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게임 중독에 랜선 연애까지 하는 50대 우리 엄마...

ㅋㅋㅋㅋㅋ |2016.07.04 00:43
조회 2,769 |추천 3
제목만 봐도 창피한 얘긴데...
혼자 너무 속상해서 괴로워하다가
어디라도 털어놓고 싶어.. 이렇게 글을 끄적여 봅니다..ㅜㅜ



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희 엄마는 게임 중독자입니다.
게임 하는 것만 해도 보기 싫어서 지금까지 눈 감고 귀 막고 살았는데요..
하다하다 이제 랜선 연애까지 시작한 것 같습니다..


저희 집은 부모님이 이혼하신 편모가정입니다.

물론 정부 학자금 대출을 하고 학창시절 내내 알바를 해서 저도 동생도 엄마에게 별로 손 벌린 적은 없었지만

그래도 한 가정을 혼자 힘으로 꾸려오신 엄마가 내심 자랑스러웠습니다.


그래도 이름 있는 대학에서 장학금 받아 유학까지 다녀온 저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공무원 공무원 노래를 불러대는 엄마 때문에 졸업 후 공시생이 되었습니다.

집안 사정이 어려워서 돈을 좀 벌어 놓고 공부를 시작하는 게 낫지 않나 싶었는데

엄마가 돈 걱정 말고 다 지원해줄테니 알바도 하지 말고 공부만 하라고, 더도 말고 딱 1년만 해보라고 하셔서 무턱대고 뛰어들었습니다만..

엄마가 나이드심에 따라 일도 잘 안 되시는데다 동생은 군대가고 저도 알바를 안 하니
가세가 기울어 현재는 책 한 권 사달라 못하는 처지입니다;;


어쨌든 집안 사정은 이러한데

저희 엄마는 게임중독자이십니다;;


제가 대학생이었을때부터 그러셨으니 몇 년 되었네요..

휴대폰으로 하는 게임에 완전히 중독되셔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게임에 몰두하십니다.

그게 모두의 마블이나 애니빵 뭐 이런 게임을 하면 저도 말을 않겠는데요

항상 직업을 고르고 캐릭터를 키워서 장비를 셋팅하고 파티로 인던 돌고 공성하고 이런 류의 mmorpg만 하십니다;;

쉽게 말하면 아이온 같은 게임이요..


어느 정도로 하시냐면
새벽에 일어나 출근할때까지 계속 하시고..
퇴근한후 또 보통 새벽2~3시까지 하십니다.

제가 알기로는 출근해서도 게임하는 걸로 알고 있고요.

엄마 직업이 자영업이시기 때문에 사실 실근무 시간은 얼마 안되시니
평일은 평균 하루에 12시간 이상
주말은 잠자는 시간, 밥 먹는 시간 빼고 전부를 게임하는데 쓰십니다.

한 마디로 쓸 수 있은 시간 전부를 게임하는 데 쓰는겁니다.


게임 시작하고 티비도 본 적 없고요 다른 취미도 전혀 없고 오로지 게임만 합니다.

드라마에도 연예계에도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도 전혀  관심이 없어요.


어느 정도로 심각하냐면요, 명절에 외할머니집에 친척들이 모이죠?

그럼 삼삼오오 술판을 벌이든 화투판을 벌이든 모여서 요즘 사는 얘기, 세상 얘기, 정치 얘기 등등을 하잖아요?

근데 저희 엄마는 아무도 없는 방 구석에 앉아서 몇 개월 만에 만나는 형제들하고는 담소도 안 나누시고 혼자 게임을 합니다.

주변 시선은 신경도 안 쓰이나봐요;; 부끄러움은 저와 제 동생 몫입니다 항상.. ㅠㅠ


거기다 가족 간에 대화도 당연히 현저히 줄어서 저희집은 평일이든 주말이든 아침이든 저녁이든 항상 쥐죽은 듯 조용합니다.

동생이 군대 가서 집엔 엄마랑 저만 사는데 엄마는 집에만 있으면 방에 콕 처박혀서 게임만 하십니다.

어쩌다 제가 방에 들어가서 이런 저런 얘기를 늘어놓르면 귀찮아하며 얘기를 듣지도 않으십니다.

게임 중독에 빠지기 전 저희는 원래 친구보다 더 친구같은 모녀사이였습니다..



저희 엄마가 원래 게임에 대해 관대한 사람이었으면 제가 이렇게 답답하지 않죠.

저와 제 동생은 10대 때 +로 대학 때까지도 컴퓨터 근처에 가는 것마저 철저하게 금지당했었습니다.

저희 엄마는 마치 조선시대에서 온 것 같은 융통성 없고 고지식한 분이시라 게임 같은 건 단 1분도 허용하지 않으셨어요

엄마 머릿속에서 게임하는 놈=양아치=쓰레기였죠.

근데 원래 10대 때는 못하게 하면 더 하고싶잖아요ㅡㅡ;

그래서 저랑 동생은 몰래 피씨방도 많이 다녔고 많이 혼나고 많이 맞으며 컸죠 = =;;


어쨌든 그랬던 사람이 이러니 더 어이가 없는 겁니다.

늦게 배운 도둑질이 더 무서운 게 정말 사실이더군요.



아무튼 입이 닳도록 게임 좀 그만하라고, 쪽팔리지도 않냐고, 달래보고 설득해보고 화도 내봤지만

저희 엄마 성격이 원래 독불장군에 분노조절장애에
자기 편한대로만 다 합리화시키는 그런 성격이시라
전혀 소용이 없었어요

안녕하세요 나가서 대국민 쪽팔림이라도 당해야 그만두지 싶어서 나가자고 했지만 절대 안나간다더군요.

저도 쪽팔려요. 근데 저로선 더이상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해서 스트레스로 죽을 지경이에요..



그런데 최근에는 맙소사 세상에 이젠 하다하다 랜선 연애까지 시작한 것 같더군요.


시도 때도 없이 엄마 휴대폰으로 전화, 문자, 카톡이 오는데
엄마는 원래 친구도 별로 없고 당연히 연락 올 데도 없으니 곧바로 그게 게임에서 만난 인간이라는 걸 알았죠.


처음에는 그런 관계는 아니었는지 숨김 없이 제 앞에서도 전화를 받곤 했어요.


'누나~'어쩌고 하는 젊은 남자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렸는데 어처구니가 없더군요;;

누나요?ㅋㅋㅋㅋㅋ누나??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서 제 나이를 공개해보자면... 전 스물 여섯이고 낼모레 서른이라는 소리까지 듣는 사람입니다..

저희 엄마도 대학 졸업하고 직장생활하다 결혼해서 절 낳으신거니 당연히 나이가 많으시죠.

50은 당연히 가볍게 넘기셨고 저랑 제 동생은 벌써 농담조로 너랑 나랑 다 백순데 엄마 환갑 어쩌냐? 하는 얘기를 나누기도 합니다.


제가 어처구니가 없어서 '게임에서 엄마를 누나라고 불러?' 하고 물으니

같이 게임하는 게 전부 20대 후반, 30대 초반이라 이모님이라고 부르라고 했는데도 다들 누나라고 부른다며 호호 웃더군요.

그게 웃을 일인지... 저는 어이가 없었습니다..

한 마디로 제 동생이, 저한테도 누나라고도 안하는 그 새끼가 엄마 친구한테 누나라고 하는 격이잖아요;



아무튼 그랬는데..
요즘은 시도 때도 없이 전화, 문자, 카톡을 너무 자주합니다.

이쯤되면 사실상 이건 랜선연애라고 생각합니다.

그쯤되니까 엄마도 쪽팔린 건 알아서 슬금슬금 제 눈치를 보시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하루는 엄마랑 둘이 밥을 먹는데 엄마가 그 남자에게 전화가 오자 밥먹다 말고 밖으로 뛰쳐나가더니 정말 한참 있다가 들어오시는 거예요.

진짜 때와 장소를 못 가리고... 어이가 없어서 처음으로 제가 그것에 대해 말을 꺼냈습니다.


대체 게임에서 만난 놈들한테 전화번호는 왜 가르쳐주고, 전화를 왜 하는 거냐구요.


그랬더니 쪽팔리긴 하신지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말을 딴 데로 슬쩍 돌리는 거예요.


한숨이 절로 나왔지만 저도 공부는 입장에서 괜히 신경 쓰기 싫어서 일단 그냥 넘어갔습니다.


그 후로는 몰래 몰래 제가 없을 때만 전화를 받더군요.

'어머, 차에 뭘 놓고 왔네~???' 하며 휴대폰을 들고 나가더니 1시간 동안 안 들어온 적도 있었어요.


거기다 평생 이어폰은 쓰지도 않던 사람이 블루투스 이어폰을 연결해달라며 맨날 귀찮게 하시는데

그것도 그 남자랑 전화하기 위해서라는 게 빤히 보여서 짜증나서 죽을 것 같습니다..



저희 집은 방 3개짜리 집에서 방 2개짜리 집으로 이사하게 되어

큰 방에 수퍼싱글침대 두 개를 붙여 놓고 엄마와 제가 방을 같이 쓰고 있었는데요..


저는 엄마가 밤새 게임하는 꼴이 보기가 싫어서 군대 간 동생 방으로 피난 생활을 한 지 수개월이 됐습니다


근데 며칠 전 제가 방에 옷을 가지러 들어갔는데

도대체 뭘 하고 있었는지 휴대폰을 황급히 숨기면서

저보고 다짜고짜 성질을 내시더군요 다 가지고 나가라며..


이쯤되니 무슨 불륜 하는 걸 보고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러더니 결국 어제 제 침대를 바깥 거실에 내다놓으라더군요.

동생이 제대하면 전 거실에서 자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일단 거부를 했습니다.

거실에서 자는 게 싫은 거야 둘째 치고 그럼 거실 꼴이 뭐가 되느냐고, 손님이라도 오면 손님을 어디서 맞느냐고.


사실 이건 이사할 때 엄마가 했던 말을 복붙한겁니다.

다 큰 성인들이 방을 같이 쓰는 게 말이 되냐고, 차라리 거실에 미닫이문이라도 달아 방으로 꾸며달라 했더니

엄마가 손님이라도 오면 맞을 데가 없어서 안된다고,

그냥 여자끼리 방 같이 쓰자고 엄마가 절 설득했었거든요.


그랬더니 사자후..


"손님?!?!?!! 무슨 손님!!!! 난 손님 없어!!!!!!"


와우... 저도 슬슬 열이 뻗쳤습니다

"아니, 도대체 왜 침대를 바깥에 내놓으라는거야?"
하고 물으니


'방을 넓게 쓰고 싶다'는 어처구니 없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안방은 침대가 두 개 들어가 있어도
벽쪽으로 두 개를 붙여놨고, 싱글침대고 해서
옆에 서랍장도 놓았을 정도로 남는 공간이 좁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아니, 그 방에서 하는 일도 없는데 넓게 쓰긴 뭘 넓게 쓰냐고 해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있는대로 성질내며 옮겨놓으라고 난리시더군요.


앞에 말했다시피 저희 엄마 분노조절장애...

화로 돌아버려서 칼 뽑아들고 날뛰는 것까지 본 적 있어요..

아마 그 때 신장 183에 덩치 큰 제 동생이 없었으면 그날 누구 하나 죽었을 겁니다..


화낼 줄을 몰라서 화나면 눈물부터 나오는

마음 약한 저란 호구는 침대 헤드를 분해해서

제 침대를 낑낑대며 거실에 옮겨놓을 수밖엔 없었습니다.


제 침대가 들어가고 거실은 이제 티비도 못 보는 좁은 곳이 되었고 안방은 거실보다 넓어졌습니다.

그 꼴을 보는데 어이가 없더군요.

한 마디로 랜선 연애 때문에 그 난리를 치며 집을 이 꼬라지로 만든 거잖아요..


이제 수 년간 지칠대로 지친 저는 엄마가 혐오스러워서 견딜 수가 없어졌습니다.


정말 집에 있으면 방에 처박혀서 게임만 하고

제 얘기는 잘 듣지도 않는 엄마가 원망스러워서

그렇게 무시당한 날이면 울기도 많이 울고

악몽에 시달리다 죽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었지만


랜선까지 하면서 불륜녀 방불케 하는 행동을 보이는 엄마가

우리 엄마 같지도 않고 너무 혐오스러워서 죽을 것 같아요.


그래서 침대 옮겨 놓은 이후로 엄마 얼굴도 안 쳐다보고 무슨 말이든 무시하고 퉁퉁거리고 있습니다.

그랬더니 또 성질내더라구요.. 뭐 어쨌다고 퉁퉁대냐고 내가 널 먹여주고 재워준게 죄냐고..


근데 옛날처럼 대하고 싶어도 그렇게 하질 못하겠어요.



무슨 말을 해도 내 일에 참견 말라며, 너나 잘하라며 화부터 내는 엄마를 게임 좀 그만하라고 설득하는 것도 지치고...

10대, 20대나 하는 랜선 연애를 하는 것도 혐오스럽고...


친구들은 이제 답이 없으니 니가 집을 나오는 수밖에 없다고 하는데 정말 그게 답일까요?


아니면 제가 너무 예민한 건가요?

엄마는 다 큰... 커도 너무 큰 어른이고 어떻게 살든 자기 마음인 건데

엄마를 이대로 놔두는 게 맞는 걸까요...



너무 길게 넋두리 한 것 같아요..ㅜㅜ

죄송해요ㅜㅜㅜ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ㅠㅠㅠ

이렇게라도 하니 마음이 좀 덜 갑갑하네요 ㅜㅜㅜㅜ
추천수3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