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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큼 타팬으로 방탄 오래 본 사람

 




나는 방탄소년단이 데뷔하고 두 달쯤 후에 타가수에 입덕을 했다 그게 나의 첫 덕질이었던지라 되게 서툴기도 했고 다른 게 안 보이기도 했다 애니메이션에만 빠져 살던 진성 덕후였던 나는 그 날 마침 친구가 추천해 준 예능 프로인 주1간1아1이1돌 을 난생 처음으로 보고 있었고 그 날 나왔던 주1간1아1이1돌 피만 안 섞인 공식 가족이라 불리는 가수에게 순식간에 입덕해 버렸다
 
하루는 노래방에 가서 친구들과 노래를 부르는데 친구들이 방탄소년단의 'N.O' 라는 곡을 신청해서 부르는 것이었다 좋은 집 좋은 집 좋은 차~ 하는 노래가 굉장히 신선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게 무슨 노래냐고 물어보니까 방탄소년단이라는 그룹의 노래라고 하면서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단체로 복근을 까는 기사사진을 찾아서 보여줬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 'bulletproof 2' 였지 않나 싶다)
 
그리고서 몇 달 지나서 상남자라는 노래를 제목도 가수도 모르면서 나도 모르게 흥얼대고 있었다 왜냐하면 아트박스든 파리바게트든 어딜 가든 그 노래를 들을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왜 내 맘을 흔드는 건데~ 하는 부분만 알고서 흥얼댔고 친구들도 다 그 노래를 불렀어서 함께 부른다고 부른 것도 왜 내 맘을 흔드는 건데~ 여기였다 직접 찾아서 원곡을 다 들어보지는 않았다
 
그리고 방탄소년단의 소식을 접한 건 'Danger' 가 나왔을 때였다 마침 그 때 태1민 의 '괴1도(Danger)' 가 나왔던 때라서 친구들이 방탄소년단의 댄져를 외칠 때 나 혼자 태1민 의 댄져를 외쳤고 듣고 다녔다 친구가 댄져 뮤비 이번에 엄청 잘 나왔다고 한 번 보라고 했을 때 1분도 안 되서 보다가 껐었다 (나는 원래 관심이 전혀 없는 가수의 뮤비를 끝까지 볼 정도로 인내심이 있지 않다 노래를 듣는 것도 마찬가지다)
 
'호르몬 전쟁' 이 나왔을 때 친구가 뮤비를 보라고 닦달을 해서 처음으로 끝까지 보는 데 성공했다 기억에 남는 건 잘생긴 '뷔' 라고 불리우는 애가 자꾸 엄지손가락을 혀로 핥는다는 것이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이 때까지 나는 이 노래들이 전부 '방탄소년단' 이라는 가수의 노래라는 걸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그냥 기억 속에서 지웠던 것 같다 '호르몬 전쟁' 때 쯤 되서 좀 알았던 것 같기도 하다 어떤 상표에 BTD 였나 BT 어쩌고 쓰여져 있었는데 친구들이 BTS 인 줄 알았다고 엄청 이야기 했던 게 기억이 난다 나는 그 때 덕질하고 있던 타가수의 곡 중에 BTD 가 있었기 때문에 내 친구들이 BTS 인 줄 알았다고 떠들 때 나는 혼자 BTD 인 줄 알았다고 혼잣말하곤 했다 다시 말하지만 난 관심 없는 가수에게는 정말 관심이 없다 그룹명, 노래제목 하나도 기억 못한다)
 
그리고 좀 지나서 화양연화가 시작되었고 I NEED U 가 나왔을 때는 함께 오케스트라를 하던 단원 중에 방탄소년단 찍덕으로 다니던 동생이 있었다 이 애가 나를 데려가서 I NEED U 노래를 들려줬었다 솔직히 그 때 정말 건성건성 들었어서 첫 감상 같은 게 없다 아주아주 솔직히 처음 들었을 때 노래 별로라고 생각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뭐랄까 댄스도 아니고 발라드도 아닌 것이 미묘했다고 할까 (나는 발라드 엄청난 덕후다 내 가수가 아닌 가수의 발라드가 아닌 곡은 우선 첫인상을 좋게 시작하는 법이 거의 없다)
 
I NEED U 를 듣고서 무슨 경로로 보게 되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화양연화 프롤로그 긴 영상을 어쩌다가 보게 되었다 그것도 초반 1분 보다 껐는데 태형이가 나오는 아련한 부분을 보고서 좀 인상이 깊었는지 생각이 많이 났다 또 프롤로그 영상이 이렇게나 길게 나오다니 회사 기획력에 감탄했고 이런 부분에 있어서 좀 부러웠다 내 가수도 이런 거 한 번 했으면 좋겠네 생각했다고 할까
 
RUN 을 알게 된 건 그 곡이 나온 지 몇 달 지나서였다 1월 즈음에 알았던 것 같다 판을 하면서 RUN 이 나오기도 전에 아미들의 글에 화양연화 pt.2 기대하고 있다고 언제 나오냐고 댓글을 달았었는데 그새 잊고 살다가 아미들이 올린 움짤 중에 윤기가 민트머리를 하고 무대를 하는 움짤을 보고서 얘는 도대체 누구지 하고 찾아보다가 윤기 개인팬으로 입덕을 하고서 알게 된 게 RUN 이었다 솔직히 방탄소년단에서 아는 애는 태형이 뿐이었어서 윤기 같은 애가 있는지는 꿈에도 몰랐다 방탄소년단에 입덕하기 이전에 아미들 중 한 명이 올린 주황머리 누구가 있는 건 알았는데 얼굴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름이 지민이라는 것 정도 기억했다 아 그리고 지민이 추락사고가 났었다는 것까지도 기억하고 있었다 그 때 아미들이 A1O1A 지민이 아니네 하는 식의 악플로 속상해하고 있었던 것도 기억했다
 
처음에는 정말 즉흥적인 개인팬 입덕이었어서 내가 얘를 계속 좋아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게 내가 본진을 파면서 공백기 때는 참지 못하고 두 그룹을 연이어서 팠었고 본진이 컴백했을 때 다시 입덕한 철새라고 불리울 수도 있을 만한 성미와 참을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었다 또한 한 번에 한 그룹밖에 파지 못하는 성격이라 당시 공백기 때 거의 본진을 탈덕했었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그러니까 윤기 개인팬하기 이전 2년 가량 동안 세 그룹을 갈아타고 또 다시 본진으로 갈아탔다는 게 된다
 
걱정으로 시작한 덕질이었지만 윤기 보려고 영상을 찾아보다보니 자연스레 전체 멤버들에게 한꺼번에 입덕하게 되었고 이제는 최애고 차애고 없이 모두 사랑스러운 내 가수가 되었다 그리고 다섯달째 덕질 중이다 공백기 때도 끊임없는 소통을 하는 방탄소년단 덕에 참을성 없는 내 성질머리로 꿋꿋이 이어나가고 있다 병크가 터질 때 전에는 안 그랬던 반박문도 먼저 만들고 구글링 하고 자료 찾고 새벽 밤 새면서 별 짓을 다 했다 내 새끼들 눈에서 피눈물 나게 하나 봐라 하는 심정?
 
아마도 이번 덕질은 깨나 오래, 아니 평생 갈 것 같다

추천수20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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