아.
네 상처. 네 아픔.. 내가 너를 받아들일 만큼 여유롭지 못했던 것 같아.

너도 나 때문에 힘들었겠지. 내가 모를 나의 실수들로 괴로웠겠지.

학창시절로 끝나야했을 관계를 너무 오래 이어온 것 같아. 시간을 버렸다는 말이 아니야.

그냥 추억으로 남겼으면 덜 힘들었을 것 같다.

여기서라도 네 이름 적어보고 싶었는데.. 못하겠어.

많이 보고싶다.

잘 지냈으면 좋겠다.

나도 이제 그만 좀 편안해지고 싶어.

내가 결혼할 사람은 좋은 남자야.
너랑 정반대인 사람이야.
깔끔하고 따뜻하고 자상해.

그리고 나만 사랑할 줄 아는 남자야.

너랑 헤어지고 한창 방황하던 시기에 만났어.
모든 게 정반대라서 더 끌렸는지도 모르지.

이 사람은 너를 알아.
그리고 너를 많이 미워해. 고마워하기도 하고..

더러워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더라.
네 존재를. 그리고 그런 너를 사랑했던 나를.

이 사람한테 받은 사랑이 너무 커.
그래서 절대 돌아가고 싶지 않아.

다은아. 더 이상 널 사랑하지 않아.

오늘 노래 듣다가 네 생각이 났어.
보고싶다.
추천수18
반대수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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